플라스틱 판타스틱 Plastic Fantastic
이사 빌링거 / 독일 / 2023년 / 102분 / #자원순환 #지속가능성
<플라스틱 판타스틱>은 플라스틱 문제를 전 지구적 위기로 조명하며 그 해법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다. 독일의 여성감독 이사 빌링거는 플라스틱이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든 과정을 추적하며, 그 생산과 폐기 과정이 어떻게 자원순환 고리를 끊는지를 면밀하게 분석 한다. 해변에서 맨손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가들, 자원순환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이 교차로 담긴다. 영화는 단순한 고발에서 그치지 않고, 플라스틱 산업의 확장과 그로 인한 환경 불평등, 기후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 심을 일깨운다. 동시에 해결책으로서의 순환 경제 모델과 글로벌 연대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영화는 플라스틱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소비와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플라스틱 인간: 미세 플라스틱의 숨겨진 위기 Plastic People: The Hidden Crisis of Microplastics
벤 애들먼, 자이야 통 / 미국 / 2024년 / 80분 / #자원순환 #지속가능성
인간은 플라스틱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뱃속이 가득 차 죽은 새의 잔해는 플라스틱이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임을 알리는 강력한 이미지다. 미세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공기, 물, 토양 등 다양한 환경으로 퍼져 나가며 먼지와 뒤뜰에 내린 눈뿐만 아니라 인류의 뇌, 혈액, 태반에서도 발견된다. 해부도, 엑스레이 영상, 푸티지,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한 시각적 장치를 활용한 <플라스틱 인간: 미세 플라스틱의 숨겨진 위기>가 추적하는 실상은 플라스틱 산업에서 시작해 과학적 접근과 실험, 전문가의 연구와 인터뷰로 채워진다. 미세플라스틱은 천식, 불임, 암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줄지 않는 플라스틱 산업과 사용이 결국 인간의 몸으로 돌아온다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할 수 없게 한다.
일과 날
박민수, 안건형 / 대한민국 / 84분 / #자원순환 #지속가능성
박민수, 안건형 감독의 다큐멘터리 <일과 날>은 염전 노동부터 육아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홉 노동자의 노동 현장을 기록한다. 카메라는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의 얼굴을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으며 이들의 불안을 드러내는 데에 이른 다. 각 노동자의 내레이션은 능력주의, 기후 위기, 저출산, 부동산, 지방 소멸 등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큰 의제를 아우른다. 의제가 하나둘씩 중첩되면서 한국의 총제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청년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목소리를 통해 관객에게 한국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노동자의 증언으로 기후 위기와 저출산 등이 삶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기업, 정부 등 책임 주체를 소환한다. 감독은 노동자 중에서도 기계 수리공, 분리수거 전문 환경미화원을 주목한다. 자원의 순환을 지탱하는 직업의 버거움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 이들의 노고를 역설한다.
우리는 섬으로 갔다
김예림 / 대한민국 / 2025년 / 94분 / #자연 #발전 #동물권
2019년 10월, 결혼식을 막 마친 명철과 도원은 익숙한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머나먼 섬청산도로 향한다. 사시사철 푸른빛을 머금은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먼 길을 달려온 이들의 바람이 벌써 이뤄진 듯하다. 섬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생명이 찾아오고, 명철은 세 식구의 근사한 삶을 위해 손수 집을 짓기로 마음먹는 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인구 불균형에서 비롯된 열악한 노동환경이 육아에 지친 부부를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섬으로 갔다>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며 섬으로 이주한 부부의 정착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이들이 마주 하는 크고 작은 갈등을 통해 도시인이 새로운 환경에 뿌리내리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 한지를 절감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잔해가 남아 있는 시기부터 아이가 자라기까지 4년에 걸친 기록은 두 사람의 삶과 성장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종이 울리는 순간
김주영, 소헤일리 코메일 / 대한민국 / 2025년 / 80분 / #자연 #발전 #동물권
평창 동계올림픽은 3번의 시도 끝에 유치에 이른 초국가적 이벤트였다.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열렸던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가의 위상을 입증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였으며, 선수들에게는 스스로를 증명하는 시험대이자 영광을 누리는 시상대가 마련된 꿈의 장소였다. <종이 울리는 순간>은 전세계로 영광의 순간을 송출하던 찰나의 이벤트가 끝난 후의 남겨진 흔적을 응시하면서, 지금도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다양한 사람 들의 증언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단 3일간 열렸던 알파인스키 경기의 환호성과 맞바꾼 것은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리왕산의 원시림이다. 가리왕산을 터전으로 삼았던 야생동식물의 자리를 대체한 것은,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텅 빈 케이블카이다. 산림 복원과 시설 유지라는 좁혀지지 않는 양측의 아우성 너머로, 발언권을 부여받지 못한 숲의 오래된 주인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꽃풀소
임중완 / 대한민국 / 2024년 / 80분 / #자연 #발전 #동물권
불법 개 농장 인근에서 발견된 열다섯 명(命)의 소.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열린 모금은 큰관심을 모았지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하다. 고심 끝에 동물해방물결은 폐교를 활용해 소를 돌보고 이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두 차례의 실패를 겪은 활동가들은 신월리 어르신들과 세 번째 협상에 나선다. <꽃풀소>는 동물들의 안식처를 마련하는 ‘생츄어리 프로젝트’를 따라 가며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한다. 인제의 눈부신 풍광이 잔잔히 흐르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동물권 문제를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엮어내어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한 점이 돋보인다. 젊은이들의 고운 마음씨를 지켜주고 싶다는 어른들의 말에는 종을 넘나드는 상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 환경운동의 경계를 넓혀가는 이 모든 여정은 이름을 붙여주는 작은 행위에서 비롯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