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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6호 [인터뷰] 현대 여성의 그늘을 소환하는 얼굴, 올해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배우 주동우
임수연 사진 최성열 2024-10-08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먼 훗날 우리> 등으로 단단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주동우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연기 첫 발을 내딛은 배우다. 2010년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월드 프리미어로 관객을 만난 장이모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가 그의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연기 경험이 전혀 없어서 잔뜩 긴장했던 기분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해운대 바닷바람을 맞으며 파란 원피스를 입고 <씨네21> 인터뷰 사진을 찍었던 기억도 난다. 그때 내 앞머리가 굉장히 웃겼다. (웃음)” 그리고 올해 주동우는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다. “영화를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신선한 작품들”을 부지런히 만나는 가운데 한국 영화인들과 반가운 교류도 있었다. “어렸을 때 <늑대의 유혹>이란 영화가 정말 인기가 많았는데 개막식 날 강동원 씨와 인사를 나눴다. 송중기, 심은경, 류승룡, 권유리 등 뛰어나고 매력적인 배우와 감독들을 많이 만났다.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대화도 나눴다. 내가 재밌게 본 <헤어질 결심> <아가씨>를 쓴 정서경 작가와도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쳐 연락처를 주고받았는데 그 장면 자체가 무척 영화 같았다.”

최근 한국에서 재개봉한 <소년시절의 너>는 2020년 개봉 당시보다 세 배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 중이다. 주동우의 설명대로 “현실이 영화보다 잔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학교 폭력”이 국경을 초월해 공감을 얻을수 있는 소재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일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여성을, 특히 그들의 그늘을 보여주며 현실과 영화를 연결”하며 보다 근본적인 감정의 공명을 이끌어내곤 했다. 내년 한국에서 개봉 예정인 <브레이킹 아이스>에서는 우리가 기억하는 주동우의 대표적인 이미지, 이를테면 슬픔이 체화되어 있지만 이에 매몰되지 않는 조용한 강인함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문법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 속 세 남녀는 백두산 여행을 통해 각자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서로를 이해해 간다. 안소니 첸 감독은 배우들에게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쥴 앤 짐>을 포함한 누벨바그 영화열 편을 보고 오라는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싱가포르 출신 감독과 프랑스 뉴웨이브를 만나 “극적인 갈등이나 모순이 아닌 고요함 속의 충돌”에서 연기적 영감을 얻었다는 주동우의 정동은 익숙한 듯 낯설게 변주된다. 우리가 보지 못했고 볼 수 있을 주동우의 얼굴은, 장르와 국가와 스타일의 경계를 넘어서며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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