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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네 번째 영화 <생활의 발견>은 매우 짓궂다. 삶에서 작은 좌절을 겪은 한 남자(김상경)의 우연한 여행 길목에 두 여자(예지원·추상미)를 세워둔 뒤 이들이 벌이는 `사랑, 그 우스꽝스러움'에 카메라의 앵글을 맞춘, 얄궂고도 씁쓸한 코미디다. 이 영화를 시사회에서 처음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는, “우리가 인간이 되기는 힘들지만 괴물이 되지는 말자”란 말이었다. 선배에게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은, 이 얘길 춘천에서 만난 다른 선배와 여자에게 써먹는다. 감독 스스로 이 영화의 열쇠말은 `모방(흉내)'이라고 말한다. 이 대사가 머리 속에서 맴돌았던 이유는, 이 말과 거의 정반대인 문장 하나가 한때 나의 좌우명과도 같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문장은 단재 신채호(1880~1936)의 <문예계 청년에게 참고를 구함>이란 에세이에 등장한다. 공교롭게도 단재는 이 글에서 남 흉내내기에 급급한 조선의 현실을 매섭게 질타한다. “누
`괴물이 되지 말자`는 <생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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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극장가가 웃음으로 들썩거릴 전망이다. 12일 첫 선을 보일 <재밌는 영화>를 필두로 <아이언 팜> <울랄라 씨스터즈> <해적, 디스코왕 되다> <일단 뛰어> <뚫어야 산다> <묻지마 패밀리>등 코미디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 채비를 갖춰 나른한 봄기운을 폭소로 날려버릴 태세다.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등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코미디 영화가 주로 조폭 일색이었던 것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갖춘 작품들이 건강한 웃음과 유머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재밌는 영화>는 <쉬리>의 기본 틀에 한국영화 28편으로 갖은 양념을 치고버무린 국내 최초의 패러디 영화. 김정은ㆍ임원희ㆍ서태화가 <엽기적인 그녀> <거짓말> <친구> <인정사정 볼 것 없다>등 히트작들을
코미디영화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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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 감독의 <시월애>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싸이더스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제작한 미국 메이저 영화사 `워너 브러더스`에 <시월애>의 리메이크 판권을 50만 달러를 받는 동시에 전세계 배급 수익의 2.5%를 받는 조건으로 팔았다고 10일 밝혔다.지난 2000년 국내 개봉됐던 전지현.이정재 주연의 <시월애>는 편지로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는 멜로 영화. 워너측은 시간차를 두고 흥미롭게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과 아름다운 비주얼이매력적이라고 판단, 그간 판권 계약을 적극 추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측은 현재 리메이크될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작가를 섭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영화가 할리우드의 유명 스튜디오에 리메이크 판권을 수출한 것은 <조폭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달마야 놀자>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서울/연합뉴스)
<시월애> 할리우드서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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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교서울에서 4월 정기상영회를 연다. 문화학교서울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상영작에 관한 세부소개는 홈페이지(www.cinephile.co.kr)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02-533-3316 1시 3시 5시7시30분 4월 10일 하녀의 일기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범죄에 대한 수필4월 11일 비리디아나 이상한 정열안달루시아의 개. 빵없는 대지4월 12일 자유의 환영잊혀진 사람들 멕시코에서 버스타기4월 13일열정의 심연짐승환상의 전차를 타고 여행하다4월 14일
수사나절멸의 천사난봉꾼은하수4월 15일 나자린세브린느
사랑 없는 여자 4월 16일
자유의 환영욕망의 모호한 대상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문화학교서울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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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끝에 <공동경비구역 JSA> DVD가 드디어 오는 15일 출시된다.지난 8일 공식 시연회를 가진 <공동경비구역 JSA> DVD는 영화 제작사인 명필름(대표 심재명)이 사운드 스튜디오 블루캡(대표 김석원)과 함께 직접 자회사 A.S.F(Another Side of Film)를 설립해서 자체적으로 기획, 제작을 했다. 오랜 기획기간을 거친 만큼 이번 DVD는 두 장의 디스크에 총 218분에 해당하는 분량의 서플먼트가 들어있는 등 그 성의와 노력이 엿보이는 타이틀이다.Disc 1에는 메인영화와 커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는데, 2.35:1 시네마스코프 사이즈 화면의 깨끗한 화질을 보장하며, 사운드는 DTS와 Dolbi digital 5.1 Surround 를 지원하는 등 영화 본편에 대한 높은 퀄리티에 주력했다. 그리고, 감독 커멘터리와 출연진과 스텝들의 커멘터리 두가지 버전이 동시에 수록되어 있는 점이 특이하며, 여기에 한글자막까지 제공한다.Disc 2에는 영
<공동경비구역 JSA> DVD 오는 15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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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time제작 호르게 사랄레구이, 제인 로젠탈 감독 톰 데이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에디 머피, 르네 루소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개봉예정 5월17일어엿한 형사 버디영화가 ‘쇼타임’이라는 흥청망청한 제목을 갖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LA 경찰에 28년간 봉직한 미치는 세상이 온통 못마땅하다는 얼굴을 한, 말하자면 꼭 로버트 드 니로 같은 형사. “경찰 노릇은 TV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고 투덜거리던 미치는 어느 날 수사현장에서 그의 분통을 터뜨린 방송사 기자의 카메라를 총으로 쏴버린다. 시청률 하락으로 고민에 빠져 있던 방송사 프로듀서 체이스는 미치의 사건에서 힌트를 얻어 사세를 부흥시킬 형사 리얼리티 쇼를 야심차게 기획하고, 정직 위기에 내몰린 미치는 “경찰의 사기진작과 대민 이미지 제고”를 위해 경멸해 마지않던 ‘쇼’의 주인공이 되는 수모에 직면한다. 쇼의 출연자로 미치와 짝지워진 파트너는 형사가 될까 배우가 될까 진로를 고민했던 수다쟁이, 그러니까 꼭 에디 머
해외신작 <쇼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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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부터 5월2일까지 열리는 2002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티켓 예매가 10일부터 시작된다. 티켓은 인터넷 예매 (http://www.jiff.or.kr 또는http://www.ticketpark.com)와 전화예매(전국 1588-1555)를 할 수 있으며 전북은행의 서울.호남지역 전 영업점과 서울.경기 등 전국 50여개 지정예매처에서 오는 5월2일까지 구입할 수 있다. 티켓가격은 개·폐막작과 일반 상영작은 1매당 5천원,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페셜' 상영작은 1만원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씨네21 극장(4.24∼5.2)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대문화관, 덕진예술회관(이상 4.26∼5.2) 등 임시 매표소에서도 예매된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JIFF 패밀리카드에 가입하면 티켓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의는 ☎(063)283-4549 (전주/연합뉴스)
전주국제영화제 10일부터 티켓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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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부르카 아래서 커다란 눈이 반짝였다. “이란은 분명 전통적이고 봉건적 잔재가 강하지만, 여느 다른 나라처럼 이를 극복하려는 근대적인 노력과 행동 또한 있는 곳이다. 영화 <숨겨진 반쪽>의 제목은 사회와 역사 속에 숨어있는 여성을 의미하는 것이자, 전세계 사람들에게 그저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사회로만 알려져 있는 이란의 숨겨진 진실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서울여성영화제(www.wffis.or.kr)에 특별전이 열리는 이란의 타흐미네 밀라니 감독을 지난 6일 기자회견과 8일 국제포럼장에서 만났다. 지난해 <숨겨진…> 개봉 이후 반이슬람혁명죄 등으로 구속됐던 그는 전세계 영화인의 석방운동과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중재로 일시적으로 풀려나 있는 상태다. “24년전 이란에서 (호메이니)혁명이 일어난 뒤 문화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이 3~4년씩 폐쇄될 당시 나는 18살의 건축학도 1년생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죽거나 퇴학 당하는 모습을 보며 왜 순수한 우리 세대가 이
남성이 해석한 `이슬람`의 여성 억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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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중 하나인 ‘디지털 삼인 삼색’에는 ‘전쟁 그 이후’란 주제 아래 문승욱 감독, 일본 스와 노부히로, 중국 6세대 감독인 왕샤오솨이 감독이 참여한다. 그중 <서바이벌 게임>은 바로 <나비>의 문승욱 감독 작품이다. 이 영화는 군대에서 가상전투 훈련을 하듯이 실제와 거의 흡사한 장비와 복장을 가지고 어른들의 전쟁놀이인 서바이벌게임을 다룬다.주인공 K(장현성)는 증권회사 직원이다. 증권회사에서 사고를 친 K는 서바이벌게임 마니아인 친구 J(추상록)의 권유로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어느 화창한 날,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숲 속에서 일대 격전이 벌어진다. 게임이 절정에 달했을 때 K는 쓰러지고 정신을 차려보니, 게임이 아닌 실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을 목격한다. 게이머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숲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숲은 미로처럼 얽혀 있어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군가를 죽이고 또다시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고
<서바이벌게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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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24살 필 클레이든 감독의 데뷔작인 <얼론>은 내용 보다는 형식과 분위기로 승부하는 독특한 심리 스릴러물이다. 90분간,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은 채 흔들리는 카메라로 철저히 주인공의 시선을 뒤쫓을 뿐이다. 매일 아침 6시15분 일어나 메모를 하는 알렉스의 장갑낀 손이 비쳐지며 남성도 여성도 아닌 듯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알렉스는 과거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에 시달리며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사랑을 찾아 나서지만 그 여인들은 매번 주검으로 발견된다. 신참 엘리트 형사 젠과 노련한 한나가 이 연쇄살인범을 좇는다.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알렉스의 시점에서 갑자기 전환되는 마지막 부분, 그의 실루엣이 섬뜩하다. 쉴 틈없는 편집과 귀를 때리는 강렬한 음악·음향효과, 파란 형광등 빛의 어두운 색감으로 영화는 관객들을 끊임없이 몰아넣는다. 심리물의 내러티브를 즐기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기교에 치우쳤다는 느낌을 받을수 있겠다. 12일 개봉. 김영희 기자
독특한 형식 심리스릴러 <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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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29년, 기업 네트워크는 지구를 뒤덮었으나 국가와 민족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가까운 미래의 정보사회. 인간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이보그는 인간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다.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의 걸작 오시이 마모루(51) 감독의 <공각기동대>(1995)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가 급격히 발달한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사이보그는 ‘의체’와 ‘고스트’라는 두 요소에 의해 조립된다. ‘의체’란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간 모양의 몸체다. 여기에 ‘고스트’라 불리는 일종의 ‘기억 프로그램’이 주입돼야 사이보그는 비로소 개체로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이 시기에 가장 가공할 범죄는 네트워크에서 벌어진다. ‘인형사’라 불리는 해커는 전자두뇌(전뇌) 네트워크에 침입해 인간의 의지와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인물이다. 일본 정부 안에는 공안 6과와 공안 9과라는 두 개의 특수부서가 있다. 공안 6과는 외교분쟁을 담당하고 공안 9과는 전뇌와 네트워크 관련 범죄를 처리
인간도 한낱 프로그램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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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여성영화제가 막을 열었다. 4월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개막식은 영화배우 이혜영, 방송인 배유정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혜경 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 한명숙 여성부 장관을 비롯, 국내외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 이혜정
여성이여, 판을 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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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 줄리아 로버츠 등 초고액 개런티 스타 증가, 조연급 연기자들 피해근 6년에 걸쳐 할리우드 최고 개런티 스타군을 일컫는 이름으로 통했던 `2천만달러 클럽`이 바야흐로 `2500만달러 클럽`으로 간판을 바꾸고 있다. <버라이어티> 최신호는 편당 25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는 특급 배우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다.현재 ‘2500만달러 클럽’에 속한 스타는 짐 캐리,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멜 깁슨, 톰 행크스, 마이크 마이어스, 줄리아 로버츠, 애덤 샌들러, 브루스 윌리스 등. 이들은 단순히 연기자일 뿐 아니라 쇼비즈니스 곳곳에 골고루 손을 뻗치는 진취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라는 점에서 산업적 중요성을 배가하고 있다. 스튜디오로부터 이들이 챙기는 보수의 내역도 개런티 이외의 사후수익과 다양한 권리를 포함하며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컨대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2>의 제작자이자 주연으로서 도합 7천만달러의 소득을 올렸고, 멜 깁슨은 생애 세
2500만달러의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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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패닉 룸>이 부활절 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조디 포스터가 딸과 함께 강도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패닉 룸>은 개봉 첫주말 흥행수입만 3천만달러를 넘겼다. 2위는 폭스의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로 개봉 17일 만에 전미 박스오피스 1억달러를 돌파했다.
<패닉 룸>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