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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은 프랑스영화 <포인트 블랭크>(2010)를 각색 및 리메이크한 액션영화다. 감독은 ‘창감독’이 맡았다. 본명은 윤홍승, 하지만 그는 창감독이라 불리기를 원한다. “감독이 되면 나만의 고유명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어떤 이름을 지을까 옥편을 뒤적이다가 ‘창’자가 눈에 들어오더라. 만들 창, 미쳐 날뛸 창 등등 그 몇 가지 뜻들이 내가 하는 일의 정신 같은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짓게 됐다. 나에게는 소중한 이름이다. 책임감도 생기고.” <표적>은 <고死: 피의 중간고사>(2008) 이후 창감독이 만든 두 번째 영화다. 칸 비경쟁부문 미드나이트 프로그램으로 초대받기도 했다. 창감독은 “<표적>이 나의 데뷔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에 값하는 첫 번째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뜻인 셈이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뮤직비디오쪽 일을 했다고 들었다.
=원래는 영화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 <싸이렌
[창감독] “인간적인, 더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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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시골 청년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충남 아산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정이리이리 작가(본명은 이정일)는 <씨네21>과의 인터뷰를 위해서 KTX를 타고 서울에 왔다. 그는 미디어다음에 조선시대 궁궐의 일곱 세자와 주변인물을 그린 <세자전>을 연재중이다. 데뷔작은 자신의 집주변 식물, 동물 등을 소재로 한 <잡초이야기>였다. 데뷔 이후 애인이 없는 솔로들의 애환을 담은 만화 <오! 솔로>로 인기를 얻었다. 조금은 느릿한 그의 말투가 정겨웠다.
-웹진에서 한 인터뷰를 봤다. 그때는 기자들이 시골로 내려가서 인터뷰를 했더라.
=맞다. 그런데 그 인터뷰를 한 사람은 아는 사람이었다. 학사장교(ROTC)로 제대했는데 중대원이었던 친구가 문화 관련쪽 일을 한다고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더라.
-정이리이리 작가에 대해 정말 잘 알려면 시골에 가야 맞는 것 같다.
=만약 아산에 내려왔으면 목가적인 분위기로, 웹툰 작가라는 느
[trans x cross] 재미와 감자를 캐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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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권의 책이다. 매일매일 비슷해 보여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몰라보게 달라진 챕터를 마주하고 있다. 배우는 한권의 노트다. 하얀 백지 위에 써넣는 단어에 따라 그 배우가 지닌 이미지가 결정된다. 처음에는 오직 한 단어로 시작한다. 첫 출연작에서 보여준 결정적 이미지가 배우의 모든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다음 작품, 그다음 작품이 계속되면서 처음 한 단어를 좀더 설명해줄 말이 더해지고, 문장이 길어질수록 배우의 이미지는 비슷하지만 다르게, 차츰 구체적으로 변한다. 여기 배우 김새론을 설명해줄 단어들을 모아봤다. 당신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하지만 미처 모르고 있던 새로운 시선. 김새론을 설명했던 단어들을 김새론의 언어로 다시 들어보는, ‘김새론 사전’이다.
자연인 김새론은 지금 한창 인생의 책장을 넘기는 중이다.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방향을 정하고 꿈을 향해 차분히 걸어가는 중인 이 성숙해 보이는 소녀는 늘 비슷한 듯 보이지만 며칠만 지나도 몰라보게 달라진 얼
[김새론] 변신이 아니라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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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크고 움푹 들어간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눈은 그녀의 얼굴 전체에 불안감을 드리운다. 이 눈 때문인지 그녀는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는 연약한 내면과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팽팽한 긴장감을 드러내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그리고 물론 적지 않은 영화에서 단순한 ‘긴장’ 이상의 신경증적 연기까지 펼쳐야 했다. 불안감 이상의 히스테리를 연기하는 것은 배우로서 기꺼이 도전해볼 만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짐이기도 하다. 그 강렬한 연기의 잔상이 길게 남아 다른 장면에서 다른 감정을 연기할 때도 계속 그 그림자를 남기는 것은 물론, 연기 자체가 1회용 도구처럼 소모될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을 넘나들며 60편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역시 이와 비슷한 문제를 고민했을 것이다. 불안을 담아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그녀의 깊은 눈과 창백한 피부, 그리고 마른 몸은 여러 감독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부서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슬픔이나 끊어지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온리 갓 포기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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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10분>
2013 <찌라시: 위험한 소문>
2012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2011 <장준환을 기다리며>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정작 연출작은 하나도 없다. (웃음) 그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실기시험이 없는) 연출전공에 원서를 넣었는데 붙었다. 전공과 상관없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연기를 했는데 짧게 연기의 맛을 보고 나니 계속 사람들 앞에 나서서 주목을 받고 싶어졌다.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는 비정규직 청년 연기가 사실적이다.
=실제 모습은 호찬보다 호찬의 동생에 가깝다. 형이 평범한 직장인인 덕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지난 주말엔 쉬고 있는 형에게 바깥에 좀 나가서 놀라며 괜히 화를 내고 후회한 적이 있다. (웃음) 형이 좀더 인생을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나의 미안함과 바람이 나쁘게 표현된 것 같다. 못된 동생이다.
[who are you] 백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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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명성황후> <태양인 이제마> <장희빈> <쾌걸 춘향>
영화
분장팀 <엽기적인 그녀>
분장팀장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 <최종병기 활>
분장실장 <백자의 사람>(한/일 합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역린> <사도>
“어때요? 잘 어울리나요?” <역린>의 조태희 분장실장이 배우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배우들이 자신의 맨 얼굴을 맡기고 분장이 끝나자마자 맨 처음 ‘괜찮다’는 확신의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하는 이가 바로 분장실장이다. 분장사는 현장에서 배우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교감하는 스탭이다. 특히 사극 분장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태희 실장의 경우는 그 교감의 정도가 클 수밖에 없다. “사극 분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분장으로 배우가 변화하는 폭도 가장 크다. 그러다보니 사극 출
[STAFF 37.5] 가발과 구레나룻으로 나누는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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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의 이재규 감독은 유명 드라마 <다모>(2003)와 <베토벤 바이러스>(2008)를 연출했다. 사극이지만 현대적인 감성을 갖춘 <다모>, 강마에라는 괴팍해서 매력적인 지휘자가 주인공인 <베토벤 바이러스>, 두 작품 모두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강력한 팬덤을 형성해냈고, ‘다모폐인’이라는 말이, 강마에를 흉내내는 우스개가 유행했을 정도다. <역린>은 이재규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다. 조선의 제22대 임금이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의 즉위 1년 즈음, 그를 암살하려는 무리와 정조 사이에 벌어지는 정치적 암투가 내용의 중심이다. 사극인 데다 배역까지 많은 영화여서 데뷔감독이 신경 써 챙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주연배우 현빈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현장 조율 능력을 손꼽으며 이재규 감독을 “착한 여우”라고 불렀다. 아마 선하게 그리고 영민하게 조율했다는 뜻일 거다. 그렇다면 ‘착한 여우’를 만나
[이재규] “더 날것 같은, 그러면서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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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들어온 이진욱은 벽에 붙은 선배 배우들의 사진부터 둘러봤다. 데뷔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씨네21> 표지 촬영은 물론, 인터뷰도 처음이다. 물론 전작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통해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고, 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2013, 이하 <나인>)을 통해 ‘연기남’(연기를 잘하는 남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는 관객에게 이진욱은 낯선 배우이고, 낯선 이름이다. 그런 그가 <표적> 개봉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다. 포스터와 광고에 적힌 이름이 주연배우 류승룡 다음이다. 김성령, 유준상, 조여정, 진구 등 그보다 경력이 많은 배우들도 그의 이름 뒤에 있다.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 까닭에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그의 이름이 류승룡 다음에 놓인 건 류승룡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 아니다.
[이진욱] 책임감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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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인 내 체력의 10배는 되는 것 같더라.” 액션범죄영화 <표적> 제작을 맡은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는 혀를 내둘렀다. 40대라는 나이는 가뿐히 잊고 <표적>으로 액션배우가 돼 돌아온 류승룡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금은 다음 작품을 위해 다시 몸을 키웠지만 류승룡은 <표적>의 크랭크인 4개월 전부터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10kg 이상 몸무게를 감량했다. 러시아 특공무술인 시스테마에 유술까지 연마한 그는 “성인이 되고 나서 제일 가벼운 몸”을 만든 뒤 촬영에 돌입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몸만 만든 것이 아니라 심적으로도 경건하게 임했다.” 그를 몰입하게 만든 인물은 여훈이라는 남자다. 하사관 출신의 군인인 여훈은 은퇴 뒤 해외 용병으로 일하다 한국에 돌아온다. 장애를 가진 동생 성훈(진구)과 함께 제대로 살아보려 하지만 우연찮게 살인사건을 목격한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쫓기는 신세가 된다. 광역수사대 송 반장(유준상)과 형사반
[류승룡] 과묵하게, 터지기 직전의 화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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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만날 일 없는 두 남자가 만났다. <표적>의 여훈(류승룡)과 태준(이진욱) 말이다. 여훈은 전직 특수부대원이고, 태준은 병원 레지던트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둘은 누명을 쓰고, 동행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내내 붙어다녀서일까. 스튜디오에서 나란히 선 류승룡과 이진욱은 형제처럼 보였다. 이진욱은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힘든 촬영이 많았는데 (류)승룡 선배가 잘 챙겨줬다”라고 말했다. 다음 장부터 류승룡과 이진욱이 전하는 <표적> 작업기가 펼쳐진다. 여훈과 태준, 태준과 여훈 둘은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4월30일 극장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적] 두 남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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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런던유학생 리차드>를 찍으며 “경쟁력 없는 청춘이 사회에서 어떻게 고립되는지 묘사하고 싶었다”던 이용승 감독은 그 “확장판”인 장편 데뷔작 <10분>으로 돌아왔다. <10분>은 PD가 되길 꿈꾸던 호찬(백종환)이 정규직 자리와 개인적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소개돼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과 KNN관객상을 수상, 제20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는 황금수레바퀴상과 이날코 스페셜 페이버릿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와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 출품됐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던 경험이 <10분>에 얼마나 반영돼 있나.
=내 경험이라기보다 대부분 보고 들은 얘기다. 오히려 직장 안에서 나는 노정래(성민재)처럼 상황에서 늘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캐릭터였다. 분위기를 조장하는 말들이 있지 않나. 영화 속에선 상사들이 호찬을 불러놓고 하는 얘기나 부모가
[flash on] 주인공은 두 번째 정규직 제안을 받아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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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거리에 실제 전투 패트레이버 ‘잉그램’이 출현했다. 80년대 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애니메이션 <패트레이버>의 실사화를 기념하며 제작된 8m 크기의 실제 ‘패트레이버’를 두고 원작 팬들은 흥분 상태에 빠졌다. 최근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의 실사 버전 영화들이 연달아 제작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패트레이버>는 특별하다. 애니메이션의 장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작품이자 리얼 로봇을 대표하는 메커닉이기 때문이다. 실사판 <패트레이버>는 과연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왜 하필 지금, 다시 <패트레이버>인가. 오시이 마모루 감독에게 물었다.
-정비반장 시바 시게오만 남기고 등장인물이 전부 교체됐다. 2013년을 배경으로 ‘3세대’의 특차 2과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에서 한 일을 그대로 실사화하는 것은 별로 흥미가 없었다. 전후 일본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일본을 만든 고도성장을 이끈 세대와 그다음 세대가 있었고
[flash on] 원작의 생활감과 리얼리티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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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미나의 기적>이 주는 감동의 팔할은 주디 덴치에게서 나온다. 어렸을 때 낳은 아들을 잃어버렸다가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아들을 찾아나선 필로미나라는 이름의 실존 인물을 연기한 주디 덴치는 이 영화에서 자신이 단지 강한 인상의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님을 새삼스레 알려준다. 낙천적인 미소, 이상한 유머감각, 알 듯 말 듯한 웃음, 그리고 살짝 내비치는 눈물과 함께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007’의 M에서 훨씬 멀리 나간 지점까지 닿아 있음을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준 것이다(물론 <007 스카이폴>에서 보여준 그녀의 M에 대한 탁월한 해석은 예외로 하자).
그러나 주디 덴치의 이름을 들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쩔 수 없지만, 강인한 여성의 그것이다. 그리고 ‘강인한’이란 형용사는 다음과 같은 말로도 무리 없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카리스마 있는, 무뚝뚝한, 엄격한, 완강한, 다부진 같은 것들 말이다. 또는 이 기
[주디 덴치] <필로미나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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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2013 <브리드 인>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히스테리아>
2011 <라이크 크레이지>
2011 <샬레이걸>
2010 <더 템피스트>
2009 <셰리>
2008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
2008 <다니엘 크레이그의 플래시백>
2007 <노생거 사원>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제니퍼 로렌스마저 압도했던 펠리시티 존스를 기억한다면 적잖이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팬들은 감춰진 중요 배역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고 스스로도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해리 오스본의 비서 펠리시아 역은 블록버스터에 처음 얼굴을 비춘 펠리시티 존스의 매력을 설명하기엔 너무 짧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강렬한 존재감은 이후 <스파이더맨&
[who are you] 펠리시티 존스 Felicity J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