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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체육 선생님을 뜨겁게 짝사랑했던 육상부 소녀. <용순>은 이런 줄거리를 가진 청춘영화에 기대할 법한 거의 모든 요소를 흥미롭게 배반한다. 무구한 얼굴 대신 뾰로통하고 불퉁한 표정으로 첫사랑을 경험하고 때로는 심한 언어폭력도 서슴지 않는 용순은 스크린에서 좀처럼 본 적 없는 아이지만 잊고 있던 사춘기 시절의 민낯을 떠올리게 한다. 마약 중독으로 스스로 삶을 무너뜨리는 <차이나타운>의 쏭, 이별을 선고한 노을(최성원)을 협박하며 울리던 <응답하라 1988>의 문제아 학생 수경을 지나 이 심상찮은 소녀를 연기한 배우 이수경을 만났다.
-선배 배우가 많았던 <차이나타운>과 달리 타이틀롤을 맡은 <용순>을 촬영할 땐 마음가짐이 많이 달랐을 것 같은데.
=그땐 큰 상업영화가 처음이라 너무 얼떨떨해서 자신감이 없었다. 눈치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눈치를 많이 봤다. <호구의 사랑>을 찍을 때부터 좀 달라졌다. <
[who are you] 단단히 채운 자신감으로 - <용순>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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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에서 닷새로, 19편에서 50편으로, 가을에서 봄으로. 올해로 5회를 맞은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여러 면에서 변화의 시간을 거쳤다. <종로의 기적>과 <공동정범>을 연출한 이혁상 감독이 프로그래머로 합류하면서 ‘변화’의 틀은 완성됐다. “여러 영화제에 출품 중인 감독의 입장으로 내가 감히 상영작들을 선정하는 일을 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영감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하는 “감독의 욕심”으로 신입 프로그래머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게 됐다. 사실 그에게 영화제 일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의 홍보팀원, 인터넷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초기 부산국제영화제의 기틀을 다진 경험이 있다. “그땐 좌충우돌, 오락가락”하며 일했다고 하지만 20여년 만의 영화제 복귀인 셈이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프로그램은 이혁상 프로그래머의 ‘존재감’을 실감케 한다. 이 프로그래머가 택한 올해 영화제의 테마는 ‘
[영화人] 이혁상 디아스포라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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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이다. 정윤철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명박근혜’ 시절 단 한편의 영화도 찍지 못했다. 그동안 국민들도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창작의 에너지가 많이 고갈됐구나 싶었다.” 그런 그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 이후 9년 만의 차기작으로 <대립군>을 선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영화는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라를 떠맡게 된 젊은 왕 광해(여진구)와 다른 사람의 부역을 대신해 전쟁의 한복판으로 나선 대립군(이정재)의 여정을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던 시대, 스스로의 인생을 구하고자 하는 개인의 성장담을 조명하는 이 영화는 그동안의 한국 사회에 대한 정윤철 감독의 단상과도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이 자리에 나오기 전, 개인 SNS 계정에 글을 하나 올렸다고.
=그동안 SNS에 영화 광고는 자제해왔는데, <대립군> 개봉까지 1주일
[씨네 인터뷰] "자기 자신의 모습대로 살 수 있다면 좋지 아니한가" - <대립군> 정윤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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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부분도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꿈의 제인> 개봉을 앞두고 조현훈 감독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의 첫 장편영화 <꿈의 제인>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CGV아트하우스상, 구교환과 이민지 모두 올해의 배우상 수상), 서울독립영화제(관객상 수상)의 화제작이었다.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이 ‘가출 팸’(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을 전전하며 살아가던 소녀 소현(이민지)과 트랜스젠더 제인(구교환)의 짧고 강렬한 만남을 통해 불행 속 한줌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독특한 소재와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영화제 관객이 아닌 대중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조현훈 감독은 말한다. <꿈의 제인>을 통해 누군가에게 이런 방식의 위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는 조현훈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불행은 쭈욱 이어지는 데 반해 행복은 드문드문 있다는 대사가 유독
[people] <꿈의 제인> 조현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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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동료 형사를 질투하는 라이벌 혹은 2인자. 배우 장인섭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서 연기하는 형사 민철은 모두가 비현실적인 욕망에 좇겨 서서히 정신을 잃어갈 때 혼자서만 가장 인간적인 감정인 질투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더더욱 민철의 존재감이 눈에 밟혔다. 데뷔작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부터 줄곧 막내 형사로 투입되곤 했던 그가 <불한당>에 이르러 기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사람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해석이 들어간, 사람다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그를 서둘러 만나봤다.
-시나리오에 비해서 ‘민철’이란 인물의 분량이 늘어났다.
=미팅은 제일 먼저 했는데 캐스팅은 제일 마지막에 됐다. 포기하고 있던 차에 맡게 된 역할이었다. (웃음) 사실 어떤 영화에서나 상황을 설명해주고, 장면을 연결해주는 역할 정도는 있는데 왠지 이번에는 더 잘해보고 싶었다.
[who are you] 사람다운 사람을 연기하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배우 장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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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야 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촬영을 맡은 조형래 촬영감독이 촬영현장에서 가장 고민했던 점은 기존 영화들과 어떻게 하면 달라 보일 수 있느냐였다. 소재와 스타일 면에서 홍콩과 일본 등의 누아르 영화들과 궤를 같이하는 <불한당>이 오마주나 계승이 아니라 차이를 지향점으로 두었다는 점이 신선하고 그래서 도전적으로 느껴진다. 이미 차고 넘치는 한국형 범죄영화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 법도 하나, 그보다는 <불한당>이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 “두 주인공 현수(임시완)와 재호(설경구)의 관계에 집중하는 영화”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변성현 감독은 이런 영화의 촬영을 맡길 적임자를 찾기 시작했고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의 감각적인 촬영장면들을 보자마자 조형래 감독을 수소문했다. “다르게 찍고 싶다. 자신 있다”는 변성현 감독의 말을 믿고 작업을 시작한 조형래 촬영감독은 “구할 수 있는 누아르영화는
[영화人]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조형래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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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 러-청 베이징 조약 체결 이후 연해주는 러시아의 땅이 되었다. 생존을 위해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17만여명의 고려인들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강제 이주된다.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시작이었다. 영화연출가이자 영화평론가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인 김소영 감독은 오랫동안 고려인들의 이산의 흔적을 좇았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개봉 5월 25일)는 그중에서도 연해주에 있던 고려극장의 배우들이 이산 이후 카자흐스탄에 세운 고려극장, 그곳의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노래를 전한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 이주가 시작된 지 80주년 되는 해로,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 4세대의 합법적 체류 자격 획득을 위한 ‘고려인 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김소영 감독은 영화의 이론과 현장에서 젠더, 공간, 민족 등을 끌어안는 ‘트랜스’(tr
[씨네 인터뷰] "내 영화의 출발은 실험적 내러티브" -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김소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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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해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조던 필레 감독의 독창적인 저예산 공포영화 <겟 아웃>의 주연배우 대니얼 칼루야를 보자마자 엄지를 치켜들 수밖에 없었다. 배우가 보여주는 영화 속 특정 장면의 연기가 공식 스틸컷뿐만 아니라 포스터로도 활용된다는 것은, 그 표정이 사실상 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뜻이라 해석해도 무방하리라.
백인 여자친구를 둔 흑인 사진작가 크리스가 그녀의 부모 집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 사건을 다룬 <겟 아웃>의 공포효과의 성공 여부는 크리스를 영화 내내 얼마나 괴롭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배우는 괴로운 연기만 하면 되는 입장이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인종차별’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실제 흑인 배우들의 삶이 감정 연기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조던 필레 감독은 인종차별과 관련해 크리스가 느끼는 혼란을 여실히 드러낼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일이 중요했다. 감독은 그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시카리오:
[who are you] 저항의 연기로 대세가 되다 - <겟 아웃> 대니얼 칼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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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부터 한번도 불평을 듣지 않은 최고의 파트너.” 전주국제영화제와 10년째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푸르모디티에 대한 안현준 전주프로젝트마켓 팀장의 말이다. 푸르모디티는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 영상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프로덕션이다. 장규호 대표는 방송국 편성 PD 출신으로, 2004년 지금의 회사를 열었다. ‘화덕’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포르노’(Forno)에서 따온 푸르모디티란 이름에는 “화덕에서 새로운 물건을 구워내는 것처럼 번역과 자막 작업을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설립 초기, 한류 열풍과 함께 방송 번역을 주로 맡은 푸르모디티는 영화까지 꾸준히 활동반경을 넓혔다. 장규호 대표는 “고개를 ‘돌리다’와 ‘숙이다’의 뉘앙스가 어떻게 다른지까지” 점검하는 감독들과의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연출자가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에 따라 번역의 퀄리티가 달라”지기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장 대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렇게 호흡
[영화人] 장규호 푸르모디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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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다 덩치가 세배는 큰 상대에게 겁도 없이 뺨을 들이미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혁신적 또라이” 현수(임시완)처럼, 변성현 감독은 20대 때부터 겁 없이 영화라는 세계와 맞짱을 떴다. 20대의 청춘으로서 하고 싶었던 얘기를 첫 영화 <청춘 그루브>(2010)에 담았고, 폰섹스를 소재로 한 <나의 PS 파트너>(2012)로 도발을 했고, 새로운 장르적 갈증으로 누아르영화 <불한당>을 만들었다. <불한당>은 조직의 2인자 재호(설경구)와 잠입경찰 현수의 관계 변화를 따라가는 영화다. 누아르영화이면서 멜로영화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익숙한 듯 낯선 시도들을 계속한다. 그러한 시도덕인지 <불한당>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칸으로 떠나기 전 변성현 감독을 만났다.
-<불한당>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칸에
[씨네 인터뷰] "누아르의 외피를 한 멜로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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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일 감독이 8년 만에 4번째 장편 <컴, 투게더>로 돌아왔다. 공동체 대신 개개인의 상황에 집중한 가족영화이자 현대인들의 세대별 고투 관찰기다. <방문자>(2005), <나의 친구 그의 아내>(2008), <반두비>(2009) 등 ‘관계 3부작’ 이후 첫 작품이며 직접 쓴 시나리오 대신 기존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몇 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뭐라 단정할 수 없는 ‘신동일스러움’은 여전하다. 세상과 특정인에 대해 예리한 칼날을 세우는 대신 그 칼끝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듯한 성찰이 어린 이번 작품처럼, 감독은 질문에 답을 할 때마다 눈을 꼭 감은 채 기억 속에서 자신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듯했다.
-<반두비> 이후 8년 만의 장편이다. 작업 기간이 길어진 건 전작에서 상영등급을 둘러싼 고충을 겪은 탓인가.
=고등학생이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가 <반두비>였는데 그것이 좌절되면서 사
[people] <컴, 투게더> 신동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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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도, 미래도 모든 게 불분명했던 1940년대 중·후반의 조선. 그곳에서 시체조차 찾을 수 없고, 목격자조차 오리무중에 빠진 살인사건 하나가 벌어진다. 빌 S.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로 옮겨온 서스펜스 스릴러물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배경이다. 영화는 한편에선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는 법정공방이 벌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마술사 이석진(고수)의 사랑과 복수의 서사가 교차로 편집돼간다. 영화 개봉 다음날, 부산을 거점으로 작업하고 있는 김휘 감독을 서울에서 만났다. <해운대>(2009)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를 각색해온 경험과 <이웃사람>(2012)을 시작으로 장르영화 연출을 하며 얻은 노하우를 살려 <석조저택 살인사건> 작업을 마쳤다. 장르영화로 영화시장의 틈새를 노리겠다는 그의 계획도 들어봤다.
-대통령 선거일에 개봉해 전국 관객 8만4108명이 들었다.
=상영관이 적어서 걱정했는데 보신 분들 반응이 그리
[people] <석조저택 살인사건> 김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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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이 달라졌다. 샛노란 염색 머리를 하고 양미간을 찌푸리고는 거친 육두문자를 내뱉는 그의 모습을 본 적 있던가. 얼굴에는 핏자국도 묻어있고 능글맞게 눈을 치켜뜨고는 자신의 덩치보다 족히 두배는 커 보이는 사내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그의 모습을 말이다. 전작 <원라인>에서도 임시완은 이미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자 민 대리 역을 맡기는 했지만, 실은 민 대리는 영화 내내 욕설 한마디도 없이 심지어 주먹도 쓰지 않는 얌전한 범죄 철학을 지닌 인물이었다. 때문에 임시완 특유의 유약한 눈빛을 무기 삼아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뒤통수치는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마치 드라마 <미생>의 신입사원 장그래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보여준 최선의 변신 같았다. 하지만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 현수는 임시완에 관한 모든 선입견을 깨부수기에 충분하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너무 컸다. 이제껏 맡았던 작품
[커버스타] 혁신적으로 나쁜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임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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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을 빳빳하게 펴고 싶어요.” 설경구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 합류하게 된 건, 변성현 감독의 이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변성현 감독의 예전 인터뷰를 찾아보다가 그런 대답을 봤다. <나의 PS 파트너>에 지성을 캐스팅한 이유가 굉장히 반듯한 그의 이미지를 구겨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너무 재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에 나도 물어봤다. ‘그럼 나도 구겨버릴 거니?’ 그랬더니 변 감독이 이렇게 답하더라. ‘선배님은 워낙 구겨진 이미지라, 빳빳하게 펴고 싶어요.’ 얼마나 재미있고 솔직한 답변인가?”
<불한당>의 재호는, 변성현 감독이 새롭게 발견한 설경구의 ‘빳빳한’ 모습이다. 포마드를 바른 머리에 명품시계, 잘 재단된 슈트 차림의 불한당. 재호는 그동안 <공공의 적> 시리즈의 강철중, <감시자들>의 황 반장 등을 통해 둔탁하고 선 굵은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온 설경구의 기존
[커버스타] 그 남자의 멜로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