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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영화평론가 gnosis88@yahoo.com나루세 미키오의 초창기 걸작 <아내여 장미처럼>(1935)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토키영화로는 뉴욕에서 최초로 상영된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버라이어티>에 실린 이 영화의 리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예술을 애호한다고 떠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나 적당히 인기를 끌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실패할 것이고.” 일본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끈 나루세의 영화에 대한 이런 식의 인색한 반응은, 황금기 일본영화의 대표적인 감독들 가운데 하나인 나루세가 이후 오랫동안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게 될 것임에 대한 예견이었던 것일까?나루세는 <아내여 장미처럼>이 처음 미국 땅을 밟은 지도 거의 반세기가 지난 다음 유럽과 미국에서 그의 회고전이 열리면서 비로소 국제적인 재평가의 대상이 된 영화감독이다. 죽은 지 1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뒤늦게 그의 영화들을 보고 놀란 서구의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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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의 인물들 - ˝살겠다!˝우리가 만약 나루세적인 세계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 세계의 거주자로서 우선 편입될 만한 인물들은 가족과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다. 나루세의 영화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림으로써 해결하려 한다(아니, 그들의 처지상 그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오빠로부터 소아마비로 고생하는 아들을 수술시켜야 하니 수술비를 마련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는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1960)의 게이코가 그런 인물이다. 어떤 인물이 누군가에게 돈을 빌린다는 것은 나루세의 영화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장면들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돈을 빌리는 나루세의 주인공들을 종종 무능력한 기식자와 거만한 빚쟁이 사이에 끼여 어쩔 줄 모르는 인물로 만들곤 한다. “영화역사상 가장 (섬세하게) 물질주의적인(materialist) 영화감독”- 저명한 영화평론가 필립 로페이트의 말을 빌리면- 인 나루세는 이런 식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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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루하치 쓰루지로 鶴八鶴次郞, 1938년, 흑백, 89분메이지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여성 사미센 연주자 쓰루하치와 남자 가수 쓰루지로의 사랑과 갈등을 담은 ‘예도물’(藝道物) 장르의 영화. 젊은 나이의 두 사람은 인기가 높아서 극장 흥행주들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준다. 그러나 매번 공연이 끝날 때마다 싸우기 일쑤다. 두 사람은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했지만 둘 사이의 다툼이 계속 과열되면서 결국에는 헤어지게 된다. 조지 래프트, 캐롤 롬바드 주연의 미국영화 <볼레로>(웨슬리 러글스 감독, 1934)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훨씬 ‘모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밥 めし, 1951년, 흑백, 96분나루세 미키오는 일본의 근대 여류 작가 하야시 후미코(1904∼51)의 소설을 좋아해 그녀의 소설 여섯편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밥>은 그 여섯편 가운데 첫 번째 영화에 해당한다. 다른 한편으로 플롯은 최소화하고 인
<쓰루하치 쓰루지로>등 상영작 10편 미리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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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 晩菊, 1954년, 흑백, 101분하야시 후미코가 쓴 세편의 단편소설을 한편의 영화로 옮겼다. 과거에 게이샤였던 세명의 중년 여성들을 담담하게 관찰하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랑, 고독 등과 같은 것들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쿄의 한 안락한 집에서 살고 있는 긴은 인근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 그녀의 채무자들 가운데에는 과거 그녀와 함께 게이샤 생활을 했던 토미와 타마에가 있다. 이 두 여인은 돈이 없는 것도 걱정이지만 자신들을 떠나려 하는 자식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영화평론가 데이브 커는 <만국>을 두고 “나루세의 특징적인 무드가 여기서 그 형식적 정점에 올랐다”고 평했다. ----부운 浮雲, 1955년, 흑백, 123분하야시 후미코의 소설을 각색한 <부운>은 나루세 미키오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영화다. 영화는 전쟁 동안 동남아시아에서 함께 근무했다가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전쟁 뒤 일
<쓰루하치 쓰루지로>등 상영작 10편 미리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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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세네프영화제가 8월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문화일보홀과 정동A&C에서 열린다. 세네프영화제는 디지털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디지털영화제로서 부산, 부천, 전주 등 국내 3대 국제영화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디지털영화라는 좀더 집중된 테마를 가지고 형식적 새로움과 실험성을 전시하는 개성있는 영화제다. 세네프영화제는 1999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3회째를 맞으면서 점차 세계 디지털영화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형식의 충격’. ‘상상, 공감, 변화’라는 세네프의 기본 캐치프레이즈하에서, 올해는 좀더 새로운 형식적 실험을 감행한 작품들에 주목한다.올해 세네프영화제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경쟁부문인 디지털익스프레스 부문에 터키, 헝가리, 포르투갈, 일본 등에서 온 8작품, 유명 작가들의 디지털영화를 모은 퍼스펙티브 디 부문에 에릭 로메르, 야구치 시노부의 작품을 비롯한 8작품 등을 선보인다. 이 밖에 ‘프로듀서의 영화’
디지털전문영화제 제3회 세네프영화제 8월23일부터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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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헝가리/졸탄 카몬디/2002년/98분/35mm&DV35mm 흑백필름과 DV컬러를 혼용해 필름과 디지털의 ‘맛’의 차이를 한눈에 알게 하는 흥미로운 실험작. 원경에서는 주로 흑백필름을, 클로즈업에서는 주로 컬러디지털을 써서, 필름의 클래식한 안정감과 디지털의 다큐멘터리적 거친 느낌을 강하게 대비시키고 내러티브를 낯설게 하는 효과를 낸다. 이야기는 홀어머니와 사는 19살 젊은이 마치를 중심으로 그가 어머니 안나, 애인 엘비라, 10살짜리 집시소녀 줄리,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아버지와 맺는 여러 가지 관계를 따라간다. 아버지의 회사에 정체를 숨기고 취직해 양파깎기, 짚더미 쌓기 등 험한 일을 하며 아버지에 접근해가고 금발 미녀 엘비라와 또래다운 사랑을 나누고 은행을 해킹해 불법으로 돈을 빼내다가 감옥신세까지 지는 마치, 그런 마치에게 과잉된 집착을 보이는 어머니 안나, 자신을 보살펴주는 마치를 남편으로 여기고 엘비라를 질투하는 집시소녀 줄리 등이 유머와 광기의 경계를
디지털 익스프레스 부문 - 신인감독 작품 8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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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영국/톰 클레이/2001년/65분/DV음악과 영화를 넘나드는 1979년생 호기심 많은 영국 아티스트 톰 클레이가 슈퍼마켓에서 일한 돈을 모아 만든 저예산 디지털영화. 어느 노숙자에 관한 이야기로, 사실적인 현실묘사에서 환상적인 공간으로 이동하여 눈길을 끈다. 대상과 카메라의 관계를 전혀 고민하지 않는 듯 휘두르는 카메라가 생경하고 거친 이미지들을 담아낸다. ---------<심야>포르투갈/클라우디아 토마즈/2000년/73분/DV 리스본의 두 마약중독자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적 드라마. 감독 자신이 여주인공을 맡았다. 토마즈의 감독 데뷔작으로,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거꾸로 뛰어라>미국/해리 도지·실라스 하워드/2001년/98분/DV연출과 시나리오집필을 함께한 두 여자 해리 도지와 실라스 하워드의 ‘버치(남자 역을 하는 여자동성애자)영화’. 해리 도지와 실라스 하워드가직접 두
디지털 익스프레스 부문 - 신인감독 작품 8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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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코 픽션>일본/야구치 시노부·스즈키 다구치/2002년/65분/HG720P<워터 보이즈>의 야구치 시노부가 <원피스 프로젝트>를 함께 만든 친구 스즈키 다구치와 함께 일본 파르코 백화점의 지원을 받아 다섯개의 경쾌한 에피소드를 엮었다. ‘파르코’라는 이름의 근원을 밝히는, 서로 머리와 꼬리를 맞대는 사건이 절묘하게 이어지는 첫 번째 에피소드 <파르코 탄생>부터 각기 신비하거나 어처구니없거나 따뜻한 사연들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두 번째 에피소드 <입사시험>. 파르코 백화점에 들어간 신입사원이 이상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 에피소드의 끝은 세 번째 <하루코>의 결정적인 단서가 되고, 각각의 에피소드는 그런 식으로 또 다른 에피소드에 끼어든다. 친한 친구 둘이 농담하며 낄낄대듯 만든 <파르코 픽션>의 재기는 파나소닉 HG720P 카메라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힘입은 것. 딸깍대는 소음으로 한편의 공연
퍼스펙티브디 부문 - 유명 작가들의 디지털 영화 8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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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지아>미국/빌 모리슨/2002년/70분/35mm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해온 빌 모리슨이 낡은 필름 조각을 모아 만든 첫 번째 장편실험영화. 안개 속에서 싸우는 복서, 자신의 몸에서 나온 지방을 태우는 여성, 환각에 빠진 중동지역 남자의 이미지들이 최면을 걸 듯한 오케스트라 음악에 실려 세월과 함께 퇴락해온 흔적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모리슨은 다섯 작품을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목록에 올린 서른일곱살의 감독. 모든 사람이 테크놀로지를 신봉하면서 필름에 불멸의 생명을 부여하려는 지금, 모리슨은 시간이 할퀴고 간 필름을 수정없이 사용함으로써 그 헛된 노력을 탐구하는 정반대의 방법을 택했다.독일/미리암 데네 등 12인/2002년/60분/DV열두명의 독일 감독이 각각 십만원에 가까운 99유로로 제작한 5분짜리 단편 옴니버스영화. 다큐멘터리와 연기, 광고연출, 영화잡지제작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이 감독들은 동유럽 한구석에서 벌어진 코믹하고 씁쓸한 일화나 어느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퍼스펙티브디 부문 - 유명 작가들의 디지털 영화 8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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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쿠데타로 망명길에 오른 칠레 감독 라울 루이즈에게 새로운 영화적 고향을 마련해준 이는 파올로 브랑코였다. 그는 또 포르투갈의 괴짜 노장감독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 프랑스의 알랭 타네 그리고 빔 벤더스의 심지깊고, 동력있는 동반자였다. 세네프가 “산업적으로 격심한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가 미래의 좌표를 설정하는 데 유용한 모델케이스가 되기 바란다”면서 올 신설한 섹션 ‘프로듀서의 영화’의 첫 주자로 그를 택한 건 꽤나 적절해 보인다. 포루투갈 태생의 브랑코는 1974년부터 유럽예술영화의 옹호자로 활약하며 150편에 육박하는 작품을 제작해왔다. 자신이 만든 파리의 제미니 필름스, 리스본의 마드라고아 필름스 등이 그의 근거지들. 이번에는 브랑코가 프로듀싱한 영화 4편이 상영된다.<범죄의 계보>프랑스/라울 루이즈/1999년/107분/35mm카트린 드뇌브 주연의 이색 미스터리영화. 여변호사 솔롱주는 어느 날 아들이 죽었다는 사고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날, 그녀에게
프로듀서의 영화 부문 - 파올로 브랑코 회고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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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마음>프랑스/필립 가렐/1996년/87분/35mm현대 프랑스영화에서 가장 엄격한 영화미학을 추구하는 감독 중 한명으로, ‘제2의 고다르’라고도 불리는 필립 가렐의 24번째 작품. 중산층삶을 영위하던 중년의 화가가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고 아내와 헤어진 뒤 자신도 젊은 여자와 사랑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아이들을 책임지지않는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동시에 어릴 적 헤어졌던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는 모순된 감정을 느낀다. 필립 가렐의 영화 중에서 덜 엄격하고좀더 자연스러운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최수임 sooeem@hani.co.kr그밖의 섹션별 상영작들토마토를 아시나요?■ 특별초청영국 런던의 디자인그룹 ‘토마토’가 만든 디지털단편들과 2002 로테르담영화제의 뮤직비디오섹션 ‘멈춤: 뮤직비디오문화잡기’ 부문 상영작들이 초청되었다. 토마토는 <트레인스포팅> <비치> 등의 타이틀 화면을 만들고 MTV, 소니,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듀서의 영화 부문 - 파올로 브랑코 회고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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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한다는 건 결국 사람들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한국영화의 키가 부쩍 자란 것도 젊고 새로운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대거 충무로에 진입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친 데 힘입은 것이다. 어디 감독과 프로듀서뿐이랴.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각 분야 스탭들의 면면 또한 어느새 푸르르고 싱싱해졌다. 그중에서도 촬영쪽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 ‘혁명적’이라는 과격한 수사를 써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우선 팍팍하기 짝이 없던 도제시스템이 무너졌다. 제3조수, 흔히 쓰는 말로 ‘써드’에서 ‘쎄칸’까지 3∼4년, ‘쎄칸’에서 ‘훠스트’까지 또 그만큼, 그리고 촬영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다시 몇년이 걸렸던 이 시스템이 허물어지면서 조수 기간은 짧아졌고, 아예 조수생활 없이 곧바로 카메라를 잡는 촬영감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새로운 촬영감독들은 ‘오야지’들에게서만 촬영을 배운 게 아니라, 정규교육기관과 유학 생활을 통해, 그리고 단편영화와 CF, 뮤직비디오 작업을 통해
김우형, 황기석, 최영환- 차세대 촬영감독 트로이카의 충무로 변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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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감독을 모시는 택시운전사 “예술은 기술적인 숙련에서 비롯된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대부> 1, 2편, <애니홀> 등을 촬영한 미국의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의 잠언은 김우형(33) 촬영감독에게서 이렇게 해석된다. “촬영감독은 영화감독이라는 손님을 태우는 택시기사 같은 존재다. 택시기사의 임무는 손님을 최단시간 안에 원하는 곳까지 안전히 모시는 것 아닌가.”카메라라는 택시를 모는 김우형 감독이 5년 동안 4편의 장편영화와 2편의 단편영화를 통해 모신 ‘손님’은 모두 4명. 이상할 건 없다. 단골손님이 있었다는 얘기니까. 그는 바로 장선우 감독이다. 그와 장 감독과의 인연은 꽤 질긴 편이다. 런던에서 촬영 공부를 마친 뒤 1996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로자를 위하여>에서 함께 일했던 김봉훈 감독으로부터 <나쁜 영화>의 촬영부로 들어올 생각이 없냐는 연락을 받은
<나쁜 영화> <거짓말> <해피엔드>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의 김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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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탈스런 애첩 이런 말이 있다. “감독이 남편이라면 촬영감독은 아내다.” 그러나 황기석 촬영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감독이 남편이라면 촬영감독은 굉장히 까탈스러운 애첩이다.” 한 이불을 덮고 있지만 완전히 귀속되지 않은, 작은 사랑채라 할지라도 분명 그만의 영역을 가진 존재. 부인이라면 당연히 감수하고 인내하고 희생해야 할 것들에 끊임없이 발언하고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사람. 서른셋치고는 말 안 듣는 일곱살배기처럼 귀여운 인상의 황기석 감독이지만 한번이라도 그와 작업했던 사람들에게선 “직설적이고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똑같은 답변이 마치 사전에 짠 것처럼 튀어나온다. 그는 시나리오를 고르는 순간부터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나 아이디어까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물론 설명을 통해 대략적인 느낌이 오는 경우에도 감독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찍을 건지 계속해서 물어보고 귀찮게 한다. 그의 머릿속에 막연하게 떠돌던 이미지들과 내가 담아내는 그림의 간극을 좁히고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억수탕> <친구> <와니와 준하>의 황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