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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감독 박광춘 출연 조인성, 신민아제작 프리시네마 배급 청어람 개봉 11월 중소설가를 지망하는 대학생 지석(조인성)과 헤어 디자이너인 희진(신민아)은 중학교 동창. 두 사람은 지석이 우연히 희진의 미용실에 들르면서 오랜만에 재회한다. 숫기없고 매사에 진지한 지석과 당차고 화통한 희진은 성격도, 환경도 다른 서로에게 조금씩 끌린다.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사랑의 기억을 일깨우는 ‘마들렌’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는, 두 청춘남녀의 아기자기한 연애의 기록. <퇴마록>의 박광춘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마법의 성감독 방성웅 출연 구본승, 김지은제작 씨네필름(주) 개봉 9월13일키가 크고 얼굴이 멀끔한데다 성격도 좋은 약사 성빈(구본승). 이상적인 남자인 것만 같은 그에게, 약혼녀 지혜가 파혼을 선언한다. 감정이 변치 않은 것과 별개로, 그와 사귄 2년간 한번도 성적 만족을 얻지 못했기 때문.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 특별훈련에 나서는 성빈의 여정을 좇는 <마법의 성>
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한국영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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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파워: 골드멤버 Austin Powers in Goldmember감독 제이 로치 출연 마이크 마이어스, 마이클 케인, 비욘세 놀즈개봉 11월 15일컨셉┃오스틴과 나이젤, 70년대로 건너간 두 ‘파워’ 부자의 못 말리는 첩보코미디.온 스테이지┃2편에서 미니 미와 함께 우주로 떠났던 닥터 이블은, 지구로 돌아오자마자 오스틴 파워에게 체포된다. 하지만 미다스 행성을 녹일 트랙터 빔을 개발해 지구를 물바다로 만들겠다는 닥터 이블의 음모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블의 새 파트너 골드멤버가 있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오스틴이 기사 작위를 받던 날, 아버지 나이젤은 골드멤버에게 납치된다. 아버지를 구하고 닥터 이블의 음모를 막기 위해 골드멤버의 소굴이 있는 70년대로 가는 오스틴. 그곳에서 재회한 옛 파트너이자 연인 폭시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오스틴은 골드멤버와 탈옥한 닥터 이블을 추적한다.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는 제임스 본드 같은 60∼70년대 스파이영화에 대한 패러디와 오
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외국영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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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 Road To Perdition감독 샘 멘데스 출연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개봉 9월13일컨셉┃알 카포네와 금주의 시대, 운명이 엇갈린 두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갱스터영화의 변주곡.온 스테이지┃1931년 공황기 미국. 마이클 설리반은 아일랜드계 갱단의 보스인 존 루니를 위해 살인청부업자로 일한다. 자신에게 집과 지금의 삶을 준 존은 아버지 같은 존재. 존 역시 충직한 마이클을 아들처럼 아끼지만, 존의 친아들 코너는 마이클의 아들에게 부하살해현장이 노출되자 입막음을 위해 마이클의 아내와 작은 아들까지 살해한다. 큰아들과 함께 도피하며 복수를 다지는 마이클과 못난 아들이라도 지키기 위해 그를 제거해야만 하는 존. <로드 투 퍼디션>은 제목의 중의법대로 퍼디션이란 마을로 향하는 마이클 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파멸에 이르는’ 두 아버지와 아들들의 관계에 대한 영화다. 원작은 맥스 앨런 콜린스가 쓰고 리처드 피어스 레이너가 그린 동명만화. <아메리칸
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외국영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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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드래곤 Red Dragon감독 브렛 래트너 출연 앤서니 홉킨스, 에드워드 노튼개봉 10월18일컨셉┃살인마 한니발 렉터, 마지막에 들려주는 그의 첫 번째 이야기.온 스테이지┃FBI 수사관 윌 그래험은 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붙잡아 감옥에 보낸 뒤 FBI를 그만뒀다. 한니발을 체포하기까지, 한니발이 불러일으키는 공포와 정체모를 충동을 감내하느라 육체와 정신이 다 탈진해버렸기 때문이다. 한니발이 수감된 지 수년이 지나 또다시 유사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윌은 마지못해 복귀한다. ‘레드 드래곤’이라는 별칭의 이 새로운 살인마는, 한니발 못지않은 지능과 잔인함의 소유자이다. 그에게 다가서려면 연쇄살인범의 정신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윌은 한니발을 찾아간다. 끔찍했던 공포와 충동의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소설 <레드 드래곤>은 <양들의 침묵>보다 먼저 1981년에 나왔다. <양들의 침묵>과 설정이 비슷하지만 수사관과 한니발의 심리대결, 한
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외국영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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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강같은 로맨스 넘치네
로맨틱코미디는 뻔하다고 모두 쉽게 말한다. 비단 우리 관객만의 생각은 아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여자애들이나 보는 영화’(chick flick)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영화의 많은 수도 로맨틱코미디 소속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잊을 만하면 한편씩 여자뿐 아니라 남자 관객도, 20대 커플뿐 아니라 30대 외톨이 관객도 즐겁게 하는 로맨틱코미디들이 런던으로부터 극장가로 날아들었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리고 새로 개봉하는 <어바웃 어 보이>까지. 영국의 인디 프로덕션에서 유니버설이 5년간 7억5천만달러를 투자하는 파트너로 성장한 영화사 워킹 타이틀이 휴 그랜트, 리처드 커티스, 헬렌 필딩, 닉 혼비 등의 영국 대중문화의 스타들과 함께 만들어낸 이 로맨틱코미디들은 여자와 남자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덜어낸 자리에, 안 풀리는 캐리어와 각기 제몫의 실패담을 안고 술자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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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타이틀의 일등공신! 시나리오작가 리처드 커티스
‘휴 그랜트 4부작’으로도 불리는 이 차별화된 로맨틱코미디 브랜드 뒤에는 팀 비반(44)과 에릭 펠너(42) 두 제작자가 이끄는 영화사 워킹 타이틀이 있다. 런던 지하철 엠블렘을 연상시키는 로고를 가진 영화사 워킹 타이틀에 네편의 런던발 로맨틱코미디는 그들을 유럽영화계에서 가장 힘있는 제작 주체로 발돋움하게 한 브랜드 파워이자 그들이 추구하는 ‘고급스런 상업성’을 실물로 옮긴 간판 수출품이다. 워킹 타이틀식 로맨틱코미디의 프로토콜은 전적으로 <네번의 결혼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리처드 커티스의 손끝에서 나왔다. 미국 스타를 초빙해 자국 배우와 짝지우고 일상 묘사와 영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에 대한 조크를 재치있게 배색하는 워킹 타이틀 로맨틱코미디의 요체는, 당시 무명이던 에마 톰슨과 제프 골드블럼을 커플로 맺은 커티스의 초기작 <톨 가이>에서 일찌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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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도시 독신남녀, 그리고 런던의 문화
<노팅 힐>(1999)은 <네번의 결혼식…>의 비공식 속편이라는 뉘앙스를 강렬하게 발산하는 마케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미량의 환상을 가미해 적당히 윤색된 런던 서부의 아늑한 삶과 할리우드의 여왕 줄리아 로버츠가 거느린 <귀여운 여인> 스타일의 매혹은 박스오피스에서 눈부신 시너지 효과를 냈다. 4천만달러로 만들어져 세계 극장가에서 3억5500만달러를 거둬들인 <노팅 힐>은 베벌리힐스의 은막스타와 노팅 힐에 사는 이혼남의 로맨스라는 달콤한 형식을 빌려 ‘근사한 영국’- 또는 토니 블레어 정권이 표방한 ‘쿨 브리타니아’- 의 이미지를 널리 프로모션함으로써 영국영화의 한 계보인 유산영화(heritage film) 장르의 트렌디한 계승자가 됐다. 또한 노팅 힐에 거주하는 자신과 친구들을 모델로 중산층 매너 코미디로서 손색없는 시나리오를 또 한번 써낸 리처드 커티스는, 장르 공식에 숙련된 시나리오팀이 집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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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모델로 떠오르다
하나의 하위 장르를 창조하며 워킹 타이틀을 할리우드 파워 서열 안쪽까지 밀어올린 워킹 타이틀의 로맨틱코미디는 머천트 아이보리의 유산영화와 사회드라마, 데이비드 퍼트냄과 리처드 아텐보로의 휴머니즘으로 대표되는 대처 시대 영국영화의 흥미로운 대립항을 형성한다. 영국 평단이 분석하듯 워킹 타이틀의 로맨스에서 과거는 아주 사적인 노스탤지어의 앨범 속에만 존재하며 미래는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수표다. 그래서 이들 영화 속의 30대들은 믿을 수 없는 과거나 미래와 연결된 이상주의적 인생관, 야심, 정치학을 창고에 처박고, 언제든 신뢰할 수 있는 패션, 축구팀, 팝음악, 취향, 우정을 숭배한다.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 규모가 불어나면서 지난 2000년 워킹 타이틀은 <빌리 엘리어트>를 기점으로 <네번의 결혼식…> 규모인 450만달러급의 ‘저예산’영화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WT2를 설립, 특화했다. 로맨틱코미디는 <바로워즈>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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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찬반 논쟁은 아니더라도, 관점을 달리하는 여러 시선에 의해 호오의 미세한 차이가 드러날 것 같았다. 몇곳에 청탁한 결과, 유보 내지 비판적 시선을 가진 극소수는 나름의 몇몇 이유를 들어 사양했다. 다음에 지면에 불러오자고 미루고보니, <오아시스> 예찬론 모음이 됐다.전과자와 장애인이, 사회의 편견과 냉대를 딛고 사랑에 다가가는 <오아시스>의 이야기는 자칫 설교가 되거나, 아니면 신파적으로 사람을 울려 두 주인공과 사회 사이의 긴장을 해소시켜버릴 위험이 다분했다. 그걸 어떻게 극복했기에, 까다로운 비평가들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받는 걸까.김소희씨는 이창동 감독이 외부적 요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동력으로 진화해왔다는 점에서, 김봉석씨는 사회의 시선 밖에 존재하는 타자들을 대하는 이 감독의 태도에서 답을 찾아본다. 유운성씨는 리얼리즘을 미학이 아니라, 도덕으로 인정해버린 이 감독의 솔직함을, 심영섭씨는 판타지를 끌어와서
4인의 평론가들이 <오아시스>를 지지하는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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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두의 형은 일장연설을 한다. 너도 이제 어른이 돼야지. 자기 행동에 책임도 지고, 남들이 널 어떻게 보는지도 좀 생각해 보고. 맞다. 어른은 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간다. 나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늘 따져본다. 체면이나 과시욕 같은 것들도,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생겨난다. 종두는 그런 ‘시선’ 같은 것에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내키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그냥 질주한다. 원인도, 결과도 없다. 무작정 가고, 사고를 치고, 모른 척한다. 종두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그런데 <오아시스>를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도 든다. 혹시 종두는 인간이 아닌 게 아닐까? 저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종두의 가족은 과연 그를 동등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공주는 장애인이다. 중증 뇌성마비로 말을 하기도 힘들다. 공주의 가족은 그녀를 동정하고 보살핀다. 직접 하지는 않고 옆집에 20만원을 주고 맡긴다. 그래도 생일이 되면 케이크를 들고 오고
<오아시스> 4인4색-김봉석이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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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때문에 불면이다. 졸음이 쏟아져야 마땅한 형편 속에서 시사회에 갔는데 감정을 온통 집중한 나머지 돌아오는 밤길에 무척 힘들었다. 하루를 지내고 난 지금, 또 고스란히 날이 밝았다. 소란스러운 능변 대신 이 영화에 대해서 차근차근 잘 말하고 싶다는 갈망이 무거운 걸음걸이로 덤벼드는 졸음보다 힘이 센 모양이다.난 <박하사탕>이 싫었다. 내 가슴 한복판을 뜨거운 것이 꿰뚫고 지나가긴 했지만, 유능하게 조합된 관념적인 역사의식의 차가움이 함께 흘렀기 때문이다. 불타올랐지만 얼어붙게 만들었고 유능하고 싶었지만 무능했던 것은 386세대인 내가 80년대에 대해 느끼는 통한이다. 하물며 <초록물고기>는 평범했다.이제 세편의 영화를 죽 돌이켜보니 이창동이 진화하고 있음을 알겠다. 지금 나는 진화라는 용어를 특별한 마음으로 쓴다. 진화는 전적으로 자신의 현 존재로부터 출발한다. <오아시스>는 이창동이 사회적으로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에 관해 진지
<오아시스> 4인4색-김소희가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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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우리 영화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한국의 에밀 쿠스투리차’라고 주장한 고종석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아시스>에서 현실과 판타지는 변증법적 통합을 위한 대립물로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도 다치게 함이 없이 온전히 자신들의 특성을 유지하며 서로를 강화한다. 영화 속에 마르케스를 불러들이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일 테지만, 빈곤하고 누추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빈곤하고 누추한 상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마르케스의 단편 <사랑 저편의 변함없는 죽음>의 한 부분, “상원의원은 지껄이면서 석판화 캘린더를 한장 비틀어 뜯어서는 나비를 접었다. 슬쩍 선풍기 바람에 태우자 나비는 방 안을 훨훨 날아다니다가 절반쯤 열린 문으로 슬쩍 빠져나갔다.… 석판화의 거대한 나비는 두세번 방 안을 날아다닌 뒤, 벽에 부딪히더니 원래대로 한장의 종이로 돌아가서 그대로 붙어버
<오아시스> 4인4색-유운성이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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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모두가 겨울옷을 입고 있는 엄동설한에도 반팔 차림으로 콧물을 흘리고, 여자는 휠체어에 의지해 손바닥만한 하늘을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바라본다. 오아시스의 홍종두와 한공주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었다. 감독은 수선스런 시장통에, 나사가 널브러진 카센터에, 김칫국물이 누렇게 밴 아파트 벽에 주인공들을 숨겨놓고 ‘젊은이의 양지’로 박제돼버린 대한민국의 멜로에 일침을 가한다. 홍종두와 한공주, 그렇게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게 사랑의 문제라면, 사랑이 ‘함께’ 자장면을 좋아하게 되고 콩밥을 싫어하게 되는 단순하고 연약한 것이라면, 그런데도 당신, 왜 아직 사랑다운 사랑을 해보지 못했는가.<오아시스>는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초록물고기> <박하사탕>처럼 <오아시스>의 사랑은 대한민국에서는 부재하는 어떤 것으로서의 사랑이다. 거시적 이야기의 구조를 지녔던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이 산산이 부서진 가족과 근대화
<오아시스> 4인4색-심영섭이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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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 미키오(成瀨巳喜男·1905∼69), 일본영화 수입개방이 된 지 이미 오래지만, 그는 한국에서 아직도 미지의 작가다. 그러나 그는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영화 1세대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아니, 일본영화사에서조차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진 건 1980년대부터라고 말하는 편이 옳다. 1920년, 열다섯 나이에 쇼치쿠 영화사에 입사하고 그 10년 뒤인 1930년에 <찬바라 부부>로 감독 데뷔를 한 나루세 미키오는, 1930년대와 1950년대에 <아내여 장미처럼>(1935), <츠루하치 츠루지로>(1938), <밥>(1951), <산의 소리>(1954), <부운>(1955) 등의 대표작을 발표했다. 보잘것없는 이들의 삶에 똬리튼 그의 영화세계는 오즈 야스지로와 종종 비교되지만, 오즈와는 또 다른 매력과 세계관으로 규정될 수 있다.8월24일부터 30일까지 7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