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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돌아보니 일장춘몽이어라
영호충은 무예에 능하긴 하나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밝히는 인물이다. 이연걸은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자신과 매우 다른 성품(그는 말 많은 영화계에서 스캔들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지금의 아내가 재혼을 통해 만난 상대임을 공개한 일이 유일한 스캔들이라면 스캔들이다)을 지닌 영호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영화를 찍는 내내 감독에게 “어떻게 사랑하는 이(의 마음)를 존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한 여성을 희롱하고, 남몰래 다른 여자의 기분을 맞추다가, 또 다른 이에게 구애하다니요?” 하고 질문을 쏟아냈다. 감독은 “영호충은 뜬구름처럼, 또 방탕아처럼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동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고지식한 이연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영화계에서 보낸 26년의 세월은 이연걸로 하여금 영호충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했다. 과거의 한 인터뷰에서 했던 “이제 다시 영호충이 된다면
무림의 고수 이연걸을 말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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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에서 대결이란, 승패를 가려 지위 고하를 나누는 데 목적이 있다. 갖은 노력 끝에 얻은‘무승부’는 당연히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의 파이터들은 비록 그 끝이 죽음일지라도 대결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기고도 또 도전하고, 지고도 다시 일어선다. 중국 최고의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 이연걸을 통해 태어난 고수들도 그랬다. 그들은 사부의 복수를 위해 싸우고(<정무문>), 부를 위해 싸우고<리쎌 웨폰4>), 명예를 위해 싸우다(<무인 곽원갑>) 담담하게 죽어갔다.
한데 2006년 실존인물 ‘곽원갑’으로 분한 이연걸은 “그런 것들(승리)이 모두 부질없는 일”이라고 고백했다. “몸으로 이기는 것보다 마음으로 누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무인은 싸움질만 해선 안 된다”는 곽원갑 선생의 말씀이 오버랩되던 순간, 이연걸은 곽원갑이 바로 자신이라고 순순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끝으로 ‘무술’이 중심이 되는 작품에는
무림의 고수 이연걸을 말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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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째: 6월11일
오후에 우리 영화의 실질적 마지막 장면인, 비를 피해 광고판 아래 모여든 혜영과 박의, 정우 그리고 장 형사를 촬영했다. 광고판 아래 서로를 모른 채 서 있다가 비가 멈추면 각자의 갈 길을 간다. 날씨는 유난히 쌀쌀하고 비까지 뿌리니 한기가 몸을 감싼다. “No Matter What, Feature can be Changer!” 하지만 지나온 운명 같은 시간을 누가 저버릴 수 있을 것인가. 박의가 꽃밭이 있는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정우가 데이지를 들고 나타나지 않았다면 운명처럼 느껴지는 지나온 시간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네덜란드의 하늘은 여전히 아름답고 가깝기만 하다.
33일째: 6월13일
광장의 한쪽 허가받은 곳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박의가 정우의 차로 다가가고 주변에 장 형사를 비롯, 형사들이 잠복해 있고 광장은 암스테르담 한복판에 있는 ‘DAM SQ’이다. 많은 관광객과 행인들로 분주하다. 완전통제는 불가능하고 카메라와 배우 주
정우성의 <데이지> 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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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째: 5월24일
홍콩 스탭은 한국말로, 우리는 만다린이나 광둥어로 인사를 한다. 슬슬 서로를 이해하고 더 알아가려 하는 것 같다.
골동품 가게를 찍은 뒤 광장으로 옮겨 총격신의 잔여 촬영을 했다. 성재 형(정우)이 내(박의)가 쏜 총알을 어깨에 맞은 뒤 계단에 넘어지고 총을 쏘며 다시 올라오는 장면이 멋지게 찍혔다. 촬영 중 내리기 시작한 가랑비로 감독님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신 때문에 스탭들이 한바탕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19일째: 5월 30일
이틀 전 시내의 한 중식당에서 진짜 킬러가 식사를 하던 남자를 총으로 쏘고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 진짜 킬러가 있는 곳…. 오늘은 극장과 호텔에서 박의가 살인을 하는 두신을 찍었다(각주: “내가 실제 킬러가 있는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킬러 역을 하고 있구나, 생각했지요. 특히 킬러 사건이 난 이후 스탭들이 그 시간에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캐묻는 등 꽤 재밌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실제 킬러 박의로 생활하고 싶었던 나에게 꽤 인상
정우성의 <데이지> 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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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데이지>의 제작일지를 공개했다. 배우가 일지를 써서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는 먼 이국땅 네덜란드에서 49일(35회차 촬영)의 촬영기간 동안 거의 매일 일지를 썼다. 촬영이 끝날 즈음, 늘 품고 다니며 틈틈이 썼던 일지는 어느새 노트 한권 분량이 됐다. 극중에서 그는 차가운 킬러 박의 역을 맡았지만, 일지 속에 나타난 그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고 섬세한 감성과 열정을 지닌 배우였다(참고: 각주에서 “”로 표시된 부분은 정우성이 직접 한 말이다).
첫 촬영: 2005년5월12일
오후 1시. 주차장 한쪽에 고사상이 차려졌다. 이곳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온 지 6일이 지난 뒤다. 그동안 배우들은 시차적응과 현지의 분위기를 익혔고 의상 피팅과 헤어 컨셉 등 캐릭터로 들어가기 위한 작업 등을 진행했다.
감독님은 말한다. 6개월간의 긴 준비기간을 둔 작품은 <데이지>가 처음이라고. 이틀 전 회식자리에선 장문의
정우성의 <데이지> 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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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내내 괴롭히던 치통까지 잊게 해준 배우들
“엔딩을 찍던 날인데 무지 이가 아파서 이를 짱돌로 깨버리고 싶더라고. 태어나서 그렇게 아파본 건 처음이야. 현장에 나가서 진영이한테 딱 한마디 했어. ‘니가 울면 관객도 울고, 니가 건조하면 관객도 건조할 것’이라고. 여섯, 일곱 테이크 가니까 진영이도 속으로 ‘저 씨발놈 오늘도 열번쯤 가겠구나’ 하고 생각했겠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진영이가 놀랍도록 잘한 거야. 이 아픈 걸 잊어버릴 정도로. 그리고는 승우 순서가 돼서 ‘제작부가 배우를 현장에 갖다놔야지 개새끼들아’ 이 지랄하다가, 승우가 연기하는 걸 모니터로 보는데 눈물이 죽 흐르더라고. 그 순간에 이가 씻은 듯이 안 아픈 거야.”
촬영 내내 김 감독을 괴롭히던 치통은 엔딩 촬영에 맞춰 극에 달했다.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아픈 이를 싸안고 감독의자에 앉은 그에게 주연배우들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보답했다. 김승우는 “배우 출신이라 그럴까. 이틀 정도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
김해곤의 감독 데뷔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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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사람이라면 1964년생 시나리오 작가 김해곤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일반 관객이라도 <장군의 아들>의 단역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김해곤이 <파이란>과 <블루>의 작가인 사실은 모를지언정 <게임의 법칙> <파이란> <라이방> <태극기 휘날리며> <달콤한 인생>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에서 조폭과 군인으로 등장했던 그 얼굴만은 낯이 익으리라. 영화계에선 육두문자의 달인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가 드디어 메가폰을 잡았다. 3일간 부산 수영만 스튜디오와 통도사를 오가며 목격한 김해곤 감독의 몸놀림은 예상대로 진막에 앉아 군선을 휘두르기보다는 화살 속을 헤치고 부하들을 독려하는 맹장에 가까웠다. 주위 사람에게 친근감을 표현하는 리듬감 넘치는 욕설도 여전했다. “몸무게가 7kg이나 빠진” 날렵한 얼굴은 영화감독이 겪는 제작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지만 “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
김해곤의 감독 데뷔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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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도 비밀은 있다
성형미인의 좌충우돌 인생역정 그린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
원작 <미녀는 괴로워>/만화/서울문화사 펴냄/ 스즈키 유미코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누가 보더라도 눈부신 쭉쭉빵빵 미인 칸나즈키 칸나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칸나즈키는 뚱뚱한 몸매와 못생긴 얼굴의 소유자였지만 수백만엔짜리 전신성형을 통해 남들이 알아보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게 된 것. 졸지에 미인이 된 그는 ‘뚱녀’ 시절에 비해 180도 바뀐 주위 사람들, 특히 남성들의 대접을 실감한다. 단지 외모가 비호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칸나즈키를 괄시하던 사람들은 칸나즈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를 보내며 그녀를 떠받든다. 사실, 칸나즈키가 전신성형을 감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흠모해왔으나, 뚱녀 시절엔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꽃미남 코스케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는 코스케 앞에 나타나 자신의 외모를 뽐내지만, 코스케는 칸나즈키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뚱녀 시절
충무로 日流 열풍 [4] - 일본원작 한국영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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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뺏고 나는 주고
두 여자친구의 애증의 성장기 <어깨 너머 연인>
원작 <어깨너머의 연인>(肩ごしの戀人)/소설/유이카와 게이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루리코는 참느라 앓느니 뺏고야 만다는 신념의 소유자. 그녀에게 결혼은 ‘약탈 전쟁’에서 승리한 뒤 치르는 자축 의식이다. 소꿉친구인 모에의 남자친구를 가로채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면서도 그녀는 당당하다. 반면, 모에는 남자, 명품, 스캔들 외에 관심이 없는 시샘과 질투로 가득한 루리코를 속물이라고 여긴다. 섹스는 그저 “상대의 몸을 이용한 마스터베이션일 뿐”이라고 여기는 모에는 루리코와 정반대다. “마음에 들 것 같은 무엇을 발견했을 때는 반드시 트집을 잡고야 마는” 모에에게 결혼은 그저 공인된 섹스 파트너를 확보하는 불편한 허례일 따름이다. 126회 나오키문학상 수상작인 <어깨너머의 연인>은 타인을 점함으로써 자신을 확인하는 루리코와 타인을 배제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는 모에가 함께 쓰는
충무로 日流 열풍 [3] - 일본원작 한국영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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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소설이 풍기는 개인주의의 향기
그런데 우리는 일본의 무엇에 매혹될까, 그들의 이야기는 이곳에서 어떻게 현재성을 띠게 될까. 텍스트로의 여행에서 만화와 드라마, 영화는 살짝 제쳐두자. 편의성 때문이 아니라 일본 현대소설이 일류 현상의 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내 대형서점들에서 다른 어떤 외국서적보다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충무로 제작자들의 가장 열정적인 러브콜 대상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무라카미 하루키 이후의 일본 문학을 순문학의 상실로 여기며 무척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문학의 역할은 과거와 미래를 포괄하는 동시대의 모델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델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그의 명제를 전제처럼 들고 출발해야 할 듯싶다.
“나도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영화화하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이윤기 감독(<여자, 정혜> <러브토크>)은 영화화를 검토 중인 일본 소설 몇편을 갖고 있다. 그의 예민한 시선이 닿은 곳은 어딜까. “일상의 묘사나 감
충무로 日流 열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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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의 원작이 일본 소설이고, <올드보이>의 원작이 일본 만화이며,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원작이 일본 드라마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쩌다 뿌리가 닿았다고 열매의 시큼달콤한 맛과 꽃의 향기에 시비를 걸 수 없다. 어느덧 그 뿌리에 젖줄을 대려고 경합하는 충무로의 모습이 심상치 않게 변했다. 일본 판권 확보 경쟁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의 풍경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입도선매하려는 한때의 한류 열풍과 닮은 구석이 있다. 그러니 이를 두고 일류(日流)라 이름 붙여도 이상할 게 없다. 충무로의 일류 현상을 불러온 이유는 무엇이고, 그 기대효과는 어떤 것일까. 섣부른 판단이 곤란한 진행형 흐름이나 산업과 텍스트 양면에서 중간점검을 해본다.
일본 아사다 지로 원작, 홍콩 장백지 출연의 ‘선구적인’ 범아시아프로젝트 <파이란>이 성공했던 2000년대 초반의 풍경 두 가지. 하나, 일본 프로듀서가 박찬욱, 김지운, 정지우 세 감독에게 동
충무로 日流 열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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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걸즈> 가라사대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스윙을 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있다. 스윙을 하는 사람은 누구고, 하지 않는 사람은 누굴까. 재즈 용어 스윙엔 여러 가지 뜻이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언니 오빠들이 주장하는 건 이거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자기 인생을 즐기라는 것,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질이야말로 우리가 10대 때 꼭 갖추어야 할 첫째 덕목이라는 거다. 인생의 리듬에 맞춰 친구들과 함께 몸을 흔드는 ‘스윙’이 없으면 인생에서 무슨 재미를 찾을까. 왕따와 학교폭력과 대입 압박을 벗어나 세상을 다 가지는 ‘스윙’의 방법을 멋진 언니 오빠들에게서 한번 훔쳐보면 어떨까. 일단 10계명으로 맛 좀 봐라.
네 멋 대로 즐겨라 10계명
1. 동생 플레이스테이션을 팔아서라도 하고 싶은 걸 해라. <스윙 걸즈>
2. 완고한 아버지도 네가 하고 싶은 걸 결국 해낼 때는 속으로 좋아한다. <빌리 엘리어트>
3. 촌티 나도 너만의 취향을 가져
청소년을 위한 내 맘대로 즐겁게 살기 10계명 & 3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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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팀 로빈스씨. 벌써 지쳐 보이시는군요. 하긴, 이번엔 좀 먼 길을 왔습니다. 게다가 여기가 어디냐구요? 너무 어둡죠? 땅속이라고 하면 믿으실는지? 뭘 그렇게 놀라세요? 전화박스에도 갇혀보신 분이, 구덩이면 비교적 평범하죠. 아마 눈을 크게 뜨시고 주위를 잘 살펴보시면 누군가 보일 겁니다. 아, 찾으셨나요? 놀라진 마십쇼. 그냥 평범한 소년일 뿐이니까요. 아, 이름은 필리포라고 하는군요. 뭐라고 말을 거는군요. 대화를 나눠보세요. 저는 잠시 자리를 피해드리죠. (가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10여분 후) 아, 로빈스씨. 우신 건가요? 어느새 필리포와 친구가 되신 듯하군요. 재킷도 벗어주시고. 네, 뭐라고요? 어른들이 나쁘다고요? 돈 때문에 필리포를 그렇게 가둬둔 거라고요? (어른이 나쁘다고 욕을 하는 로빈스씨) 팀 로빈스씨, 당신도 어른인 것 같은데요. 누워서 침 뱉기 아닌가요? (필리포와 함께 위로 올라가려는 팀 로빈스씨) 아, 올라가시려고요? 밧
폐쇄공간을 여행하는 팀 로빈스를 위한 안내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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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의 앤디, 팀 로빈스가 감옥을 탈출한 것도 어언 10여 년. 강산도 변했을 시간인데도, 이런저런 까닭으로 세상엔 아직 감금되는 사람도, 감금하는 사람도 많다. 그 종류도 다양해 변태 오야지는 애견을 기르듯 여고생을 사육하고(<완전한 사육-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 멀쩡해 보이는 엄마 아빠는 ‘옆집 순이’를 땅속에 파묻으며(<아임 낫 스케어드>), 희대의 살인마라는 녀석은 애써 사람을 가둬놓고 게임이나 한판 하자고 덤빈다(<쏘우2>). 어디 이뿐이랴. 21세기의 감금은 시간과 공간도 초월하여, 17,576개의 미로 속(<큐브>)에 사람을 가두는가 하면, 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난데없이 전화해 하루종일 전화질이나 하자고 협박한다(<폰부스>). 아무리 탈출의 고수 팀 로빈스라 해도 10여년 간의 기술적, 시대적 변화에 버퍼링이 심할 터. 이에 ME 여행사가 팀 로빈스를 위한 ‘폐쇄공간 투어’를 기획했다. 199
폐쇄공간을 여행하는 팀 로빈스를 위한 안내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