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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김준한이 연기한 인물들은 은근한 파격을 품고 있다. 최근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그는 마약 범죄로 수감된 한양, 일명 해롱이(이규형)를 꾸준히 접견하는 동성 애인 송지원을 연기했다. <박열>의 다테마스 예심판사는 아나키스트 박열과 후미코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흔들린다. 흥미로운 것은, 김준한의 반듯한 얼굴은 오히려 반항과 거리가 먼 모범생에 가깝다는 것이다. “운 좋게 신인 때 맡을 수 있었던 센 캐릭터”들은 그런 그와 만나면서 보다 풍부한 결을 갖게 됐다.
위안부 관부 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가제)도 이런 행보의 연장선상일지 모르겠다. 그는 할머니들의 재판을 돕는 재일동포 변호사 이상일을 연기한다. 다양한 할머니 캐릭터를 담아낼 작품의 태도와 김준한의 이미지, 그리고 보다 깊어진 그의 연기적 고민이 어우러진 결과물이 기대된다. 눈에 들어오는 신인이라는 호평을 받기 위한 어떤 연기적 욕심은 없었냐고 묻자 “그런 게 아예 없었다고
[라이징 스타⑦] 김준한 - 반듯한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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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낯을 많이 가리나요?” 배우 이유진에게 던진 첫 질문이다. 카메라 밖에서의 그는 고요하다. 자작랩과 춤을 선보이며 무대를 활보하던 <프로듀스 101> 연습생으로서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긴장은 안 하지만 낯을 많이 가린다. 인터뷰할 때가 가장 쑥스러운 것 같다. 연기는 다른 사람이 되는 거지만 인터뷰는 사람 대 사람으로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니까.” 그렇게 이유진은 외적으로 표출하는 에너지보다 내면에 담고 있는 것들이 더 많은 사람이다. 그런 그와 꼭 닮은 캐릭터를 우리는 올해 극장가에서 만날 예정이다. 소지섭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제)가 그 작품이다. 죽었던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과 아들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일본 작가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에서 이유진은 남편 우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 “숫기가 많이 없는 친구다. 체육특기생으로 운동이 자기 인생의 전부였던 친구인데, 그
[라이징 스타⑥] 이유진 - 결함을 포함해, 인간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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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체질이다. 이선빈이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들려준 자신의 걸그룹 연습생 시절이 그랬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노래와 춤 연습이 끝나면 전단지 배부, 오리고깃집·삼겹살집·아이스크림 가게 아르바이트 등 온갖 종류의 일을 했다. 일이 끝나면 난방도 안 되는 연습실에서 쪽잠을 잤다. 김성훈 감독이 일찍이 세상에 눈을 떴던 그에게서 <창궐>의 사연 많은 여성 덕희를 발견한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곽시양의 애인으로 아주 잠깐 등장하는 <굿바이 싱글>이 그의 첫 영화 출연작이지만 제대로 된 연기를 선보이는 영화는 <창궐>이 처음이다. <창궐>에서 그가 맡은 덕희는 밤에만 출몰하는 ‘야귀’에 맞서는 이청(현빈) 무리의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활쏘기에 능하다. 이선빈은 액션 신이 많은 시대극인 만큼 “활쏘기, 말타기를 체화하기 위해 촬영 전 철저하게 연습”하되 덕희를 “연기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라이징 스타⑤] 이선빈 - 오래오래 빛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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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짝사랑도, 차인 적도 많다. (웃음)”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박규영이 연기한 소미는 ‘주원(이기우)바라기’다. 건축사무실 동료 문수(원진아)를 의도치 않게 곤경에 빠뜨릴 때는 약간 얄밉지만 대체로 귀엽고 발랄한 아가씨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5개월째 서울과 부산을 오가고 있다는 박규영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이목구비 때문에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대답이 예상 밖이다.
올해 극장가에서 그가 얼굴을 내비칠 영화는 <괴물들>(감독 김백준)과 <레슬러>(감독 김대웅) 두편이다. 2년 전 촬영을 일찌감치 끝냈던 <괴물들>은 박규영의 첫 영화 출연작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예리와 보경, 1인2역을 연기했다. 예리는 지적장애를 가진 순수한 소녀인 반면, 보경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연기 경력이 거의 없는 그에게 상반된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해야 했던 <괴물들>은 “호흡이
[라이징 스타④] 박규영 - 제이크 질렌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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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죄송했습니다. 쓸쓸한 퇴장. 다음엔 착한 녀석으로 뵙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배우 위하준이 SNS에 남긴 글이다.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그는 해성그룹 막내딸 서현(이다인)의 보디가드 ‘류’로 출연했다.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몸을 던져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우직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류의 진짜 정체는 부부사기단. 아가씨를 협박하려다 매서운 반격을 당하고 퇴장하는 류의 모습은 씁쓸함을 남겼지만 그의 반전 면모는 신인배우 위하준이라는 이름 석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기엔 충분했다.
아직 영화 팬들에겐 낯선 이름인 위하준의 데뷔작은 <차이나타운>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차이나타운의 실세, ‘엄마’(김혜수)의 오른팔인 우곤(엄태구)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공교롭게도 데뷔작인 <차이나타운>이 촬영을 시작한 날은 위하준의 생일이었는데, 그에게는 이 ‘우연’이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출연 분량은 적었지만 <
[라이징 스타③] 위하준 - 매력적인 액션영화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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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자도, 약간 떨어진 곳에 앉아 대화를 듣던 투자·배급사 및 홍보 관계자들도 수시로 박장대소했다. 김재영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키득거리게 되는 천진한 고등학생들을 닮았다.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20대 초반에 기숙사 공장 일을 포함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 해봤지만 31살이 된 지금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든지, 증권가 이야기를 다룬 영화 <돈> 때문에 일부러 주식을 시작했는데 잘 안 되는 바람에 독립에 실패했다는 엉뚱한 발언을 누가 예상이나 하겠는가. <돈>의 박누리 감독에게 “때 묻지 않은 소년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하니 “때는 좀 묻었는데…. 많이 묻지는 않은 건가”라고 반응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겠다는 계산도 그럴싸한 포장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을 것 같은 독특한 캐릭터. 이런 매력이 연기할 때도 녹아들면 꽤 재미있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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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②] 김재영 - 차별화? ‘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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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얼굴이 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목격하지 못한 이면의 이야기를 알고 싶고, 듣고 싶게 만드는 얼굴. 전소니는 그런 얼굴을 가진 배우다. 그녀가 연기한 인물들이 대개 마침표보다는 물음표의 여운을 남기는 건 전소니라는 배우가 지닌 특유의 미스터리한 기운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근작은 지난여름 개봉한 영화 <여자들>이다. 이 작품에서 전소니는 작가(이자 주인공) 시형에게 영감을 주는 네 여성 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찾았어요?”(소니) “네? 뭘요?”(시형) “그건 저도 모르죠.”(소니) 오키나와 해변에서 시형이 우연히 만나는 미스터리한 여자, 소니는 시형의 질문 공세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한편 허를 찌르는 말로 창작자로서의 시형을 자극한다. “볼수록 궁금해지는 사람,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고등학생 시절 처음 배우가 되기를 결심했던 순간부터 영원히 계속될 전소니의 바람이다. 지난해 <여자들>과 더불어 선보였던 독립
[라이징 스타①] 전소니 - 매번 다르게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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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씨네21> 기획회의에서 빠지지 않는 이슈. 올해 스크린에서 두각을 나타내 우리를 사로잡을 신인배우는 누가 될까? 늘 새로운 기획, 감독, 소재, 장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 새로움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줄 배우의 출현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감독, 제작사, 매니지먼트, 투자·배급사 등 영화계 각층으로부터 2018년 가장 주목할 만한 신예배우를 사전조사했다. 그중 선정한 배우는 김재영·김준한·박규영·성유빈·위하준·이선빈·이유진·이주영·전소니·최리 등 총 10인이다. 각 배우들 모두 <악질경찰> <독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곤지암> 등 올해 주목할 만한 화제작들을 통해 작은 역할이지만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자 한다. 이중에는 전작을 통해 이미 인지하지 못한 사이 눈에 익거나 눈여겨본 배우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그들의 이름을 하나씩 새겨둘 차례다.
올해 한국영화에서 당신이 기억하게 될 새로운 이름들 ① ~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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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입이 달린 얼굴.’ 이 미스터리한 제목의 의미를 영화는 마지막까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영화 작업을 할 때 제목을 빨리 정하는 편이다. 그런데 유독 이 영화는 그럴 수가 없었다. 시나리오를 다 썼을 때 한 여자의 얼굴이 불현듯 떠올랐다. 유화 물감을 두껍게 덧칠한 느낌의,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이었다. 입술이 아니라 입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그건 굉장히 추상적인 느낌의 이미지였다.”
김수정 감독이 떠올린 ‘파란입’을 가진 여성. 그녀가 이 영화의 주인공 서영(장리우)이다. 병든 어머니와 장애인 오빠를 둔 그녀의 삶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서영은 뭇 한국 독립영화에서 보아왔던 불우한 여성 캐릭터들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다. 그녀의 목표는 이 정글 같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이다. 병든 어머니의 병원비를 더이상 내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천하의 불효자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작업복을 빌려 주지 못하겠다는 동료의 외면에 브래지어 차림으
[여성감독②] <파란입이 달린 얼굴> 김수정 감독 - 불편한 정서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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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를 다룬다면 몽정도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 혹은 탐폰 광고하려고 영화 찍었냐. 이런 댓글을 읽을 때마다 ‘현타’가 오죠.”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의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김보람 감독의 말이다. ‘본격 생리 탐구’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지난 201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을 수상한 화제작이었다. 인류의 절반이 경험하고 있지만 아무도 소리내어 얘기하지 않는 ‘생리’에 대해, <피의 연대기>는 지역과 문화, 역사와 종교, 세대와 직종을 가로질러 다양한 담론을 펼친다. 말하자면 ‘월경에 관한 종합백과사전’ 같은 영화라고 할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피의 연대기>는 생리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와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관객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극장 개봉은 또 다른 장벽을 실감하게 했다고 김보람 감독은 말한다. “생리가 특별한 일도 아닌데, 별거 아닌 일로 굳이 영화까지
[여성감독①] <피의 연대기> 김보람 감독 - 생리를 생리라고 말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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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모든 남성 후보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제75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내털리 포트먼은 모든 후보가 남성감독만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국영화계도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여성감독의 영화는 물론이고 여자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조차 드물었던 지난 2017년의 한국영화계를 떠올려보자. 올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충무로 상업영화의 불균형한 성비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지면을 통해 말할 기회가 있을 듯하다. 이 지면에서는 독특한 감각의 영화를 들고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친 두 여성감독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영화 <파란입이 달린 얼굴>의 김수정 감독과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의 김보람 감독이 그들이다. 41회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파란입이 달린 얼굴>),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피의 연대기>)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에서 일찌감치 화제가
여성의 입으로 말하게 하라, 카메라를 든 여성감독들 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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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감독의 장남이 기념전을 찾았다고 들었다.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구성을 잘했다고 좋아해주셨다.
-기념전을 준비하면서 김기영 감독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점은 뭔가.
=김기영 감독 하면 그로테스크한 면모가 많이 부각됐었는데, 그의 영화들을 다시 보니 지금 봐도 세련된 영화언어를 구사한 작품들이었다. 조감독을 거의 두지 않고 시나리오부터 포스터 제작, 주제곡, 소품, 미술 등 거의 혼자서 작업하셔서 장면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구성됐다. 삶과 영화가 구분이 안 될 만큼 1년 내내 영화만 생각하고 준비하는 삶을 사셨더라.
-이번에 새롭게 다가온 작품이 있다면.
=<느미>(1979). 1980년대 초반 코리안 뉴웨이브의 단초로서 재평가가 필요한 작품으로, 배우 장미희씨가 말을 못하는 느미 역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촬영, 편집, 음악 등 영화의 스타일을 보면 김기영 감독님이 새로운 형식을 많이 고민하셨던 것 같다.
-기념전을 준비하면서 어
[김기영 기념전] 정종화 한국영화사연구소 선임연구원 - 김기영 감독의 영화언어를 재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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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감독님은 괴물이다. 용모부터가 그렇다. 6척의 큰 키와 거구의 몸체, 평생 감지 않은 우수수한 머리… 부릅뜬 가재 눈, 그리고 늘 경계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타인과 사물을 본다.” 김기영 감독 인터뷰집 <24년간의 대화>에서 유지형 감독은 대선배 김기영 감독을 기괴하게 묘사했다. <화녀>(1971)를 찍을 때 “쥐를 출연시키기 위해 집에서 사육하고 훈련까지 시켰고, 열댓 마리의 하얀 쥐를 까맣게 칠해서 촬영했으며, 촬영이 끝난 뒤 쥐들이 번식해 수백마리로 늘었다”(김기영 감독의 아들 김동원)는 일화만 봐도 김기영 감독은 괴짜였다.
생전 김기영 감독은 35년 동안 32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1960년대 유명한 감독들이 1년에 10편씩 만들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다. 필모그래피에서 빨간 줄로 따로 표기된 영화 11편은 김기영 감독이 이연호 <키노>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꼽은 자신의 대표작이다. <양산도>(1955), <10대의
한국영상자료원 김기영 20주기 기념전 ‘하녀의 계단을 오르다’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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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감독들의 신작은 언제나 흥분되는 소식, 놓칠 수 없는 감독들의 신작을 살펴본다. 먼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상상력이 다시 한번 발휘된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국. 정부에서 극비리에 운영하는 연구소의 물고기 인간이 언어장애를 겪는 연구소의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상상 초월 이야기. 물고기 인간을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는 음모에 맞서 엘라이자가 혼신을 다해 탈출을 돕는다(2월 22일 개봉). <셀마>를 연출한 에바 두버네이 감독이 판타지영화 <시간의 주름>으로 의외의 선택을 보여준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시간을 주름처럼 접는 5차원의 이동 원리를 알아낸 후 알 수 없는 힘에 의하여 어둠에 갇힌 물리학자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모험을 떠나는 소녀 메그(스톰 레이드)의 어드벤처영화다. 910억 광년의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신성한 존재의 출연
[외화 베스트⑭] 기예르모 델 토로·데이미언 셔젤 신작에 브래들리 쿠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