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람스 <바이올린/비올라 소나타 전집>(SKCD-L-0243~4 바이올린/비올라:닐스-에릭 스파르프 피아노:엘리자베스 베스텐홀츠)영국 음악은 ‘평정’을, 이탈리아 음악은 ‘일상’을 지향한다. 음악문화 전반이 그렇다. 프랑스 음악은 아름다움을 그리고 독일 음악은 순수를 지향한다.평정과 일상을 지향하는 것은 다소 과하더라도 과하지 않다. 음악은 ‘평정’, 그리고 일상과 상호 심화-확대 관계에 있다.하지만 ‘순수’와 ‘아름다움’은 다르다. 음악이 순수=아름다움 그 자체인 까닭이다. 순수가 순수를 지향한다… 순수의 순수, 예술의 예술, 아름다움의 아름다움, 이런 단어들이 함축 혹은 응축하는 어떤 ‘절대성’은 자칫, 파시즘을 낳는다.프랑스 문화의 ‘예술성’이 극우파를 온존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최근 프랑스 대선과 맞물린 ‘극우파 충격’을 보며 잠시 고개를 든 적이 있지만, 그건 아니다. 프랑스 문화는 ‘예술적’이라기보다는 ‘예술의 예술’이 인위-작위성을 발하는 면이 있으므로
브람스 <바이올린/비올라 소나타 전집>
-
언젠가부터, 백인들은 나쁜 놈들이라고 생각해왔다. 마이클 무어의 <멍청한 백인들>을 보기 훨씬 전의 일이다. 십자군전쟁으로 이슬람문명을 파괴한 것도 백인이고,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을 학살한 것도 백인이고,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도,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환경오염을 유발한 것도 모두 백인들의 짓이다. 그렇게 생각해왔다. 혹시 그런 선입관 때문에, <멍청한 백인들>이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올해 칸영화제 경쟁에도 오른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신랄하게 ‘백인’을 욕한다. 세계를 망치고 있는 미국과, 미국을 쥐고 흔드는 백인들을 씹어댄다. 미국의 제도적 부조리와 정경유착, 여성과 흑인에 대한 차별 등 미국사회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간다.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를 치밀하게 제시한다. 의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의석은 13%이고, 상위 500개 회사 중 496개는 남성이 경영한다. 연평균 흑인 수입은 백인 평균보다
마이클 무어의 <멍청한 백인들>
-
벌써 ‘난 나’라고 말하던 세대는 구리다. 지금 세대는 ‘넌 누구?’라고 물어본다. 아바타, 닉네임, 버추얼 아이덴티티. 이 세대의 연애 스토리는 ‘넌 누구?’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내러티브로 짜여진다. 너는 실제 너와 버추얼한 너로 나뉜다. 버추얼한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모든 버추얼한 존재는 ‘오프라인’, 즉 ‘실제 너’를 지닌다. 실제 너를 만나고 싶다. 그러나 실제 ‘너’를 만나는 일은 배반의 행위이다. 그것은 버추얼한 너와 일정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런 구조가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미 모든 ‘가면 놀이’가 이런 구조를 지닌다. 그렇다면 <후아유>의 해결방식은? 순하디 순하다. 버추얼한 너와 실제 너를 하나의 ‘너’로 정리하면서 끝난다. 그렇게 쉽게?방준석과 서준호가 음악을 맡았다. 방준석은 예전에 ‘유엔미 블루’라는 밴드를 했다. 그리고 어어부프로젝트를 위시한 각종 인디프로젝트에서 기타리스트로 세션을 한 바 있다. 그는 <
<후아유> O.S.T
-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아가사 크리스티/ 황금가지 펴냄/ 8천원셜록 홈스, 아르센 루팽, 애드거 앨런 포가 국내에 나왔다. 자, 다음은 누구? 애거사 크리스티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1차분 4권이 먼저 나왔으며 1권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 9편을 모은 <빛이 있는 동안>. 포와로가 등장하는 단편 <크리스마스 모험>, 소박한 트릭이 등장하는 <여배우>, 몽환적 낭만이 깃든 <꿈의 집> 등 크리스티 마니아를 만족시킬 신선한 단편들이 실려 있다.철이 없으면 사는 게 즐겁다홍성만, 설윤성/ 우물이 있는 집 펴냄/ 8800원젊은 부부가 3년만기 적금을 받아들고 세계를 향해 튀었다! <철이 없으면 사는 게 즐겁다>는 “삶의 직선궤도 대신 자유활강을 택한” 부부가 1년 동안 세계 32개국을 돌아다닌 여정을 적은 기행문이다. 여행지의 유물이나 유적에 대한 역사적 정보제공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겪고 듣고 느낀 바에 초점을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 철이 없으면 사는 게 즐겁다
-
-
살타첼로 내한공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월7일 7시30분/ DSD/ 1588-7890
<진도 아리랑> <나그네 설움> <옹헤야> 등 우리 음악을 단순한 재즈 스타일의 편곡이 아닌, 새로운 한국음악으로 바꿔 세계에 소개하고 있는 독일의 크로스오버 밴드 살타첼로의 세 번째 내한공연. 지난 공연 때 장사익, 해금 강은일, 소프라노 이정해 등과 협연했던 살타첼로는 이번에는 네명의 국악 연주자로 구성된 가야금 앙상블 ‘사계’와 협연, 가야금과 재즈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음악에 도전한다.
살타첼로 내한공연
-
DevilB’z 비잉뮤직코리아 발매새 음반이 발매될 때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일본 록그룹 비즈(B’z)의 영어 음반 이 발매되었다. 2002 한·일월드컵 공식 앨범에 수록된 외 4곡이 들어 있는 미니 앨범. 남성적 보컬이 오히려 현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 여자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활기찬 , 전반부의 기타연주를 보컬이 받아 현란하게 이어가는 등 비즈의 파워풀한 매력을 느끼기에 ‘딱’인 곡들이 실려 있다.Spinner Jump 슈가도넛 쌈지 발매2001년 ‘쌈지 싸운드 페스티발’에서 신고식을 치른 펑크밴드 슈가도넛의 첫 음반이다. 밴드 결성 뒤 첫 노래였다는 에 어린, 딴지를 거는 듯한 명랑함이 <책받침 아가씨> 등의 곡들에 깃들어 있다. 발라드곡인 <몇해 지나>, 복고적 느낌의 <몰라>와 <오예>, 감상적이면서 포근한 기타멜로디가 시종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집> 등 욕심껏, 그러나 소박하게 메뉴
Devil / Spinner Jump / 로망스 O.S.T
-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만화의 집 개관과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한 전시를 모아 ‘2002 서울만화한마당’을 개최한다. 5월25일(토)부터 28일(화)까지 4일간 개최되는 ‘서울만화한마당’은 ‘개관기념식’을 비롯하여 ‘우리만화영화축제’, ‘축구만화전 및 닥종이 캐릭터전’, ‘코믹마켓 등의 이벤트’ 등 총 4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축구만화전은 월드컵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만화전으로 60년대의 축구만화인 박기준의 <올림픽 소년>을 시작으로 이우정, 이향원, 이상무, 김철호, 오일룡, 전세훈, 박산하, 조재호 등의 축구만화를 소개한다. 70∼8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 중의 한편인 이상무의 <울지 않는 소년>이나 한때 많은 축구만화를 발표한 김철호, 오일룡 등의 만화는 30대에게 익숙한 추억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또한 5월25, 26일에 열리는 작가 사인회는 신일숙, 강경옥, 윤승운, 이희재, 이정문 등 모두 14분의 작가가 초청되어 풍성한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2 서울만화한마당 개최
-
이 시기, 이 잡지에 <색녀열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한 분이 있으면 인터넷의 자유게시판과 독자의견만 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씨네21>이 창간하던 해에 쓴 <오! 나의 여신님>에 대한 격렬한 반론을 마지막으로 기고하는 글마다 변변한 피드백 하나 없는 글발 약한 필자에게 그 위험은 달콤한 독이 될 수도 있을 터인데 결국 이 만화를 선택하고 말았다. <색녀열전>를 읽고 난 감상부터 먼저 싹둑 잘라 이야기하자면, 그다지 충격적인 경험도, 새로운 즐거움도, 잘 구성된 새 책이 주는 매력도 없었다는 것이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경험을 드러내지 못한 만화다.해석없는 뻔한 이야기출판사에서는 “밝히는 여자들의 섹시하고 통쾌한 성에 관한 만화”라고 설명했지만, <색녀열전>에서 그려진 성은 일본의 레이디스 코믹스의 솔직함이나 통쾌함에 비하면 훨씬 더 불투명하고 지겨웠다. 일본의 레이디스 코믹스까지 가
장차현실의 <색녀열전>
-
“더이상은 참을 수 없다! 방송법, 개정하라!!” 지난 5월21일, 250여명의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방송용 국산 창작애니메이션 의무방영 총량제 관철을 위한 방송법 개정 서명운동 발대식 및 법개정 촉구 결의대회’는, 현행 국산 TV애니메이션 의무방영제를 더이상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애니메이션계의 응집된 결의를 담아낸 행사였다. 똑같은 작품을 100번 이상 틀어도 방영비율만 맞추면 되는 파행적인 현행 의무방영제 속에서, 국산 창작물이 갈 곳 없어진 지는 벌써 오래다. 이번에 소개하는 26부작 TV시리즈 <검볼걸즈>처럼, 아예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작품이 증가하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기어씨지아이가 기획중인 <검볼걸즈>는 4명의 여고생으로 구성된 록밴드 ‘검볼걸즈’의 모험을 다룬 3D애니메이션이다. 검볼걸즈는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를 돌면서 공연한다. 주인공 쥬시, 페퍼민트, 레인보우, 슈거프리는 투어 콘서트 일정 속에서 악기 세
소녀들아, 기회의 땅으로! <검볼걸즈>
-
60년대 영화에는 세계 정복을 꿈꾸는 집단과 싸우는 스페셜 에이전트가 자주 나온다. 시리즈를 필두로 <세인트>, 언클의 나폴레옹 솔로가 활약하는 TV시리즈 등 대단한 걸작은 아니라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이런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은 반반한 외모와 말쑥한 의상, 느끼한 말솜씨다. 북슬북슬한 가슴털과 팽팽한 엉덩이도 빼놓을 수 없다. 악당의 정부나 동료 요원, 적국 스파이, 순박한 원주민 처녀의 헌신이 없이는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이런 영화는 머리를 비우고 보는 게 보통이지만 그래도 노골적인 남근 중심주의가 불편할 때도 있다. 파트너가 007보다 더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이더라도, 여성 상관이 나오더라도 영화 속에서 여자가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 수동적 아이템인 건 달라지지 않았다. 볼 때야 별 생각없이 흥미진진했더라도 여자 입장에서 나중엔 왠지 울컥하는 게 시리즈다. 영화 속에선 요염하게 미소만 짓고 있지만 혹시 본드걸들도 비슷한 생각을
<노 원 리브즈 포에버>
-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영화음악 작곡가를 꼽는다면 대니 앨프먼, 존 윌리엄스, 제임스 호너 등이 있지만, 한스 짐머야말로 블록버스터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작곡가가 아닐까 싶다. <글래디에이터> <진주만> <블랙 호크 다운> 그리고 곧 개봉할 <스피릿>까지 모두 한스 짐머 특유의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감동이 배가되는 작품들이다. 고맙게도, 한스 짐머의 영화음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이트가 있다.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그의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하여 이제는 늙어 죽을 때까지 좋아할 것 같다고 고백하는 주인장의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개인홈페이지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필요한 정보에만 치중하느라 자칫 딱딱해질 수 있었을 텐데, ‘좀머씨가 아닙니다, 짐머씨입니다’ 같은 재치있는 코멘트들이 중간중간 있어서 한결 여유있어 보인다. 뮤직박스 코너에서는 주옥같은 스코어들
<영화의 날개 한스 짐머> 홈페이지
-
세상에는 참 희한한 방법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해낸 사례들이 많이 있다.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쓸 수 있는 Linux라는 OS를 CD에 구워서 몇 가지 설명서와 함께 박스에 담아 파는 황당한 사업으로 일약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회사로 주목받은 Red Hat이나, 약간의 탄산가스를 넣은 설탕물을 ‘콜라’라는 이름으로 팔아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기는 코카콜라 같은 회사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남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창의적인 기업가와 그 시도를 자연스럽게 뒷받침해주는 이른바 ‘운대’가 맞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벽돌모양의 플라스틱 장남감 하나로, 지난해 무려 1조6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모으고 그중에서 660억원을 이익으로 남긴 레고사도 그런 전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1932년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서 한 목수가 우연히 만들어낸 벽돌 모양의 나무 장남감에서 시작된 레고는, 지난 70
레고 블록으로 먼저 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
-
켄 로치는 영국뿐만 아니라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감독이다. 1962년 의 견습감독으로 영화경력을 시작한 그는 1968년 첫 극장용 장편영화 <불쌍한 소>(Poor Cow)를 만든 이후, 한편으로는 검열과 싸우고 또 한편으로는 부족한 제작비 마련을 위해 분투하면서 일관되게 자신의 영화에 노동자 계급의 목소리를 담아왔다. 그의 비판적 시선은 ‘자본’과 보수당을 넘어 제도화된 노동당을 겨냥하고 있을 만큼 철저한 것이었지만 그의 영화세계는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밝고 경쾌하다. 그만큼 노동자 계급과 하층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한 것이었고, 그의 작품들은 ‘인물의 내면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기록’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한편 그의 영화세계는 30년대 스페인내전을 다룬 95년의 <랜드 앤드 프리덤> 이후 영국 노동자 계급의 일상을 벗어나 ‘세계화’된다. <빵과 장미>는 이러한 그의 영화경력이 온전하게 담겨 있는 작품이다.성·언어·계
골수 좌파 감독 켄 로치의 영화세계
-
Scary Movie 2 2001년, 감독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출연 말론 웨이언스, 셰인 웨이언스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3 출시사 시네마 서비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패러디로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무서운 영화>의 속편. <스크림> 등 10대를 겨냥한 공포물을 주로 패러디했던 전편과 달리 <미녀 삼총사> <엑소시스트> <미션 임파서블2> <한니발>은 물론 <헌티드 힐>과 <데스티네이션> 그리고 <왓 라이즈 비니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패러디했다. 전편을 뛰어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지만 완성도면에서는 떨어진다. 서플로 영화 뒷이야기와 삭제된 장면 모음, 포토 갤러리, 특수효과 제작과정 등을 담았다.▶ <무서운 영화2> 자세히 보기
무서운 영화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