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대 흥행사 배창호 감독의 저예산영화, <길>의 지난한 여정
<흑수선> 이후 2년이 지났다. 배창호 감독은 다시 저예산영화 <길>을 들고 찾아왔다. 개봉시기는 잡히지 않았고, 언제 이 영화를 볼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씨네21>은 한국 중견감독의, 오랜만의 신작이 어서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영화 <길>의 고된 제작의 길과 그 작품의 길, 그리고 감독이 말하는 신념의 길을 함께 싣는다.
배창호 감독의 새 영화 <길>은 그가 자주 쓰는 표현처럼 “굳은 신념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그런 영화이다. 사비를 털고, 친지들의 주머니를 뒤져 제작과 감독을 겸하면서 <러브스토리>(1996)와 <정>(1998)을 완성했지만 관객의 발걸음은 늘어나지 않았다. 그뒤 주위의 기대를 모으며 미스터리스릴러물 <흑수선>(2001)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불시착한 영화처럼 보였다. 그것을 배
용서의 드라마로 돌아온 배창호의 신작 <길> [1]
-
“과연 그녀는 사자굴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요? 다음주 후속편을 기대하세요!” 사상 최초의 영화 예고편은 1912년 뉴욕에서 상영된 <캐슬린의 모험> 말미에 불쑥 등장했다. 뉴욕 광고인들이 세운 내셔널 스크린 서비스사가 독점 제작한 초기 예고편들은 도리어 극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제공됐다. 독점 생산된 초기 트레일러들은 스펙터클과 스타, 최대한 두꺼운 글씨체의 타이틀에 곡마단 사회자풍의 내레이션이 버무려진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몰개성한 예고편의 밀물 속에서도 데이비드 O. 셀즈닉, 세실 B. 드밀, 앨프리드 히치콕 같은 흥행사들의 감각은 빛났다. 특히 <싸이코> 예고편에서 베이츠 모텔 동네의 투어를 행했던 히치콕은, <로프> 예고편을 극중 인물이 영화 속 사건이 터지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는 프롤로그로 연출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 상업적 편집기교를 업그레이드한 할리우드 예고편은 1975년 <죠스>가 TV광고와 전미 대규모 동시개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4] - 헐리우드 예고편 / 국내 예고편 제작진
-
지금까지 나온 국내영화 예고편을 통틀어서 최고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이 리스트는 예고편 감독들과 마케터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회자된 예고편들을 중심으로 했고, 그중 독특한 시도나 내적 완성도로 높이 평가받은 작품들을 추려 완성했다. 진정 최고인가 하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겠지만, 다시 곱씹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의 장점은 분명히 갖고 있는 예고편들이다.
<하류인생> : 신중현의 기타 선율위에 강렬한 액션신
뮤직비디오 형식을 취한 <하류인생> 1차 티저 예고편은 던지는 첫인상이 매우 강렬하다. 강한 콘트라스트와 거친 입자로 흔들리는 화면은 군중 액션신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잡은 두 주인공의 얼굴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에코 효과를 입힌 낭만적인 대사들로 가끔씩 귓전을 울린다. 공들여 촬영한 연출 컷으로 보이는 이 화면들은 모두 영화에서 따왔다. 이 예고편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소는 <하류인생>의 음악감독을 맡은 신중현의 기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3] - 국내 예고편 베스트
-
형식과 내용을 교차하며 유형별로 보기
영화제작에서 마케팅의 영역에 속하는 예고편은 자신의 아버지인 광고처럼 ‘순간’의 예술이다. 다른 아버지인 영화의 본편은 가끔 자신을 떠올려주는 팬이나 다른 채널에 의해 뒤늦게 부활하고 복권되지만 예고편은 사람들이 본편을 기다리는 정해진 순간에만 자신을 드러내고 본편이 개봉되면 기억에서조차 말끔히 사라진다. 예고편을 제작하는 전문가들도 최근의 예고편들을 주로 기억하는 것은 그러한 예고편의 숙명에서 비롯된다.
“할리우드에서도 극소수의 티저를 제외하면, 예고편 개별 제작은 없다”라고 자탄하는 한 예고편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자기 부정이 기묘하게 섞여 있다. CF 감독, 예고편 전문 감독, 본 영화의 조감독, 영화감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방법론으로 연출하는 한국영화의 예고편들은 자신들의 아버지인 현대 한국영화처럼 강한 개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과잉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러한 활발하고 다양한 예고편 제작활동은 한국영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2] - 유형별로 보기
-
-
메이킹 필름,드라마 패러디,뮤직 비디오 등 형식&내용 파격
관객몰이 120초의 승부 - 예고편의 ‘때깔’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영화의 예고편이 달라지고 있다. 인상적인 영화 컷을 끌어모아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려주던 단순한 클립에서 벗어나 독특한 기획력과 아이디어, 형식이 총동원된 예고편들이, 때로는 영화 본편과는 상관없이 예고편만으로 경쟁하듯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30초에 모든 것을 걸고 소비자에게 구애하는 광고처럼, 지금의 한국영화 예고편들은 2시간짜리 영화를 2분 안에 설명하고 관객의 옷자락까지 물고늘어져야 한다는 자신의 숙명을 너무도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TV광고보다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때론 본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구성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예고편들. 이런 예고편들이 어떻게 기획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를 고집하는 A모씨.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관람하러 극장에 갔다가 이상한 예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1]
-
<안녕, 파파> <좋아하게 될 사람>내게 <좋은 사람>에서 <최종병기 그녀>로 이어져온 다카하시 신을 뒤적이는 건, 여름날 물청소를 하다 깨진 교실의 유리창을 줍는 마음이다. 거기에는 누가 읽어도 부담없는 담백한 사랑 이야기가 있다. 여느 착한 만화들처럼, 삶에는 서늘한 그림자가 깃들어 있지만 그곳 옆에는 언제나 따뜻한 햇살이 있음을 믿으라고 한다. 하지만 그 옆 살짝 비켜간 곳에는 그 사랑에 대해 ‘이제 그럴 나이가 아냐’라고 말하는 냉담한 현실 인식이 있다. 거기에 반항하며, 내일 가장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할 게 분명한 사랑을 붙들고 있는 바보들도 등장한다.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삼등신의 난폭한 개그도, 우리를 민망하게 만드는 절벽 가슴 소녀의 섹스신도 있다.그가 내놓은 두권의 단편집(시공사 펴냄)이 그 조각난 세계를 가지런히 주워 담아줄지 아니면 더욱 많은 조각들로 우리를 어지럽게 할지 짐작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카하시 신의 꾸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연애담, 다카하시 신의 두 단편집
-
공짜만화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만화방에서 한권값 내고 친구와 돌려보다가 면박당하는 건 예전 일이다. 포털 사이트마다 공짜 만화가 널려 있고, 조금만 손품을 팔면 방금 대여점에서 빌려와서 스캔 떴다는 신간만화들을 공짜로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만화를 보기 위해 수고하기란 여간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힘들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길이 가는 만화 사이트가 있으니, 악진(http://www.akzine.com)이라는 웹진이다. 악진이란, 비명소리인 ‘악’과 웹진의 ‘진’을 합쳐 만든 말이라고 한다. 비명만큼이나 악 소리 나는 소개글이 있다. 일부를 옮기면 이렇다. “절대 오프라인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만화를 선보인다. 만화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저주받은 장르를 보호한다.” 정말 그렇다. 악진에는 별별 만화들이 다 들어 있고, 이런 만화를 오프라인에서 출판해줄 곳은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 재미있고, 한편으로 불편하고 불쾌한 것도 많다.인터넷 만화방의 대부분은 종이만화의 재탕에 불
악!소리 나는 온라인 만화방, <악진>
-
어머니에게 보내는, 뒤늦게 쓴 반성문
-작가 노희경이 말하는 <꽃보다 아름다워>
=묻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고독>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한때 자신들이 추앙해 마지않던 작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을 때부터. 결국 2년 뒤 <꽃보다 아름다워>란 드라마와 함께 무덤에서 걸어나온 노희경에 대한 궁금증과 조급증은 최종회를 쓰기 위해 “점이 돼서 안 보일 만큼” 말라버린 그의 목에 빨대를 꽂는 만행을 저지르게 만들었다.
-<고독>을 끝내고 꽤 방황했던 것으로 안다.
=배운 게 많았다. 내가 어느새 장사를 하고 있구나, 같지도 않은 기교를 부리는구나, 섣부르게 이 정도쯤이면 드라마의 무게감을 줄 수 있겠지,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게 시청자들에게 들키니까 창피했다. 결국 내가 제일제일 싫어했던 작가가 돼버렸구나, 정말 바닥을 쳤다는 생각이 끔찍하게 들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느낀 치욕감 같은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른 드라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2]
-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하는 영자씨”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다. 태어나 얼굴 한번 못 보았다 해도, 혹 더이상 볼 수 없다 할지라도. 세상에 난 모든 것들에겐, 엄마가 있다. 이 분명한 사실이 어쩌면 ‘마니아 드라마’나 ‘배고픈 명예’ 등으로 수식돼왔던 노희경 작가의 신작, <꽃보다 아름다워>를 시청률 20%에 가까운 대중적 지지로 이끌었는지 모른다. 부모와 자식에 대한, 혹은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인 <꽃보다 아름다워>는 노희경 드라마의 종합판이자, 확장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뒤늦은 반성과 <거짓말>의 안타까운 선택, <슬픈 유혹>의 벅찬 포옹과 <바보같은 사랑>의 미련한 기다림을 경유해 비로소 도착한 안도의 화원(花園). <고독> 이후 가장 고독한 한철을 보낸 작가 노희경의 꽃 같은 귀환, <꽃보다 아름다워>는 왜 아름다운가.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바보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1]
-
# 4 감독 맞아? 배우 맞아?
“이왕 바깥 바람 쐰 김에 제작진에 얹혀지내면서 휴가나 보내자고 맘먹었습니다. 도시락 나오겠다 숙소 있겠다, 금상첨화지요. 그런데 얼마간 섞여 있다 보니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뭣보다 감독과 배우 사이가 듣던 것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저도 영화에 대해서 좀 알거든요. 춤이라는 게 테크닉만 갖고선 안 되거든요.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시는 파트너를 배려하려면 박학다식해야 하죠. 그래서 말인데 영화는 감독 예술 아닙니까. 그런데 배우가 감독 무시하고 반기를 드는 일이 종종 있더라니깐요. 더 이상한 건 촬영이 끝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감독과 배우가 사이좋게 차를 타고 가더란 말이죠.”
박정우 처음엔 날 감독이라고 생각도 안 했는지 무시 많이 했지.
이성재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영화 찍긴 나도 처음이라고. 대사 어미 하나 내 맘대로 했다고 화를 내놓고선. 대사 입에 들러붙게 쓰는 재능은 알겠는데, 자기가 무슨 박수현(김수현 작가를 빗대서)인 줄 알고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2]
-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이성재(34)와 박정우(35) 감독은 종종 밤샘 통화를 시도한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 일이다. 촬영현장에서 그렇게 붙어다니면서 떠든 것도 모자라(심지어 집도 지근이라 촬영장을 오가는 동안 이성재가 운전하는 차에 박정우 감독이 동승했다) 집에서까지 교신을 시도하냐고. 본인들 스스로 ‘미친 짓’이라면서 수화기를 들곤 한다니 못 말릴 일이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4월9일 개봉하는 <바람의 전설>은 두 사람을 더욱 각별하게 만든 계기임에 틀림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로 만나 인연을 이어온 이들이 이번엔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온 세상이 춤바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는 <바람의 전설>은 제비라고 불리지만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처하는 춤꾼 풍식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클로즈업한 영화. 성석제의 소설 <소설쓰는 인간>이 원작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1]
-
‘소문’보다 먹을 것이 많기로 유명한 잔치, 서울여성영화제가 4월2일부터 9일까지 신촌 아트레온과 녹색극장에서 열린다.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물결’ 부분의 33편을 포함해 20개국에서 온 73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새로운 물결 부문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신인 여성감독들의 약진. 개막작 <인 더 컷>의 제인 캠피언, 이사를 둘러싼 다양한 가족관계의 풍경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이사 소동>의 샹탈 애커만 등 유명 감독뿐 아니라 근래 1~2년새 세계 영화계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시그리드 알노아, 줄리 베르투첼리, 빕케 폰 카롤스펠드 감독의 데뷔작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영페미니스트 포럼’은 여성영화제에 새로운 세대의 ‘젊은 피’를 두배로 채울 섹션. 포르노 산업을 둘러싼 도전적 시각이 돋보이는 <벌거벗은 페미니스트> 외에, 중범죄를 저지른 소녀들의 이야기 <소녀시대>, 힙합을
다음달 2일 서울여성영화제 ‘레디 고’
-
<바람의 전설>(4월9일 개봉), <더티 댄싱>2편(4월15일 개봉) 등 올 봄 극장가에 불 ‘춤바람’의 첫 스탭을 밟는 영화 <허니>가 26일 개봉한다. 거리와 뒷골목에서 아이들이 추는 힙합 춤을 스크린 안으로 옮겨온 <허니>는 매력있는 춤꾼의 꿈과 투쟁이라는 면에서 80년대 춤영화의 최고 인기작이었던 <플래시 댄스>와 같은 모태를 가지고 있다. 뉴욕 브롱크스의 청소년 센터에서 댄스 강사를 하는 다니엘즈(제시카 알바)의 꿈은 전문 안무가가 되는 것이다.
연줄도 돈도 없어 번번이 오디션에 낙방을 하던 어느 날 댄스바에서 발휘한 실력이 유명한 뮤직비디오 감독에 눈에 띄면서 다니엘즈는 쇼비즈니스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역학논리 앞에서 그가 꿈꾸던 춤의 세계는 치졸한 욕망과 권력의 투기장으로 변질된다.
<허니>는 ‘춤의 달인’이 되고자 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플래시 댄스>와 통하지
[새영화] <허니>
-
최 형사(양동근)가 뛴다. 죽어라고 달아나는 범인을 죽어라고 쫓아간다. <와일드 카드>에서도 그랬지만 양동근의 뛰는 폼과 표정엔 독특한 향기가 있다. 이 악물고 뛰는 그 에너지는 정의감이나 투철한 직업의식의 발로라기보다 어떤 반항같다. “내가 왜 이 X같은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것밖에 할 게 없어, 젠장!”하고 뇌까리는 것같다. 자신과 일, 세상에 대한 냉소를 자기 몸에 대한 학대로 푸는 듯한 느낌.
사건이 지겨운 양동근, 시골이 지겨운 황정민,,탄탄한 대비 강요없는 웃음
뛰다가 범인이 차를 타고 달아나니까 차의 창문을 붙잡고 매달린다. 몸이 질질 끌려가는 그 와중에 얼굴에 햇볕이 스치고 지나간다. “아! 햇살…” 하는 그의 독백은 죽음의 공포에 대한 역설적 표현이기도 하다. 가까스로 살아나 다시 쫓다가 폐쇄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갇힌다. 한 겨울에 삼일동안 갇혀 있으면서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 신문의 여행기사를 본다. 강원도 정선군 한 마을의 숲 사진. “저기
[새영화] <마지막 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