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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는 지역 민영방송 <KNN>이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로 한반도 국립공원 22곳을 탐방한다. 해당 방송국의 기획특집국장이기도 한 진재운 감독은 전작 <물의 기억> <위대한 비행> 등에 이어 관심사인 환경과 생태라는 주제를 전국에 걸친 한반도 국립공원으로 규모를 키워 펼쳐낸다. 형식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절경이 주는 시각적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촬영기법을 구사한 점이 눈에 띈다. 상공촬영, 타임랩스, 슬로모션, 고속촬영, 고화질, 극단적 와이드 숏과 접사, 심지어 CG까지 망라하는 데서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진다. 내용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풍경뿐 아니라 그 속에 사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인물과 동물을 담아내는 것으로 산과 바다와 생물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연으로서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산봉우리를 넘나드는 구름은 물과 같고 망망대해에 불쑥 솟은 바위는 산과 같다고 말하며 경계 없음의 이치를 전달하려 애쓴다. 다
[리뷰] ‘무경계’,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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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요즘 들어 부쩍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초등학생 5학년 아들 미나토(구로카와 소야)가 신경 쓰인다. 학교에서 상처를 입은 채 귀가할 뿐만 아니라 담임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폭언까지 들은 정황이 확인되자 사오리는 참지 못하고 학교를 방문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대응을 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담임교사 호리 역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엄마 입장에서 아무 의미 없는 시간들을 흘려보내던 어느 날, 영화는 이야기의 시작 지점으로 시계를 돌린 뒤, 호리의 시점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밝혀지는 사실은 이 일의 중심에 미나토의 동급생인 요리(히이라기 히나타)가 있었다는 것이다. 호리의 입장을 모두 보여준 영화는 이제 다시 미나토와 요리에게로 이야기의 시점을 옮겨 가려져 있던 진실한 감정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시작한다.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시 한번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작품이다. 이번 주인
[리뷰] ‘괴물’, 영화가 던지는 질문, 과연 괴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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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상공에 미지의 초대형 디지타마(디지몬 알)가 나타난다. 이에 산해(가타야마 후쿠주로)와 브이몬(노다 준코)을 비롯한 <파워 디지몬> 시리즈의 선택받은 아이들이 나선다. 그러던 그들이 루이(오가타 메구미)와 마주친다. 루이는 자신을 디지몬과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인간으로 소개한다. <디지몬> 시리즈의 등장 이후 늘 미지의 존재로 남았던 최초의 선택받은 아이가 나타난 것이다. 또 루이는 파트너 디지몬이었던 웃코몬(구기미야 리에)을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한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디지타마와 접촉해 루이의 과거를 직접 체험하기에 이른다. 어릴 적 루이는 가정에서 학대당하던 아이였다. 그러던 루이는 우연히 웃코몬을 만났고, 웃코몬은 친구를 갖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루이의 소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소원의 방향성은 점차 비뚤어졌고 루이와 웃코몬의 관계는 종결을 맞았다. 이윽고 초대형 디지타마의 정체가 루이의 소원을 다시 들어주려는 웃코몬임이 밝혀진다.
<디지몬 어
[리뷰] ‘극장판 파워 디지몬 더 비기닝’, 선택받은 아이에서 선택하는 인간으로, 모험이란 끝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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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레슬리(앤드리아 라이즈버러)가 복권에 당첨돼 행복을 누린 것도 잠시, 곧 그녀는 술에 빠져 상금 전부를 탕진한다. 시간은 어느새 6년이 흐르고 레슬리는 방세조차 내지 못해 모텔에서 쫓겨난다. 그녀는 염치도 없이 아들 제임스(오언 티크)의 집에 잠시 얹혀살기로 하는데, 제임스는 집에선 절대 술을 먹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제임스가 일을 간 사이 레슬리는 온 집을 뒤져 찾아낸 돈으로 술을 사먹는다. 이를 알아챈 제임스는 실망하고 엄마를 내쫓는다. 제임스는 고향에 사는 더치 아저씨(스티븐 루트)에게 엄마의 거처를 부탁한다. 아들 덕분에 간신히 방 한칸을 얻은 레슬리는 또다시 술집으로 향한다.
<레슬리에게>는 한 싱글맘이 복권 당첨 후 망가진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시대착오성이다.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레슬리가 담긴 빛바랜 사진의 속 시간대는 추측건대 1970년대처럼 보인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년 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리뷰] ‘레슬리에게’, 잊힌 70년 미국 독립영화의 정취 속에 희망을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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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아줌마’ 림메이화(훙후이팡)는 이제 곧 1인 가구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 후 빈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들이 독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인 림메이화는 연말을 기념해 아들과 한국 패키지 여행을 계획하지만, 급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해 홀로 한국 땅을 밟게 된다. 그런 림메이화를 여행사 가이드 권우(강형석)가 맞이한다. 권우 또한 림메이화만큼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최근 사채업자로부터 빚을 진 것을 빌미로 가족과 별거를 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인원 통솔에 집중하지 못하던 권우가 림메이화를 서울의 외딴곳에 홀로 남겨둔 채 떠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아는 한국말이라곤 드라마에서 여진구 배우를 통해 배운 몇 마디가 전부인 림메이화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은 착한 마음씨를 지닌 아파트 경비원 정수(정동환)다. 그런 정수 역시 현재 혼자 쓸쓸한 황혼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허슈밍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
[리뷰] ‘아줌마’, 모두를 만족시키며 품위까지 잃지 않는 멋진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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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학원 강사 영호(이동욱)는 첫 수업 시간부터 탁월한 외모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을 만큼 미남이지만 세속적인 인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회식을 멀리하고 혼술을 즐기는 그는 자신만의 싱글 라이프를 전시한 사진에 감성적인 문구를 곁들인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파워 인플루언서가 됐다. 한편 도시별 싱글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 ‘싱글 인 더 시티’를 준비 중인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은 싱글이라더니 갑자기 임신을 했다는 작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기획에 부합하는 작가를 고심하던 현진에게 출판사 대표 진표(장현성)가 영호를 추천한다. 영호에게도 작가 등단의 꿈이 늘 가슴속에 남아 있었기에, 에세이 시리즈의 한 꼭지인 ‘싱글 인 서울’을 맡는 건 꽤 솔깃한 제안이다. 하지만 얼굴도 보기 전에 현진이 영호를 뒷담화하는 현장부터 들키는 등 어쩐지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린다. 알고 보니 둘은 대학 선후배였는데, 영호는 현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그리 다정하지 않게 군다. ‘혼자’에
[리뷰] ‘싱글 인 서울’, 첫사랑을 교열하다 발견한 오류, 온전히 마주해야 가능한 그 다음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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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지 1년이 훨씬 넘었고, 피칭이나 마켓에도 등장하지 않은 작품이 TCCF에서 화제를 모은 까닭은 대만 내 <시맨틱 에러>의 인기 때문이다. 작품의 바탕이 된 웹소설과 웹툰은 대만 최대의 프랜차이즈 서점인 성품서점의 번역문학 판매 순위에서 10위권을 기록했고, 포토 에세이북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밖에 주연배우의 생일 카페가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등 한국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작품에 참여한 김수정 감독, 이하은 기획 PD가 TCCF를 찾았다. 마스터클래스의 연사로 선 이들은 BL 드라마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시맨틱 에러>를 성공시킨 전략을 들려주었다.
- <시맨틱 에러>를 향한 대만의 반응이 뜨겁다. 인기를 체감하나.
김수정 나는 오늘 울 뻔했다.
이하은 <시맨틱 에러>의 팬들이 선물과 편지를 잔뜩 건네주셨다. 작품의 팬덤이 기획 PD의 선물까지 챙겨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대만 팬들로부
[인터뷰] 장르 확장으로 BL 드라마의 대중화를 꿈꾼다, <시맨틱 에러> 마스터클래스 연사 김수정 감독, 이하은 기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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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 마스> 등에 참여하며 미국 TV드라마 작가 겸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아델 림 감독은, 할리우드 아시안 웨이브의 서막을 연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2021)의 각본을 쓰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초 결함투성이인 20대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린 <조이 라이드>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까지 마친 아델 림 감독이 TCCF 인더스트리 섹션의 토크 프로그램 ‘아시안 라이징 파워 인 할리우드’의 연사로 참여해 현재 할리우드에서 아시안 스토리텔링이 가진 위상을 들려주었다. 아델 림 감독과 단독으로 만나 나눈 대화를 전한다.
- 한국 콘텐츠를 포함한 아시아 문화의 달라진 위상을 현지에서 체감하나.
= 지금껏 할리우드에서 영화와 TV 드라마를 쓰고 제작해오며 한국 드라마를 각색해보자는 시도를 제안받기도, 제안하기도 했다. 근래 들어 수많은
[인터뷰] 내가 속한 세계를 그릴 때의 해방감이란!, ‘아시안 라이징 파워 인 할리우드’ 토크 참여한 아델 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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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대만은 동양 국가와 서양 국가의 교차점에 자리했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 속에 흐르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대만이 지닌 강점이다.” 2023년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aiwan Creative Content Fest, TCCF)의 개막식 주빈으로 참석한 정원찬 대만 행정원 부원장의 개회사 일부다. 동서 문화의 교섭지 대만은 콘텐츠 강국으로의 비상을 준비 중이다. 올해 대만은 국가 차원의 문화 콘텐츠 산업에 투자한 기업에 투자금을 세액공제해주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융성에 그 어떤 나라보다 열을 올리는 중이다.
TCCF는 문화 특구로 발돋움할 대만에 추력을 제공하는 계기로 기능하기 충분하다. 올해 개회 4년차를 맞는 TCCF가 11월7일부터 12일까지 타이베이의 쑹산 문화창의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TCCF는 대만 내 문화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기관인 문화부 산하 대만콘텐츠진흥원(TAICCA)이 주최하는 대규모 콘텐츠 교류의 장이다. 올해 TCCF는 29개국에서
[기획] 아시아 문화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만나다,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CCF)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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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배우고 <책의 말들>을 넘어 <겨울의 언어>를 짓는 작가, 유튜브 <겨울서점>의 운영자,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의 DJ, 클래식을 사랑하고 피아노를 두드리고 춤을 추는 예인, 그러나 눈 밝은 친구들인 이슬아, 이훤 부부와의 수다에 따르면 오히려 무인의 성정에 가까운 김겨울에겐 다재다능이라는 수식어가 식상할 지경이다. <겨울의 언어>는 그처럼 수많은 김겨울의 다양태를 담고 있는 여러 글들을 엮은 산문집이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씨네21>의 ‘디스토피아로부터’와 <릿터> <자음과 모음> <보스토크> <서울 리뷰 오브 북스> 등 각종 지면에 수록한 원고를 재배열하고, 가장 최신의 김겨울이 담긴 새 글을 일부 더해 총 3부로 구성했다. “깊이 잠수하거나 웃기고 싶어 안달난 두개의 다른 자아”가 때로 팽팽하게 교차하는 이 책이 흥미
[인터뷰] ‘겨울의 언어’ 김겨울 작가, 나를 던지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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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명필름은 파주로 터를 옮기면서 명필름 사무실과 제작실 그리고 영화관을 운영하는 명필름아트센터, 영화 인재를 양성하는 명필름 영화학교를 세웠다. 어느덧 파주출판도시의 터줏대감이 된 명필름의 신작 <싱글 인 서울>은 <접속> 이후 무려 7편의 로맨스영화를 만든 명필름이 파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한껏 활용해 효율적으로 찍은 로맨스영화다. 극 중 등장하는 출판사 사무실, 영화관 등 주요 로케이션을 명필름 건물 혹은 파주출판도시에서 찾았다. <접속>의 PC통신, <후아유>의 아바타 등 당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끌어오는 것이 명필름표 로맨스영화의 특징이라면, 이번에는 싱글 라이프와 인스타그램을 꼽을 수 있겠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이길 택한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을 만나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쓰다가 사랑이 싹트는 로맨스영화다. 지질했던 시절 첫사랑에 대한 회고를 담았다는 점에서
[인터뷰] ‘싱글 인 서울’ 심재명 명필름 대표,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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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도시의 문화행사에 강연을 하러 갔다. 기차 시간을 여유 있게 잡은 덕분에 행사장에 일찍 도착했다. 점심도 먹었겠다, 강연 장소에 열린 북 페어를 기분 좋게 구경했다. 몰랐던 지역 출판사의 책과 동네 책방 사장님들이 세심하게 골라온 책, 엽서와 스티커, 심지어 그것들을 담을 천 가방까지 샀다. 내 책을 판매하는 부스들도 있었다. 예정된 강연을 고려해 내놓은 것이려니 하면서도 우쭐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중 한 책방 부스에서 짐짓 무심한 척 그림책들을 뒤적이는데, 옆에서 한 어린이가 한참 들여다보던 그림책을 샀다. 사장님은 본인이 그 책의 작가라면서 책에 사인을 해주셨다. 나도 그 책을 사면서 사인을 청했다. 내 이름을 대자 “혹시?” 하고 나와 내 책을 번갈아 보는 작가님한테, 나는 전부터 한번은 해보고 싶던 것을 했다.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기. 곧장 너무 창피해져서 다시는 그러지 않기로 결심했다. 옆에 있던 청소년 둘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자 작가님은 내 책을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선생님이라는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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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11월15일 개봉 이후 현재(11월21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일 관객수 1위를 이어가며 약 37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물론 최근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상황인 만큼 절대 수치는 높지 않다. 다만 <씨네21> 1432호 기획 기사 ‘마블은 길을 잃었나’가 확인해주었듯 <더 마블스>가 맥을 못 추는 건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는 것과 달리, 절대적 인지도가 부족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흥행 1위를 이어가는 현상은 분명 주목을 요한다. 이건 북미에서 더욱 눈에 띄는 상황으로 영화는 10월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제작사 블룸하우스 역대 오프닝 1위를 기록했다. <더 마블스>가 흥행 부진에 빠진 것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쯤에서 궁금하다. 대체 이 작품의 무엇이 까다로워진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을까.
게임이 영화가 된다는 건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게임을
[비평] 영화 위에 관객, 김성찬 평론가의 <프레디의 피자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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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에 관한 호평은 대부분 이 영화가 수행하는 애도의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4·16 세월호 참사를 다루면서 착취적 묘사를 배제하고 섬세하고 시적인 터치로 두 인물의 되돌릴 수 없는 하루를 그려냈다는 견해가 자주 보인다. <너와 나>를 환대하는 이런 평가의 언어는 영화의 연출자인 조현철이 반복해서 언급한 “참사를 영화적 스펙터클로 이용하는 데 윤리적인 거부감이 들었다”는 말과 맞물리며 영화가 선택한 은유적이고 우회적인 구조를 정당화한다. 나는 조현철이 꺼내든 그 말의 진심을 믿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말이 무엇도 설명하지 않는 공허한 진술이며, 다소 과격하게 반문하자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정작 영화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그는 ‘영화적 스펙터클’이 무엇인지도, ‘윤리적 거부감’이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에 관한 적잖은 비평은 이와 같은 연출자의 ‘의도’를 의심 없이 받아들여, 영화가 성취했다고 가장한
[비평] <너와 나>와 한국 독립영화라는 문제, <너와 나>, <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