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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괴인’, 새하얗게 질린 한 남자의 머릿속
목수 기홍(박기홍)은 찌그러진 차 지붕이 걱정이다. 블랙박스에 흐릿하게 기록된 범인의 얼굴. 기홍이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인 정환(안주민)은 범인을 찾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둘은 사고 현장인 피아노 학원 앞에 도착한다. 정환이 도어 록을 누르는 사이 기홍은 창문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리는 것을 목격한다.
<괴인>은 하나의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
글: 오진우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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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너를 줍다’, 소박한 방식으로 반복하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제
지수(김재경)는 쓰레기를 줍는다. 아파트 단지 안의 수거장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몰래 집으로 들고 와서 다시 풀어헤친다. 지수에 의하면 쓰레기는 그것을 버린 사람의 흔적을 남긴다. 쓰레기를 살펴보는 것은 그것을 버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집에 가져온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거기에서 얻은 정보들을 기록해 둔다. 그렇게 아파트 주
글: 소은성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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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붉은 장미의 추억’, 사장된 단어와 소실된 영화를 카메라 앞으로 불러낸 향수의 소환술
공터에서 리딩 연습을 하던 배우들은 대사를 뱉는 데 부침을 겪는다. 때마침 지나가던 남자(김영민)가 배우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 그 남자는 그저 지나가던 행인이라고 하기엔 필름이 소실되고 자료도 찾아보기 힘든 영화감독의 생전 작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배우들은 그 남자를 예술감독으로 생각하고 낭독극 연습을 함께한다. 남자의 조언을 따르니 대본
글: 유선아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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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퀵샌드’, 모래 늪에 빠져 부부관계의 회복을 말하다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콜롬비아 보고타에 온 의사 부부 소피아 (카롤리나 가이탄)와 조쉬(앨런 호코)는 같은 호텔 객실에서 묵어야 한다는 사실에 난감해한다. 이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빈시간에 폭포 구경을 가겠다는 소피아가 걱정된 조쉬가 동행하면서 둘은 하이킹을 떠난다. 숲에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자동차 강도를 만나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모래 늪에
글: 이유채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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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뉴 노멀’, 불안정 시대는 반영하나 공포를 주진 못한다
<기담> <곤지암>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이 다시금 공포의 기운을 몰고 왔다. <뉴 노멀>은 흉악범죄가 만연한 시대에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다는 현대인들의 일상적 불안을 담은 옴니버스다.
혼자 살고 있는 여자(최지우)의 집에 점검을 나온 남자(이문식)가 들이닥치는 ‘엠’(M), 착한 일을 하고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도운
글: 이유채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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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약속’, 애도에 수반되는 자연적 풍경의 사유화
애도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을까. 또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이 짊어져야 하는, 쉽게 정리될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감정들에 형식을 부여한다면 그것이 애도가 되는 것일까. 엄마의 죽음이라는 추상을 아직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어린 아들이 쓴 시를 마주하고 아버지인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의 어떤 형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병든 엄
글: 소은성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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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버스 안에서 읽은 단편소설처럼 선명한 자국이
어느 평범한 오후, 주희(김주령)는 병원에서 유방암 가능성을 진단받는다. 같은 증상의 10명 중 1명은 암이라는 정보와 “그래도 9명은 (암이) 아니지 않냐”는 위로가 뒤섞인 진찰실에서 주희는 혼란을 떠안는다. 여전히 머릿속에는 암에 대한 진위 여부가 잔상처럼 남아 있지만 그는 자신의 일상을 이어나갈 대학 연구실을 찾는다. 연구비 지원과 사학연금 확인.
글: 이자연 │
202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