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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우리’라는 따뜻하고 연약한 말, ‘우리의 하루’
“뜻을 찾지 마.” 삶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이며, 진리는 무엇이냐, 묻는 재원(하성국)에게 홍의주 시인(기주봉)이 단호하게 말한다. 무언가를 정의하기보다는 무언가의 표면을 바라보고 느끼고 틈을 내며, 온전히 존재하거나 존재감이 희박해질 때까지 밀어붙였던 방식은 홍상수의 세계를 따라온 관객에게도 체험되어온 양식 아닌가. 그래서일까. 재원이 술기운이 도는
글: 홍은미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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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죽음과 소생, ‘플라워 킬링 문’과 ‘당나귀 EO’
영화는 사라짐으로부터 되돌아온다. 닫힌 극장의 어둠 속에서 스크린 위에 빛이 맺히고 이미지가 되살아날 때, 영화는 보이지 않던 과거를 나타나게 한다. 잃어버린 것, 금지되고 추방된 것, 기억에서 지워진 것들이 스크린이라는 투사의 장치를 매개로 돌아온다. 그래서 영화는 죽음과 부활을 전제로 하는 경험에 속한다. 로베르 브레송이 영화를 ‘두개의 죽음과 세개의
글: 김병규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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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청춘의 표정
친구 B와 우연히 일년 전 사진을 발견했다. 일년 전이라 하면 나나 B나 인생 최대 나락의 시기여서 거울을 보며 또 서로를 보며 우리는 모든 것이 소진되었고 한 시기가 훌쩍 지났구나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다시 꺼내본 사진 속 우리는 너무 앳되었고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은은한 광기와 함께) 일렁이고 있었다. 거울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청춘의
글: 김세인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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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
[LIST] 이적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일본 나고야에서 먹은 상어 심장 회
나고야 선술집에서 모듬회를 시켰는데, 상어 심장 회가 나왔다. 맛은 물론 식감도 기가 막혔다. 시식 후 일본 야후를 검색해보니 열도 내에서도 귀한 음식이란 걸 알게 됐
글: 씨네21 취재팀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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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TREAMING]
[유선주의 드라마톡] ‘반짝이는 워터멜론’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소리>의 이길보라 감독은 동명의 저서에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오해를 갖게 하는 TV드라마의 뻔한 설정을 짚은 적이 있다. 요약하면, 불의의 사고로 청력을 잃은 인물이 상대의 입술 모양을 읽는 구화 훈련으로 청인과 다를 바 없어지고, 그에게 일어나는 기적이란 청력이 돌아와 다시 청인이 되는 식이었다. 이처럼 역경의 극복과
글: 유선주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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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TREAMING]
[OTT 추천작] ‘베컴’ ‘시크릿 인베이전’ ‘레밍 인 더 가든’ ‘더 딥 블루 씨’
<베컴>
넷플릭스 ▶▶▶▷
최고의 축구 선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지 모르겠지만, 최고의 스타 축구 선수는 의심할 여지없이 데이비드 베컴이 맞다. 반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베컴>은 ‘스타’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베컴의 축구 선수로서의 면모에 주목한다. 고향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시작해 최고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이
글: 김철홍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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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TREAMING]
[OTT 리뷰] ‘로키’ 시즌2
디즈니+ / 연출 저스틴 벤슨, 에런 무어헤드 등 / 각본 에린 마틴 등/ 출연 톰 히들스턴, 소피아 디 마티노, 오언 윌슨, 조너선 케 콴, 조너선 메이저스 / 플레이지수 ▶▶▶▷
로키(톰 히들스턴)는 시즌1의 끝에서 ‘계속 존재하는 자’(조너선 메이저스)로부터 시간 변동 관리국(TVA)의 기원과 멀티버스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무거운
글: 김철홍 │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