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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박홍열의 촬영 미학] <남쪽>에 도착하는 빛의 서사
영화가 시작되고 타이틀 크레딧이 끝날 때쯤, 프레임 오른쪽 상단이 밝아지며 창이 드러난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옅은 빛은 실내에 드리워진 강한 어둠을 밝히지 못한다. 빛은 빅토르 에리세의 전작 <벌집의 정령> 마지막 장면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던 것과 같은 블루 빛이다. 주인공 아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정령’들을 향해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의 시
글: 박홍열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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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빈틈없이 완결된 세계, 조현나 기자의 <햄넷>
<이터널스> 이후 5년 만의 신작에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세계로 향한다. <햄넷>은 매기 오패럴의 소설에 기반을 둔 영화인데, 소설은 셰익스피어가 아들 햄넷의 사망을 계기로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집필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에서도 소설을 한 차례 스크린으로
글: 조현나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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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극우화 시대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와 비혼주의 비버 왕, 이자연 기자의 <호퍼스>
고작 4분이다. 제리 시장이 연못을 메우고 고속도로를 설비하면서 인간이 얻을 이득은 4분간의 이동시간 절약이다. 그가 이 짧은 시간에 목맨 이유는 오직 대중으로부터 환호받고 싶어서다. 그의 재임 여부는 사람들의 호불호에 달려 있다. 연못에서 인생 절반을 느리게 보내며 많은 생명체의 존재를 목격해온 19살 소녀 메이블은 터무니없는 시장의 욕망에 적극적으로
글: 이자연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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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빛에서 빛으로, 문주화 평론가의 <레이의 겨울방학>
잠에서 깬 레이(구로사키 기리카)에게 오빠 히로키(오다 신이치로)와 아버지(쓰루다 고조)는 “학교는?”이라고 묻는다. 레이는 “끝났다”라고 대답하며 겨울방학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방학은 학기와 학기 틈 사이에 자리한 시간이다. 또한 방학의 시작은 학기의 중단으로부터 기인하는, 말하자면 학교의 시간들을 일시정지하고 획득한 무좌표의 시간이다. 학교의 수업, 친
글: 문주화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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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형태로부터의 연기, <스포일리아> <극장의 시간들>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배우 장요훈
근래의 국내 독립·단편영화제를 찾은 관객이라면 장요훈 배우의 얼굴을 한번쯤은 마주쳤을 것이다.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기담’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등 2025년 화제의 단편영화로 호명된 <스포일리아>부터, <시지푸스의 공전주기> <블랙홀을 여행하는 메탈 밴드를 위한 안내서> 등 다양한 독립·단편영화에서 그의
글: 이우빈 │
사진: 최성열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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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진짜가 되고 싶어,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레이디 두아> <파반느> 배우 이이담
3년 전 <씨네21>이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 8인 중 한명으로서 표지를 채웠던 배우 이이담은 2026년 “만으로도 서른”이 된다. 그사이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간호사 들레, <원경>의 후궁 채령 역으로 시청자들과 가까워졌다. “20대에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달려왔다면, 30대에는 내 경험을 믿고
글: 남선우 │
사진: 최성열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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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철두철미하게, 자연스럽게, <휴민트> 배우 이신기
<휴민트>가 품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기 속에서 유독 더 차갑고 무자비해 보이는 인물이 한명 있었다. 바로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의 오른팔 금태(이신기)다. 사사건건 박건(박정민)과 대적하며 끝내 지독한 카 체이싱 액션까지 펼치던 이다. 그 잔인한 얼굴을 이전에도 본 적 있다면, 지난해의 인기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글: 이우빈 │
사진: 최성열 │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