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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한여름 호러의 맛
영화에도 제철이 있다면 호러의 계절은 누가 뭐라 해도 여름이다. 왜 여름에 보는 호러가 더 제맛인 걸까. 공포를 맛에 비유하자면 매운맛과 닮았다. 매움은 맛이라기보다는 통증에 가깝다고 하는데, 공포영화를 보는 심경도 비슷하다. 다양한 종류의 불쾌감을 전제로 깔아야 얻을 수 있는 재미는 통증을 견뎌낸 뒤에야 오는 매운맛의 쾌감처럼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
글: 송경원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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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낭만에 대하여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F1 레이스에 왜 돌아왔는지, 무엇을 위해 서킷을 달리는지 물을 때마다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는 중년 미남자의 선 굵은 미소를 장착한 채 내뱉는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흥행이 곧 존재 의미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무비가 이런 명제를 반복 강조하는 게 웃기지만 덕분에 더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F1 더 무비&
글: 송경원 │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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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모든 형태의 사랑
이별을 했다. 오랜만에 밤을 새며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꺼내 봤다. 어떤 영화를 제일 좋아하는지 고를 순 없지만 어떤 영화를 여러 번 봤는지 묻는다면 몇편 꼽을 수 있다. 내겐 <이터널 선샤인>이 그중 한편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익숙하면서도 고사이 살짝 낯설어진 영화는 주로 혼자 밤을 지새워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내 좁
글: 송경원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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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우즈(WOODZ)의 최애곡 <Drowning>이 최근 나의 SNS 알고리즘을 점령했다. 꽤 예전에 하이라이트만 듣곤 흥얼거리던 멜로디였는데 그게 이 곡이란 건 얼마 전에야 알았다. 인트로의 심플한 베이스 멜로디, 삼단 고음 파트 등 킬링 포인트는 수두룩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는 건 몇 구절의 가사가 가슴에 꽂혔기 때문이다. ‘다정한 말로
글: 송경원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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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문이 닫혀도 다음 문은 열린다
극장이 붐빈다. 워낙 오랜만이라 쓰면서도 낯설다. 문화가 있는 날인 지난 7월30일, 전국에서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86만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후 하루 최다 관객수를 경신한 이 숫자는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해도 25%, 지난 6월과 비교하면 무려 60%가 증가한 수치다. 30일 개봉 첫날 43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한
글: 송경원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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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무협으로 시작해 웹소설에 굴러 떨어졌더니 히든 이벤트가 열렸다
“그 책 다 읽고 나면,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도 한권 읽기로 약속할 수 있어?” 학창 시절 자율학습 시간에 무협지를 읽다 걸릴 때마다 다짐을 강요당했다. 학교 앞 책대여점 최우수 고객이자 무협지와 장르소설 수십권을 빌려와 학교에 뿌리는 공급책 중 한명이었던 나는, 국어 선생님의 특별관리 명단에 오른 요주의 인물이기도 했다.
선생님의 지론은 무협지가 말초
글: 송경원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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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전지적 관객 시점
이걸 왜, 굳이, 지금 다시 만들었을까. 요즘 신작들을 쭉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질문이 불쑥 튀어나온다. 오리지널 스토리의 부재는 영화업계의 유구한 전통이자 고질병이다.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어떤 방식이든) 검증된 소재에 끌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 소설에서 코믹스로, 웹툰에서 웹소설로 시대마다 인기 IP는늘 영상화의 표적이 된다. 그마저
글: 송경원 │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