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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용서하면, 깨닫게 될지니, <포도나무를 베어라> 촬영현장
지난 3월27일 화창한 봄날 오후. 썰렁해야 할 과천국립현대미술관 휴관일에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민병훈의 세 번째 장편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다. 휴관일이라지만 고가의 미술품들이 즐비한 국립미술관을 대여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즈음, 민 감독의 인맥이 한몫을 한 거라고 프로듀서가 귀띔한다. 여하간
사진: 이혜정 │
글: 정한석 │
200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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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소년들, 주먹을 휘두르다, <폭력써클> 촬영현장
다른 지방보다 이르게 봄이 찾아오는 부산이지만 한밤중엔 여전히 겨울이나 마찬가지다. 좁은 경사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는 부산 광안동 동수영중학교 뒤편 테니스장에도 한밤을 밝히는 벚꽃이 무색하게 찬바람이 몰아친다. 이곳에서 <여고괴담> <아카시아>의 박기형 감독은 그동안 가까이해왔던 소녀와 여인들을 떠나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소년들
사진: 오계옥 │
글: 김현정 │
200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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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비열한 욕망에 삶이 있다, <비열한 거리> 촬영현장
철골 구조만 남겨진 폐창고 안, 한쪽에선 ‘퍽’ 하는 주먹날리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고 바닥엔 흙먼지가 흩날린다.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나 했더니, 이어서 ‘컷’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은 전북 군산 폐창고에 마련된 <비열한 거리> 촬영현장. 조폭도 일반인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믿는 병두(조인성)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29살의 가
사진: 서지형 │
글: 정재혁 │
200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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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혼령들이 펼치는 밤의 향연, 뮤지컬영화 <삼거리 극장> 촬영현장
지난 3월13일, 남양주종합촬영소의 아담한 방 하나가 시끌시끌 북적거린다. 방 가운데 테이블에는 초록색 닭 요리와 썩은 음식들이 거미줄과 엉켜 뒹군다. 눈과 입술을 그로테스크하게 칠한 네 인물이 테이블 주변에서 난장을 벌이고 있고, 유일하게 정상으로 보이는 소녀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어디선가 ‘록 음악’이 울려퍼지자, 검은 원피스 차림의 여자
글: 김나형 │
사진: 서지형 │
200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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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천사가 추는 선상의 트위스트, <원탁의 천사> 촬영현장
고등학생으로 환생한 철없는 아버지와 학교 ‘쌈짱’인 아들의 화해를 그리는 <원탁의 천사>가 지난 3월12일 부산발 오사카행 크루즈에서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원탁의 천사>는 가수 이민우의 데뷔작이자 <자카르타> <피아노 치는 대통령> 조감독 출신 권성국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
크루즈 식당 내에 마련된 작은
사진: 손홍주 │
글: 이다혜 │
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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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극적 감성이 교차하는 사각의 방,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촬영현장
꽃샘추위가 몰아친 지난 3월12일 남양주종합촬영소에는 유난히 바람이 거셌다. 스튜디오라고 특별히 따뜻하지 않을 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자리잡은 제3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순간, 후끈하다. 온풍의 힘이 아니라 끈끈한 밀도의 기운이다. 사형수 윤수(강동원)와 빈번한 자살 시도의 흔적이 증명하듯 생에 이렇다 할 애정이 없는 유정(이나영)이 세
글: 이성욱 │
사진: 서지형 │
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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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메마른 인생이 데워질 그 순간, <열혈남아> 촬영현장
“건들면 달려든다”는 건달들을 군산의 한 초등학교에 불러모은 <열혈남아> 촬영현장. 용문신 휘날리는 건달들이 공을 이리저리 몰고 다니면, 스테디캠이 그 뒤를 쫓느라 정신없다. 쨍한 햇살 알갱이를 야무지게 물어서인가. 멀리서도 등의 용문신은 살아 꿈틀거린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 그런데 어찌해서 영락없는 운동회
글: 이영진 │
사진: 서지형 │
200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