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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클로징] 어느 부끄러운 사회과학자의 소심한 축사
나는 사회과학자다. 모든 관심은 사회에서 시작하고 모든 고찰은 사회를 개선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한국과 세계가 실로 대격변을 겪던 1980년대 후반, 고등학교 시절에 이 길을 걷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 결정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결국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사회 안에서만 인간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내게 이
글: 정준희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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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오디세이]
[이연숙(리타)의 장르의 감정] 그대가 그대의 재앙이라오, <필 굿>과 PTSD 코미디
메이 마틴은 캐나다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극작가다. <필 굿>에서 그는 마약중독과 트라우마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논바이너리 바이섹슈얼로서 이른바 ‘젠더 문제’를 겪고 있는 메이 마틴 본인으로 등장한다. 시스 여성이자 ‘벽장’인 애인과의 갈등, 불안정 애착 관계를 맺고 있는 ‘포식자’ 남성과의 대면, 정신질환과 중독 성향으로 인한 자기파
글: 이연숙(리타)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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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만취한 이미지, 숙취의 잔해, <조커: 폴리 아 되>
토드 필립스의 조커는 전작 <조커>(2019)에서 탄생해 <조커: 폴리 아 되>(2024)에서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요란스럽게 폐기된다. 과연 토드 필립스가 전작에서 뉴 아메리칸 시네마에 진 빚을 변제할 능력을 갖추었을까는 <조커: 폴리 아 되>에서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의문이었다. 안
글: 문주화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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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대기의 교향곡, 전장의 미장센 - <하늘의 일기>
얼마 전 폐막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선 로렌스 아부 함단의 <하늘의 일기>와 일본의 필름 작가 니시카와 도모나리의 <빛, 소음, 연기, 그리고 빛, 소음, 연기>를 같은 섹션에 상영했다. 이스라엘이 침공한 레바논 상공의 긴급한 기록을 담아낸 비디오 에세이와 일본 여름 축제의 불꽃놀이를 촬영한 16mm 핸드메이드 필름 작업은 일견
글: 김병규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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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운명이 말을 걸 때
질문 하나. 유리잔 안에 든 뜨겁고 맑은 찻물 속에서 팽그르르 돌아가는 홍차 티백이 한 장면의 중심일 수 있을까. 카페 테이블 위의 소서와 티스푼, 그리고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서 서서히 물드는 각설탕 한 조각은? 질문 둘. 창밖을 내다보던 주인공이 거리를 지나가는 노파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일에 시간을 할애해도 괜찮을까. 내친김에 쓰레기를 분리수거 중인 노
글: 김소미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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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이 시대의 결혼 이야기에 편히 공감케 하는 안정적 연출의 묘, <결혼, 하겠나?>
선우(이동휘)와 우정(한지은)은 마땅한 보금자리와 수입이 없는 처지임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근거 삼아 결혼을 마음먹는다. 하지만 선우의 아버지 철구(강신일)가 쓰러지면서 둘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선우는 철구의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니고, 여유로운 만남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된 선우와 우정은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이
글: 이우빈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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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물기 어린 몽환으로 스케치한 청춘의 예쁜 혼돈, <폭설>
수안(한해인)과 설이(한소희)는 강원도 소재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동기생이다. 아역배우 출신인 설이는 지금껏 연기만 하고 사느라 자신을 제대로 몰라 혼란스럽고, 배우 지망생인 수안은 불투명한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고민투성이의 삶이래도 수안과 설이는 근처 바다로, 서울로 함께 떠돌며 둘만의 천국을 만들어간다. 그러다 두 소녀는 서로에게 이끌리는
글: 정재현 │
202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