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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홍기빈의 클로징] 태초의 ‘진흙 덩어리’와 미래의 ‘미키 17’
태곳적, 여신 여와(女媧)는 사람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처음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정성 들여 진흙으로 빚고 숨을 불어넣어서 만들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느리고 복잡했다. 싫증도 나고 마음도 조급해진 여와는 결국 다른 방법을 택했다. 항아리에 진흙과 밧줄을 함께 쑤셔넣은 뒤 밧줄을 확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러자 사방에 흩뿌려진 진흙 덩어리들이 저마다
글: 홍기빈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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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오디세이]
[박홍열의 촬영 미학] 빛으로 만드는 무대, <에밀리아 페레즈>와 베두타 이데아타
17세기 이탈리아에서는 ‘베두타 이데아타’라는 회화 장르가 유행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적절히 조합하는 카프리치오의 한 유형으로, 도시 또는 전원 풍경 사이로 허구적인 공간이 들어서는 방식이다. 실재하는 풍경과 허구적인 공간은 엄격한 원근법과 세밀한 묘사, 사실적인 빛으로 표현하며, 색의 통일성을 더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회화이다. &l
글: 박홍열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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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통속성과 현실성은 서로를 구하는가, <에밀리아 페레즈>
영화 이전에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먼저 도착했다. 개봉을 앞둔 <에밀리아 페레즈>를 둘러싸고 영화 안팎으로 논란이 제기되었다. 주인공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SNS에 남긴 문제적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비롯해 멕시코와 트랜스젠더 여성의 묘사 방식에 관한 비판 등 쟁점은 다양하다. 뮤지컬을 차용한 자크 오디아르의 가장 비현실적인 영화는 아이러
글: 김소희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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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추락에서 구한 운동
봉준호의 여덟 번째 장편, <미키 17>의 서사 전개나 장면 구성이 전작들보다 단선적으로 보인다는 일련의 감상에는 일리가 있다. 미키 반즈(로버트 패틴슨)가 열일곱 번째 미키에 이르기까지의 극적인 과정은 순조롭게 이어져 정리되고, ‘미키 17’과 ‘미키 18’이 마주하는 대국면은 미키 17을 잠시 혼란으로 내몰아도 기존의 서사 흐름을 뒤흔들 만한
글: 남다은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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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커버] 탁월하고 이상하게 평범한 사람, <프랑켄슈타인 아버지> 강길우
머리카락 한올 흘리지 않고 끌어올린 헤어스타일과 수평을 맞춰 자리한 넥타이, 각이 살아 있는 셔츠와 재킷. 치성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강길우 배우의 소감이 더없이 잘 들어맞는 주인공이다. 내과의사로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치성 앞에 어느 날 그의 DNA를 물려받은 소년 영재(이찬유)가 나타나고, 난데없는 ‘아들’의 등장에 치성
글: 조현나 │
사진: 최성열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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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
[LIST] 김지안이 말하는 요즘 빠져있는 것들의 목록
<파수꾼>
최근 하루에 한편의 영화, 혹은 시리즈를 최대한 챙겨 보고 있다. 얼마 전엔 <파수꾼>을 봤는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놀랐다. 주연배우님들이 경력 초창기 시절이었음에도 너무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주시더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상황이나 기분에 맞춰서 장르를 선택해 보려는
글: 씨네21 취재팀 │
사진: 오계옥 │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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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오수경의 TVIEW] 협상의 기술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걸 적용하자면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은 “말 한마디에” 1조5천억원의 이익과 손실이 오가는 살벌한 세계를 보여준다. ‘흰머리’여서, 혹은 ‘백번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백사’라는 별명이 붙은 전설의 협상 전문가 윤주노(이제훈)는 산인그룹에 쌓인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M&
글: 오수경 │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