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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얼굴의 마주침으로 이어낸 솔직한 대화의 시간, <언니 유정>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동생 기정(이하은)과 둘이 살아온 간호사 유정(박예영). 바쁜 업무 탓에 고3 수험생인 동생의 얼굴도 자주 보지 못하지만 모난 곳 없는 모범생이라는 사실만은 믿고 있었다. 기정이 돌연 학교에서 벌어진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수하자 유정의 믿음은 시험대에 오른다. 모든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기정과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기
글: 박수용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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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반칙 없이 이겼다면 이 영화의 팬이 되었을 텐데, <1승>
인생에서 ‘뭐 하나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배구 코치 우진(송강호)은 어느 날 자신의 배구 인생에서 가장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대기업 2세이자 프로 여자 배구단 핑크스톰의 단장인 정원(박정민)이 그에게 요구하는 건 단 1승뿐이다. 사람들이 성장드라마에 열광할 거라는 정원의 독특한 철학이 미심쩍지만, 우진은 훗날을 도모하며 제안을 수락한다. 한편 핑크스
글: 김철홍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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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흔들리고 일렁이는 파도만이 그 자국으로 길을 만들 수 있을 테니, <모아나2>
타고난 항해자이자 새로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 날 때부터 해안가에서 파도와 함께 놀았던 섬 소녀 모아나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모투누이섬 족장의 딸로서 다음 세대의 리더로 떠오르는 그는 이제 새로운 직위를 이어받는다. 바로 부족의 길잡이인 ‘타우타이’. 알 수 없는 식량난 저주에서 벗어나고자 암초 밖으로 빠져나가 테 피티의 심장을 마우이에게 돌려
글: 이자연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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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클로징] 무간도
“자기가 첩자라는 건가?” 2021년 10월 윤석열과 이재명 때문에 빵 터지고 말았다. 윤석열의 망언 퍼레이드가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에 이르렀을 때 나는 묘한 맥락에 주목했다. 발단은 고발 사주 의혹이었다. 당내 경쟁자들까지 추궁에 나서자 그는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화를 냈고, 이는 정체성 논란으로 번졌
글: 김수민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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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오디세이]
[이도훈의 영화의 검은 구멍] 그 몸은 누구의 것입니까?, 기술적 신체 복제 시대의 디지털 캐릭터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배우와 캐릭터가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이것은 배우와 캐릭터 사이에 놓여 있는 물리적 또는 심리적 간극을 지우기 위해 서사적 장치 외에도 화장, 의상, 대역과 같은 여러 효과가 쓰인 결과이다. 특히 배우나 캐릭터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쓰인 효과들은 관객이 영화 속 세계가 모두 진짜라는 믿음을 갖게 만든다. 오늘
글: 이도훈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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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미움과 사랑은 어떻게 나열되는가, <위키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21년 만에 영화 <위키드>(2024)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전영화의 명작 반열에 오른 <오즈의 마법사>(1939)에 등장하는 바로 그 마녀들로, 도로시의 집이 깔아뭉개버린 서쪽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에 놓인다. 착한 마녀 글린다의 관점에서 ‘엘파바가 왜 나빠졌을까’에 대한
글: 이지현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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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충돌하는 세계, 부딪치는 영화, <런던 공습>
나치 독일의 공습에 런던 주택가가 화마에 휩싸인다. 괴수 같은 불길에 비하면 소방대원들의 안간힘은 처절하지만 미약하다. 한 소방관이 소방 호스 분사구를 붙든 채 물이 나오길 기다린다. 호스가 연결되자 갑자기 솟구치는 물줄기. 불을 잡기 위한 강력한 물이 그만 소방관의 얼굴을 때린다. 소방관은 의식을 잃고, 허공에서 요동치는 호스는 또 다른 괴수가 된다. 통
글: 송형국 │
202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