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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재력을 과시하는 방법?
90년대에 방학을 이용한 배낭여행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던 때, 유럽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던 놀라운 경험 몇 가지가 있었다. 그중 으뜸은 파리가 더럽다는 지적이었다. 취향에 따라 파리와 런던 중 어느 쪽이 더 별로인가가 나뉘긴 했지만. 또 센강과 템스강이 놀랍도록 폭이 좁고 더럽다는 사실도 있었다. 한강보다 폭이 좁아 사실상 개천이라는 말이 꼭
글: 이다혜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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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영화를 사유하고 싶은 당신께
역자의 서문을 먼저 인용하는 게 좋겠다. “이들의 글은 단순한 ‘외도’나 현학이 아니었다. 영화에 대해, 영화를 통해, 영화와 함께했던 이들의 사유는 신변잡기나 객담이 아니었다. 이 글 하나하나는 각기 하나의 심연을 품고 있다. 그것은 빌렘 플루서의 표현을 빌리면 온갖 방향에서 ‘영화의 우주’를 개척한 글들이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영화에 대한
글: 정한석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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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어른들의 언어유희
두면 고물, 주면 보물. 매일 지하철에서 보는 광고 카피다. ‘아름다운 가게’의 광고인데, 내가 안 쓰는 물건이라도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 잘 쓰일 수 있음을 전달하는, 간략하고 명료한 카피다. 하지만 심성이 그리 곱지 않은 나는 늘 저 광고를 볼 때마다 ‘내 고물이 남에게 보물이 된다니! 아까워…’ 하는 생각에 잠긴다. 나는 재미 못 본 물건으로 남이 행
글: 이다혜 │
20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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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어느 성에서 생긴 일
개짖음이 인간의 웃음소리보다 큰 장소가 있다. 높다란 울타리 없이도 사람들이 감옥에 갇힌 듯 살아가는 곳이 있다. 프랑수아 발레조의 <서쪽의 성>은 인간의 광기가 평온할 수도 있었던 장소를 망치는 이야기다. 성의 주인은 로베핀 남작이다. 그는 모든 승리를 비껴가는 남자였다. 그는 아들을 짓밟는 남자의 하나뿐인 자손이었다. 남작의 작위와 영지,
글: 이다혜 │
20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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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믿거나 말거나
누가 그랬다. 연애를 못하는 건 부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으로, “나는 예쁘다!” “내가 예쁘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면 그 자신감이 이성을 끌어들인다고 말이다. “세상에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만 연애하는 건 아니잖아?”라는 부연설명에 혹했다. 그래, 가끔 어리고 예쁜 여자와 못생기고 나이 많은 남자가 사귀고 결혼도 하잖아. 통장 잔고
글: 이다혜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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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베를린 필을 한눈에
클래식 음악 팬들이 올해 가장 기다리는 공연 중 하나가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바로 그것.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9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누구는 말러 9번을, 누구는 브루크너 9번
글: 이다혜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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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어느 도시에서 생긴 일
집에 누가 있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냉장고 속의 음식이 약간씩 축나고 있다. 남은 주스 양을 재봤다. 8cm가 남아 있다. 아침에 나갈 때는 15cm였는데…. 누군가가 마셨다. 그런데 난 혼자 산다. 언젠가는 생선이 감쪽같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는’이라는 냉장고 회사의 홍보문구조차 불길한 징조로 느껴진다. <나가사키>는
글: 이다혜 │
2011-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