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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선택에서 이해까지 납득에 이르는 경로 탐색
“너는 선택하러 여기 온 게 아니야. 이미 선택은 했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여기 온 거야.” <매트릭스2-리로디드>에서 예언자 오라클을 만난 네오는 묻는다. 당신이 미래를 이미 알고 있다면,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는 거라면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이 선문답이 근래 종종 떠오른다
글: 송경원 │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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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터뷰]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 수는 없을까?, <백수아파트> 이루다 감독
따지고 보면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참 기이한 경험이다. 벽 하나, 층 하나로 구분된 공간을 집이라고 부르고 산다.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가 두 가구를 구분 짓는 유일한 경계인데 우린 서로에 무심할 정도로 관심이 없다. 막상 벽 너머로 쿵쿵대는 소리가 침범하는 순간 이웃은 철천지원수가 된다. 이토록 삭막한 아파트살이에 돌연변이가 등장한다. 시간도 무척 많고
글: 최현수 │
사진: 백종헌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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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모든 요소가 그 자체로 연결되어 있기를, 홍상수 감독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기자회견
홍상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를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만났다. 이제 홍상수 없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자시사회에서 신작 반응은 좋았지만 수상 목록에선 빠졌다. 독일 공영방송 <에르베베>는 “영화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아름답다고 탄복하는 자연이나 건축물을 흐릿하게 보여준다. 안정된 삶
글: 한주연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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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순간에 관하여, <핫밀크> 레베카 렌키비츠 감독
<핫밀크>는 여성영화다. 지난 2월15일 기자시사회 후 만난 레베카 렌키비츠 감독은 주인공, 제작자, 감독이 대부분 여성이라며 영화 출연진과 제작진을 여성 전사 아마조네스에 비유했다. 렌키비츠 감독에 의하면 모유를 상징하는 제목 <핫밀크>는 낯선 상황을 상징한다. 알 수 없는 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로즈와 시중을 드는 딸 소피아는
글·사진: 한주연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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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이곳에는 사랑이 없다, <드림스> 미셸 프랑코 감독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반에 공개돼 자주 회자된 <드림스>는 감독의 전작 <메모리>에 싹튼 미세한 온기마저 가차 없이 짓밟는다. 멕시코인 발레리노와 미국인 여성 사업가가 국경을 횡단하며 거칠게 사랑하는 동안, <드림스>는 이들의 관계가 정열로 불타올랐다가 마침내 차디찬 폭력으로 돌변하는 양태를 잠자코 바라본다. 무
글·사진: 김소미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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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감정과 기술 사이, <파과> 배우 이혜영
“평생의 일에서 손을 놓아야 할 때” (이혜영)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노쇠한 몸에 신음하는 64살의 킬러 조각(이혜영)에겐 여전한 사명과 과거의 추억이 생의 연료로써 은밀히 작동 중이다. 배우 이혜영은 <파과>에서 단순히 베테랑 킬러의 ‘멋’을 옮기는 존재가 아니다. 은막의 스타로서 아우라를 간직한 이 배우는 겉보기에 시든 삶에 깃들어 있는
글·사진: 김소미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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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상실과 회복의 누아르, <파과> 민규동 감독
136번째 수정고에 이르러서야 <파과>는 마침내 빛으로 나아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마주한 60대 여성 킬러 서사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원작을 출발지 삼아 긴 창작의 여정을 거쳐야만 했다. 인고 끝에 완성된 이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준 첫인상은 중층의 누아르로서 지닌 매력이었다. 원작보다 액션이 강조된 장르적 완성도에 더해, 기억으로 침잠
글·사진: 김소미 │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