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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오디세이]
[이도훈의 영화의 검은 구멍] 그 몸은 누구의 것입니까?, 기술적 신체 복제 시대의 디지털 캐릭터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배우와 캐릭터가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이것은 배우와 캐릭터 사이에 놓여 있는 물리적 또는 심리적 간극을 지우기 위해 서사적 장치 외에도 화장, 의상, 대역과 같은 여러 효과가 쓰인 결과이다. 특히 배우나 캐릭터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쓰인 효과들은 관객이 영화 속 세계가 모두 진짜라는 믿음을 갖게 만든다. 오늘
글: 이도훈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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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미움과 사랑은 어떻게 나열되는가, <위키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21년 만에 영화 <위키드>(2024)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전영화의 명작 반열에 오른 <오즈의 마법사>(1939)에 등장하는 바로 그 마녀들로, 도로시의 집이 깔아뭉개버린 서쪽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에 놓인다. 착한 마녀 글린다의 관점에서 ‘엘파바가 왜 나빠졌을까’에 대한
글: 이지현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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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충돌하는 세계, 부딪치는 영화, <런던 공습>
나치 독일의 공습에 런던 주택가가 화마에 휩싸인다. 괴수 같은 불길에 비하면 소방대원들의 안간힘은 처절하지만 미약하다. 한 소방관이 소방 호스 분사구를 붙든 채 물이 나오길 기다린다. 호스가 연결되자 갑자기 솟구치는 물줄기. 불을 잡기 위한 강력한 물이 그만 소방관의 얼굴을 때린다. 소방관은 의식을 잃고, 허공에서 요동치는 호스는 또 다른 괴수가 된다. 통
글: 송형국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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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연의 이과감성]
[임수연의 이과 감성] SF물 <듄> 시리즈는 왜 클래식 무기인 ‘검’을 선택했을까
<듄> 시리즈는 외계 행성에서 살 수 있을 만큼 과학기술이 진보했지만 첨단 무기가 아니라 칼로 싸움을 하는 등 기본적인 비주얼이 고대에 가까운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10191년,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가 유일하게 생산되는 아라키스 행성을 두고 제국의 수많은 세력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것이 주된 골자다. 그렇다고 &
글: 임수연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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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미의 인서트 숏]
[장윤미의 인서트 숏] 오동나무와 쓰레기봉투
쓰레기봉투의 모양을 보는 게 좋다. 빈틈없이 내용물로 꽉 채워져 야무지게 묶인 봉투의 모양, 대충 묶여 있어 오가는 사람마다 이 쓰레기 저 쓰레기 집어넣어 흐트러진 봉투의 모양, 밑단이 툭 터지며 액체 섞인 음식물을 울컥 뱉어낸 음식물 쓰레기봉투의 모양…. 특히 전봇대에 기댄 쓰레기봉투 곁으로 줄줄이 다른 봉투들이 기대고 선 모양을 좋아한다. 온몸의 체중
글: 장윤미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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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가족이라는 이름의 난해한 퍼즐 놀이, <가족계획>이 지닌 의외성
1996년 특수교육대대, 한 여자가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둔 채 “밖은 더 험난한 세상이 펼쳐질 테니 도망갈 생각은 하지도 마”라고 협박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새 도시로 향하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야반도주하듯 이동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새 학교에선 제발 조용히 지내라 당부하는 철희(류승범)의 모습은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다. 한편 무심하게 운전대를 잡
글: 조현나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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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인터뷰] 조금은 삐뚤어지게, 자유롭게, 날렵하게, <가족계획> 이수현
백씨 가족 내에서 가장 도드라진 인물은 단연코 지우(이수현)다. 짙은 눈 화장과 땋은 머리, 반항기 가득한 눈빛으로 엄마 영수(배두나)에게 투정을 부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인상을 준다. 남매 지훈(로몬)과 함께 새 고등학교로 전학 가자마자 불량 학생들의 표적이 되지만, 지우는 굴하지 않고 곧바로 그들을 처단한다. 엄마 말에 일일이 토를 달면서도 선은 지
글: 조현나 │
사진: 최성열 │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