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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총탄은 그대를 피해갈지니,해외신작 <방탄승>
속세의 것이 아닌 듯한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미소, 성냥개비를 꼬나문 삐딱한 입매, 검은 바바리 코트의 주윤발은 천하무적 백발백중의 스나이퍼일 뿐 아니라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총탄 속에서도 언제나 무사했더랬다. ‘혹시 저 몸은 방탄이 아닐까’ 하며 탄복하게 했던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시절의 주윤발이 돌아왔다. 옛 동지 오우삼의 부름을
글: 박은영 │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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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영원하라!빠순이,<와일드 클럽>
메일이 한통 날아왔다. 혼자 있을 때 열지 않음 옆에 동생들도 있는데 그냥 열어봤다간 그만 희한한 스팸메일에 눈이… 순간 썩고 만다. ㅠ ㅠ 이름으로 봐선 아마도 중학교 때 친구인 것 같다. <씨네21> 보고 학교 친구한테 연락이 온 놈은 이 녀석이 처음이다. 역시 나의 사춘기는 왕따 또는 존재감이 없는 음침한 꺽다리였는지도… 아직 결혼도 안 하
글: 김정영 │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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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그 미국 할머니, 한국말도 잘하네”, <집으로…>
돌이켜보면 나의 외할머니는 무식했으나 나름대로 당당했고 사랑스러운 분이셨다. 맞은편 동네의 따뜻한 백열전구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져 어슬어슬 건너다 보이고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저 집도 오늘 저녁 끼니는 거르지 않는구나’라고 서로를 안심하던 달동네. 그 달동네 외가댁에서의 기억은 곧 외할머니와의 추억이다.
나의 수호천사 외할머니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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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김운경의 장기근속 팬으로서 말하자면…
나는 김운경 작가의 팬이다. 94년 <서울의 달>부터였으니 꼭 10년 됐다. <서울의 달> <옥이이모> <파랑새는 있다> <흐린 날에 쓴 편지>는 모두 주말극이어서 한동안 주말에 여행도 가지 못했다. 아니, 가고 싶지 않았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체세포들이 벌써 흥분하기 시작했고, 오프닝 타이틀이 뜰 때
글: 조선희 │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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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돼지가 물에 빠진 날
민주당이 대선자금 내역을 공개했다. 말이 ‘공개’지 공개된 것은 하나도 없다. 민주당이 공개랍시고 한 것은 사실상 선관위에 신고용 공개 액수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상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이라면 민주당이 대선 기간에 그 정도 액수만 썼을 것이라 믿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 액수는 선거대책본부가 발족한 이후에 쓴 것만 포괄할 뿐, 지난해 4월 민주당
글: 진중권 │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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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가]
변태들,나가 있어!호모포비아를 조장하는 방송들
‘느끼하거나 무섭거나.’이 나라 공중파 방송에서 남성동성애자(게이)가 다뤄지는 방식이다. 남성동성애자 (캐릭터)는 코미디 프로그램과 추적 다큐프로그램의 단골 손님이다. 이 두 장르를 통해 이들은 극단적으로 희화되거나 위험집단으로 타자화된다. 90년대 중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통해 동성애자가 공중파에 ‘데뷔’한 이래 10년 가까이 흘
글: 신윤동욱 │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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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필름 누아르의 원형,<말타의 매>
감당하기 힘든 어둠을 본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변하게 된다. 술이나 마약으로 도망치거나, 감정을 숨긴 채 냉정해지거나, 악마의 유혹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전세계가 말려든 전쟁, 군인보다 민간인 사상자가 많았던 전쟁, 인간이라는 종의 극한까지 봐버린 사람들은 어둠으로 빠져들게 된다. 필름 누아르도 그런 사람들의 도피처였다.41년에 등장한 존 휴스턴의 <
글: 김봉석 │
200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