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트레이닝복 같은 매력,<똥개> OST
곽경택 감독의 신작 <똥개>는 서민적인 영화다. 그 특유의, 일상적인 사물들과 환경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이 잘 발휘되어 있다.
첫 장면은 엄마의 꽃상여가 나가는 장면이다. 철없는 ‘똥개’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배고프니 떡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때, 뜻밖에도 프랑스의 어느 시골에 찾아온 봄날을 자축하기라도 하는 듯한 3박자의 아코디
글: 성기완 │
2003-07-31
-
[컴퓨터 게임]
해커가 되자,<업링크>
게임이란 대체로 현실보다 다채롭다. 일상보다 더 느리고, 더 건조한 게임은 드물다. 개 산책을 시킨다던가 지팡이 하나 쥐고 전국의 절을 순례하는 게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공중제비를 돌며 권총을 휘두르는 게임이 훨씬 많다.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이 존재한다. 게임 속에서 사회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검열 때문에 못하는 일들을 한다는 것 자체가 짜릿한 것이다
글: 박상우 │
2003-07-31
-
[e-윈도우]
매트릭스 놀이,<매트릭스>가 선사한 또 하나의 즐거움
‘교내 총기사건의 대명사’로 불리며 전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컬럼바인고교 사건의 가해학생들이 <매트릭스>의 팬이었다는 발표 이후, <매트릭스>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을 조장하는 영화의 대명사로도 깊게 각인돼 있다. 현실세계와 영화 속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당하는 억눌림을 폭력으로 표현한 것에 <매트릭스>
글: 이철민 │
2003-07-31
-
[애니비전]
더이상 인간의 똥은 썩지 않아,<리사이클링>
하늘마저 버린 것 같은 황폐한 쓰레기 폐기장. 주위는 온통 처분을 기다리는 고철 덩어리뿐이다.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간간이 불어오는 먼지바람밖에 없는 이곳에, 어느 날 처량한 몰골의 강아지가 찾아든다. 산전수전 다 겪고 마지막에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을 게 틀림없는 강아지는 놀라워라, 운 좋게도 음식이 들어 있는 캔을 발견한다. 냉큼 달려들어 덥석 물지만, 단
글: 김일림 │
2003-07-31
-
[도서]
햇빛이 만든 그림자,야자와 아이의 <하현의 달>
1998년이니 <내 남자 친구 이야기>의 연재가 끝날 즈음이다. 일본의 한 잡지에 야자와 아이로서는 매우 놀랍게도 ‘시리어스한 미스터리’라는 카피로 <하현의 달>(下弦の月)에 대한 예고가 나왔다. 귀엽고 발랄한 여자아이들의 웃음과 꿈을 줄곧 그려온, 말하자면 인생의 가장 밝은 부분을 (실체감 있는 한에서) 최대한 화려하게 그려온 만화가
글: 이명석 │
2003-07-31
-
[아가씨 vs 건달]
아가씨,<미녀 삼총사2>를 보고 아련한 향수에 열광하다
`만리동 끼자매`도 굉장했지<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를 보고 잠시 마음고생을 했다. 남들이 다 좋다고 소리높여 이야기하는 영화를 재미없게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이 소외감이라면 남들이 다 후지다고 거품 무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은 자괴감이다. 역시 나의 수준이란…. 게다가 가짜 페미니즘에 소프트포르노라는 비판까지 나온 이 영화에
글: 김은형 │
2003-07-31
-
[영화읽기]
<똥개> 곽경택 감독의 반성과 결의 그리고 한계
킬리만자로의 똥개
엄지원이 예뻤다. 극장 문을 나서면서 개인적으로 들었던 첫 감상 또는 의혹이다. 이런 개인적인 감흥은 만일 이 영화가 곽경택 감독의 연출작이 아니었다면 이 지면을 빌려 사사로이 적는 팬레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친구>의 김보경이나 <챔피언>의 채민서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상대적으로 무명이거나 신인인 여
글: 김종연 │
200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