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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키워드 – 외투’, 2024년 한국영화는 몸을 휘감은 외투의 감촉이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들을 떠올리다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영화에서 인물들이 입거나 두른 겉옷에 유독 마음이 쓰였다.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색감과 촉감으로 계절을 드러내는 차원에서 출발해, 이런저런 생각을 부풀리게 되는 힘이 옷 속에 잠재해 있었다. 캐릭터의 개성이나 소속을 표현하는 기존의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인물의 외투는 영화에
글: 김소희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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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기획] 관객수 너머 보이는 것들, 4가지 키워드로 읽는 2024년 한국영화
속편과 리메이크. 재개봉작의 강세. 예술영화의 약진. 2024년 한국영화와 영화시장을 요약하는 키워드를 꼽는다면 아마 이런 식일 것이다. 영화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안에선 다양한 가능성과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한해를 정리할 땐 대개 이런 식의 경향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조금 다른 각도의 다양한 시선들이 필요하다. 그것
글: 송경원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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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어둠을 먹는 형체’, 배우 홍경의 몇 가지 기이한 순간들
말갛다 못해 투명에 가까워 보이는 얼굴, 여리여리해 보이면서도 무게감 있는 걸음걸이, 항시 우수를 머금은 듯한 읊조림의 목소리. 이처럼 배우 홍경의 겉보기를 표현하고 수식하기는 꽤 손쉽다. 하지만 그를 더 제대로 말하기에 무척이나 곤란한 점은 우리가 좋아하는 홍경의 외면이 스크린 위에서 가려지고, 왜곡되고, 어둠에 갇힐 때야말로 홍경이라는 형체의 다른 진
글: 이우빈 │
사진: 백종헌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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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그(녀)는 영화와 함께 걸었다’, <룸 넥스트 도어> 틸다 스윈턴
<룸 넥스트 도어>에서 마사(틸다 스윈턴)는 암으로 인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종군기자로 살아온 그녀에게 삶이란 차가운 총탄 한알로 언제든 소멸될 수 있는 위태로운 것이었기 때문일까. 마사는 전장에서 그녀의 곁을 무수히 스쳐 지나갔을 총알 대신 알약 한알을 자신의 몸 안으로 집어삼킴으로써 삶으로부터 부재하기로, 스크린에서 이탈하기로 결심한다. 한
글: 문주화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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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 김혜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세 장면
작은 체구에 분홍빛 볼, 웃을 때 세로로 살풋 들어가는 보조개까지 김혜윤을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소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밝고 명랑한 얼굴로 대중에게 화답한다. 하지만 그것이 김혜윤의 전부라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극이 클라이맥스에 접어들었을 때 김혜윤이 보여주는 이글거리는 눈빛과 정확성을 갖춘 발성은 작품이 반영한 사회문제를
글: 이자연 │
사진: 최성열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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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완벽한 불완전’, 의심스러워서 매력적인 배우 앤드루 스콧의 두 가지 얼굴
배우의 마법을 체감하는 순간은 그가 완전히 예외적인 존재를 납득시킬 때 새삼스럽게 각인된다. 알랭 들롱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미남형도 아니고 맷 데이먼처럼 친근감을 자아내지도 않는, 외려 불안을 자극하는 눈빛의 리플리(<리플리: 더 시리즈>)를 앤드루 스콧은 기어코 응원하게 만든다. ‘이 사람을 이해해도 괜찮은 것인가?’ 스콧의 연기는 혼란스러움
글: 김소미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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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누가 그녀를 두려워하랴’ 불투명성을 뚫고 들어가는 배우의 괴력을 마주할 때 - 잔드라 휠러의 경우
“포착할 수 없는(ungraspable) 사람.” <추락의 해부>의 감독 쥐스틴 트리에는 잔드라 휠러에게 단 하나의 요건을 주문했다. 남편의 살인 용의자로 법정에 선 <추락의 해부>의 작가 산드라와 아우슈비츠 옆에서 꿈의 집을 가꾸며 유유히 살아가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가정주부 헤트비히 모두 분명 쉽게 포착할 수 없는
글: 김소미 │
202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