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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영화제는 영화가 꾸는 꿈이다
5월은 영화제의 계절이다. 몸이 그렇게 길들여져버렸다. 물론 2월에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가 있지만 직접 가본 적이 없는지라 글로만 접한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주관적인 생체시계를 기준으로, 5월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영화의 꽃이 핀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부터 칸영화제로 이어지는 시즌이 되면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아니면 살인적인 스
글: 송경원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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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홍상수 영화’라는 덩어리, 불가항력의 궤적
고백하자면 <씨네21> 입사 전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좋고 싫고, 또는 재미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그 언어의 울타리 안에 발을 디디지도 못했다. 몇 가지 그럴듯한 핑계가 있지만, 돌이켜보니 가장 큰 이유는 보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게 홍상수 영화는, 늘 직접 보는 것보다 정교
글: 송경원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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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그래봤자 영화, 그래도 영화
때론 부분이 전체의 합보다 크다. 스토리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도, 아니 희미해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대사들이 있다. 드라마 <미생>의 내용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지금도 필요할 때 종종 꺼내 보는 조언은 ‘체력을 기르라’는 말이다.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길러라. (중략)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도 떨어
글: 송경원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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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보고 또 보고
뒤늦게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봤다. 이자연 기자가 무려 14번 관람한 끝에 이벤트로 서프라이즈 박스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일어 부랴부랴 극장을 찾았다. 영화 보는 일이 업이지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같은 영화를 두번 이상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거의 없다. 두 번째 볼 때부터는 진짜 ‘일’처럼 느껴지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영
글: 송경원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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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스위치를 켜고 끄다가
스위치를 켰다, 껐다. 이걸 잘해야 오래 간다. 슬픔엔 역치가 있는 법이라 주변이 온통 괴롭고 어려운 소식뿐이라도 내내 괴로워만 하면서 살 순 없다. 전쟁의 화마 속 매일 불의, 부당, 부조리한 뉴스로 넘쳐나지만 다들 묵묵히 오늘을 살아간다. 그 앞에 ‘아무 일 없는 듯, 평온하게’ 따위의 말을 쉽게 붙이는 건 무례하고 둔감한 짓일 것이다. 슬픔이 자신
글: 송경원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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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기억하겠습니다
때로 영화의 운명을 결정짓는 건 당도하는 장소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두 검사>를 보았을 땐 솔직히 별반 기억에 남지 않았다. 물론 전체주의가 인간을 집어삼키는 보편적 메커니즘을 우화로 승화시킨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정제된 형식이 주는 거리감에 밀려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얼마 전 개봉한 <두 검
글: 송경원 │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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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세 번째 개편을 하는 중입니다
아무도 모른다. 아니 표현이 다소 과했다. 거의 모른다. 1년에 1번. 잡지의 창간 기념을 맞아 크고 작은 개편을 한다. 코너를 바꾸고, 새로운 필자도 모시고, 디자인도 이래저래 다듬어본다. 매주 마감하는 주간지의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짬짬이 틈을 내어 회의하고, 시안을 만들고, 다시 엎는 등 추가 노동력을 투입해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실
글: 송경원 │
202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