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조민상)는 사고로 장애를 얻는다. 휠체어 없이는 거동도 어렵지만, 걸음을 뗄 수 있다는 이유로 5급이라는 경증 장애 등급을 판정받았다. 때문에 재기는 실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비해 국가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 많지 않다. 재기는 희망을 잃고 주저앉는 대신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때마침 병원 병실에서 만났던 장애인 병호(임호준)가 재기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 시작한다. 병호의 소개로 취업 자리를 얻은 재기는 장애등급을 다시 판정받기 위해 변호사를 만나 소송을 준비한다. 소송을 위해 대출까지 받아야 했으나 재기는 병호가 마련해준 기회를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한편 병호는 일자리를 잃은 재기의 누나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제안한다.
<복지식당>은 정재익 감독의 경험이 담긴 수필을 읽은 서태수 감독이, 정재익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해 제작된 작품이다. 영화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재기를 통해 장애인들이 놓인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를 낱낱이 묘사한다. 장애인 택시를 제때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동권 문제부터 경증, 중증 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 차이로 인한 불편함은 재기의 일상에서 수시로 등장한다. 감독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만큼 재기의 대사와 상황은 더없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영화가 제도의 모순을 고발함과 동시에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착취 또한 적나라하게 그려낸다는 점이다. 영화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비롯해 고민해야 할 지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매끄럽지 않은 연출이 다소 아쉽지만, 비장애인 연기자로 장애인 연기를 한 조민상 배우가 영화를 단단히 채운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초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