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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 10월30일까지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송경원 2022-04-02

두근두근 반짝반짝

from Way Out, 2017, in Collaboration with Jesse Chamberlin © Jimmy Marble

사랑이 핀다. 그곳에 내가 있었고, 이제 당신이 있다. 2022년 3월16일부터 10월30일까지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새로이 자리 잡은 디뮤지엄(D MUSEUM)에서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가 열린다.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는 로맨스의 다양한 순간과 감정을 사진, 만화,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설치 등 여러 형태의 작품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K콘텐츠를 대표하는 만화 거장, 젊은 포토그래퍼, 일러스트레이터 등 23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 사랑을 주제로 한 30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개별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것이 흥미롭다. 한국 대표 순정만화 7편의 명장면을 모티브로 해 구성된 7개 섹션은 관객 각자의 기억 속에 묻힌 설렘의 순간을 되살려줄 것이다.

SECTION1. 사랑인지도 모르고 서툴고 수줍었던 그때

굳이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우리는 그 신호들을 이미 알고 있다. 만화가 천계영의 <언플러그드 보이>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섹션은 모든 게 서툴고 수줍던 시절의 모든 순간들을 포착한다. 풋풋한 시절의 장면들을 유쾌한 감성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 지미 마블의 <from Way Out>(2017)에는 이미 봄기운이 가득하다. 설렘이란 단어를 이미지로 빚어내면 아마도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을 만큼 흐뭇하고 따뜻하다. 자유로운 포즈와 빈티지한 색감으로 신비로운 노스탤지어를 담는 사진작가 루카스 와이어보스키의 <Anna and Magda>(2014)는 삶의 가장 빛나는 한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얼굴이 빛에 가려진 찰나를 통해 이 간질거리는 순간은 사진 앞에선 모두의 설렘으로 확장된다.

Anna and Magda, Lubliniec, 2014 © Lukas Wierzbowski

SECTION2. 언젠가는 바라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 밤

Alea dream, Topanga, 2019 ©Tristan Hollingsworth

두 번째 섹션은 만화가 이은혜의 대표작 <블루>에서 엇갈린 사랑을 하는 세 주인공- 연우, 해준, 승표- 의 무빙컷과 뉴미디어아트 그룹 아이엠파인의 영상이 어우러진 푸른 심연의 공간에서 시작된다. 사진작가 트리스탄 홀링스워스의 <Alea dream>(2019)은 사랑의 간절함을 몽환적인 푸른색으로 표현한다. 평범한 일상이 초현실적으로 담기는 순간, 우리의 기억은 선명한 사진이 아니라 꿈처럼 덧없고 아름다우며 가슴 조이는, 푸른색으로 번져나간다.

SECTION3. 미칠 것 같이 뜨겁게 열병을 앓던 그해

Untitled, Paris, 2020 ©Theo Gosselin

봄 같은 설렘이 지나면 뜨거운 초여름밤 같은 열병이 찾아온다. 세 번째 섹션은 이빈의 만화 <크레이지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지미와 혜정의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파격적인 공간을 통해 <미칠 것 같이 뜨겁게 열병을 앓던 그해>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진작가 채드 무어의 <Sasha and Melissa(Kiss)>(2016)는 뜨겁게 사랑하는 청춘들의 사적이고 은밀한 순간을 가감 없이 기록한다. 끝없는 자유와 사랑을 모험했던 순간들을 포착한 테오 고슬린의 <Untitled>(2020)은 좀더 추상적이고 아련하다. 불타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다. 잿더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에도 채 식지 못한 열기가 숨 쉰다.

SECTION5.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꿈결같던 그 시간

les différents silences des trois oiseaux, 2020 ©Nina Koltchitskaia

Won Soo-Yeon, Full House, 1993 ©Won Soo-Yeon

다섯 번째 섹션은 만화가 원수연의 대표작 <풀하우스>의 무빙 이미지로 문을 연다. 원수연 만화가는 주체적이고 진보적인 여성 캐릭터, 다양한 소재의 로맨스를 통해 순정만화의 지평을 넓힌 대표적인 작가다. 한편 수채 물감으로 사랑과 낭만을 그리는 아티스트 니나 콜치츠카이아의 <les diffe′rents silences des trois oiseaux>(2020)은 문자 그대로 ‘꿈결같은 시간’을 그림으로 옮겨놓는다.

SECTION6. 소중한 추억으로 반짝반짝 빛나던 그 시절

여섯 번째 섹션은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본래 사랑 한가운데 있을 땐 사랑을 알 수 없다.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사랑은 지나간 추억이고 그 애틋하고 아름다운 시간은 우리가 되돌아봄으로써 완성된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우연히 만난 인물과 풍경을 담아온 사진작가 헨리 오 헤드의 <Neon nights>(2019)는 대관람차의 불빛 속에 잠긴 행복했던 순간을 포착했다. 한편 2017년 디뮤지엄에서 한국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YOUTH: 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전의 주인공 파올로 라엘리 작가의 <Honeymoon road>(2018)는 관객 각자의 눈부신 시절을 아련한 시선으로 다시금 소환한다.

Neon nights, 2019 © Henry O. 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