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흑인 여성의 삶이 스크린에 교차된다. 영화는 아직 미국 노예해방이 이뤄지기 전 시기의 한 목화 농장에서 시작된다. 이제 막 농장에 팔려온 한 여자는 끊임없는 억압과 착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눈물을 흘리며 잠에 든다. 그때 익숙한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그녀를 깨운다. 눈을 뜨면 시간은 현대가 되어 있고, 그녀는 유명 작가 베로니카(저넬 모네이)의 하루를 시작한다. 흑인 여성의 권리에 대해 쓴 책으로 유명세와 영향력을 얻은 그녀는 방송 인터뷰와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수상한 사람들이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안테벨룸>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구조를 활용하여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로,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겟 아웃>과 <어스>의 제작진이 이번 영화에서도 제작을 맡았다.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의 트릭이 인상적이며, 그 특별함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진하게 만든다. <문라이트> <히든 피겨스> 등 ‘블랙 무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저넬 모네이의 다채로운 연기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연상되는 다른 비슷한 영화들을 뛰어넘는 특별한 개성을 찾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