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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일한 식구이자 친구인 돼지를 찾는 여정 '피그'
이보라 2022-02-23

롭(니콜라스 케이지)은 고요한 숲속에서 돼지 한 마리와 살아가는 중년 남성이다. 그의 대화 상대는 흙냄새를 맡으며 트러플 버섯의 위치를 알려주는 귀여운 돼지가 유일하다. 도시에서 푸드 바이어로 활동하는 아미르(알렉스 울프)가 정기적으로 그의 오두막에 들르기는 하나, 롭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돼지와 함께 단출하지만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정체 모를 이들이 롭의 집에 들이닥쳐 돼지를 납치해간다. 그는 아미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유일한 식구이자 친구인 돼지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의 <피그>는 사랑하는 돼지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롭은 15년 전 떠나온 포틀랜드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해후하며 예기치 못하게 자신의 과거까지 반추하게 된다. 흔히 애정의 대상으로 여기는 개나 고양이가 아니라 가축으로 간주되는 돼지가 반려동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다만 <피그>는 비윤리적인 권력이나 체제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기보다 좀더 감상적이고 느슨한 방식으로 개인의 삶과 꿈을 성찰하는 데 집중한다. 자연과 도시를 오가며 담은 소박하고 따사로운 풍경도 영화의 정취에 썩 잘 어울린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호연을 펼쳤으며, <유전> <올드>의 알렉스 울프 또한 조력자로서 소임을 톡톡히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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