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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미묘한 분위기 속 서로를 탐닉하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이보라 2022-02-23

모범 사병 무광(연우진)은 사단장(조성하) 사택에 취사병으로 출퇴근하게 된다. 이 기회를 발판 삼아 그는 식구들을 제대로 먹여살리기를 꿈꾼다. 어느 날, 사단장이 출장을 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되고, 홀로 남은 사단장의 아내 수련(지안)은 무광에게 한 가지 중대한 명령을 내린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거실의 제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놓여 있을 경우 2층으로 올라오라는 지시다. 하지만 일찍이 사단장으로부터 2층에는 출입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들었던 무광은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2층 침실로 들어간 그는 수련과 자신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시간이 흐르며 둘은 점차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장철수 감독의 신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중국 작가 옌롄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마오쩌둥의 연설에서 비롯된 구절인 이 영화의 제목은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두 주인공의 대사로 자주 거론됨으로써 공익적 구호가 개인의 욕망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는 모순을 강조한다. 영화 속 배경은 북한이 연상되기는 하나 인물들의 어투나 전반적인 미장센을 토대로 보건대 상상력이 가미된 허구적 세계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도로 보인다. 다만 현실과 욕망을 오가는 두 주인공의 갈등이 매우 뻣뻣하게 연출될뿐더러 둘의 애정보다 성애에 초점을 맞추느라 서사는 나사가 빠진 듯 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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