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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경찰수업'의 배우 강다니엘
김소미 2022-02-16

강다니엘의 타이밍

아이돌, MC, 소속사 대표에 이어 이제는 배우가 된 강다니엘에게 <너와 나의 경찰수업>은 적시에 펼쳐진 모험이었다. 연기라는 미지의 지도 앞을 호기심 어린 발걸음으로 서성이던 순간에 경찰대 학생 위승현으로 살아보는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기민하게 타이밍을 낚아챘다. 10대 내내 몰두한 춤의 세계, 데뷔 후 빠르게 넓혀온 종합 엔터테이너의 영역에서 그랬던 것처럼 강다니엘은 자신이 배워야 할 과제에 기꺼이 매혹되는 쪽을 택한다. 강도 높은 배우 수업으로 20대 후반의 문을 연 지금, 신인배우이자 제복 입은 신입 강다니엘의 행보는 특유의 근성과 맷집 위에서 또다시 확장되고 있다.

- 연기에 도전하는 첫 작품으로 청춘 드라마를 택했다. 주인공 위승현은 나이답게 순수하면서도 또래에 비해 조숙하고 비밀스러운 인물이다. 아이돌로 구축한 이미지와는 꽤 다른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 같다.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나.

=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가 되는 과정이 커다란 도화지 안에 조금씩 존재감을 채워나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이제 막 점 하나를 찍은 단계가 아닐까. 따뜻한 시선으로 첫발을 뗐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배우가 되는 건 정말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개척하는 일인 것 같다. 솔직한 마음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배우는 자세만큼은 지키려고 애썼다.

- 성실한 모범생이지만 부당한 질서에 손쉽게 순응하지 않고, 겉으로는 과묵하지만 안으로는 저돌적이고 집요한 성격이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인물에 쉽게 공감이 가던가.

= 위승현이란 친구는 어찌 보면 나와 정반대되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동안 무대 위의 모습이나 예능에서 보여진 이미지와 많이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승현은 모범생에 원칙주의자이고, 무엇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불의를 잘 참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웃음) 다소 저돌적이고 즉각적으로 부딪히는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한 반면, 실제의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보는 편이다. 아, 츤데레 같은 성격은 비슷하다. 연기를 할 때 대체로 내성적이고 감정을 절제하는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 수개월간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에 몰입하고 대신 그 삶을 살아가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배우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된 시간들이기도 했다.

- 합숙하며 훈련받는 경찰대 학생들을 그리 무겁지 않은 스케치로 그려낸 작품이라 그런지 얼핏 아이돌 연습생 생활의 풍경과도 겹쳐 보이더라. 중학생 때부터 비보잉과 무용에 매진하면서 또래들과 뒤섞여 지낸 시간 동안 얻은 근성이 작중 인물에게도 자연스레 반영되었을 것 같다.

= 어떤 일이든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진심이 아닌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진심을 자신만 모를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런 면에서 인생은 타이밍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무엇이 먼저 찾아오고, 어느 것에 더 몰입하게 되느냐는 그때 놓인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내게 있어서는 춤이 가장 먼저 그 타이밍에 절묘히 맞았고, 후회 없이 매진했다. 그때의 몰입감을 스스로 많이 상기하는 일이 위승현이 가진 근성에 이입하고 표현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됐다.

- 첫 시리즈 출연작인데 액션 신을 소화한 분량도 꽤 된다. 몸 쓰는 감각에 있어서 새로운 자극이 되었나.

= 아무래도 경찰대가 배경이다 보니 확실히 액션 신이 많았다. 실제 경찰대 학생 훈련과 비교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동안의 활동과 비교해서도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던 건 맞다. (웃음) 사실 작품 안에 담기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촬영 도중에 아찔한 부상을 입었던 기억도 난다. 그럼에도 액션 신은 대체로 짜릿한 경험이었다. 힘든 만큼 큰 성취감도 있었다고 해야겠다.

- 2021년은 그야말로 종횡무진했다. 정규 앨범 《PARANOIA》와 《YELLOW》,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의 진행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의 배우까지 스펙트럼의 확장과 전진에 몰두했는데, 개인 기획사 설립 후의 행보가 성공적이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자평하고 있나.

= 정말이지 내게 도전의 한해였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앨범을 시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를 통해 MC로도 첫선을 보여드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가장 큰 도전으로 생각해주실 것 같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분야를 끊임없이 두드리고 싶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동력을 줄 수 있다면 성공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내게는 있다.

- 배우로서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면.

= 어떠한 작은 부분이라도 일단 배우고 흡수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세상의 모든 배우가 롤모델이다.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너와 나의 경찰수업> 현장을 곰곰이 되돌아보게 됐는데 또래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 여러 스탭과 뭉쳐서 작업했던 날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그건 앞으로 내가 부지런히 채워나가야 할 부분으로 남겨두겠다. 계속 시도하고 발전하는 모습,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과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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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