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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상을 바꾸려면 우선 이겨야 한다 '킹메이커'
송경원 2022-01-26

1961년 강원도 인제, 약방을 하던 서창대(이선균)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의 거리 연설을 목격한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김운범의 뜻에 반한 서창대는 그의 선거 캠프에 합류, 기발한 선거 전략으로 국회의원 당선을 이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서창대의 방식을 적은 물론 아군까지 경계하지만 서창대는 ‘세상을 바꾸려면 우선 이겨야 한다’는 믿음 아래 김운범을 야당 대선 주자의 자리까지 올린다. 그렇게 같은 꿈을 꾸었던 두 남자는 세상을 바꿀 그날이 가까워질수록 이상과 현실이라는 갈림길을 마주하고 예정된 균열에 다다른다.

<킹메이커>는 정치인 김대중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 정치 드라마다. 김운범, 서창대로 극중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적지 않은 에피소드가 실화에 기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킹메이커>는 여느 정치극과 다른 길을 걷는다. 주제에 심각하게 매몰되는 대신 인물 관계를 경쾌하게 그려나가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스타일리시한 장면과 감각적인 촬영, 캐릭터 사이 끈끈한 케미스트리까지 변성현 감독의 특기가 고스란히 살아 있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로 하여금 김대중이라는 정치인을 재발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만하다. 더불어 선거판의 여우, 네거티브 선거전의 달인으로 불렸던 엄창록과 김대중, 아니 김운범과 서창대의 관계는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올바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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