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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2022년, 한국영화의 미래는?
장영엽 2021-12-31

신년을 여는 <씨네21>의 첫 스페셜 기획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보고서’다. 산업을 리드하는 대표·임원급 결정권자들의 답변을 통해 데이터로 한해를 전망하는 기획으로, 지난해의 참여자들이 선정한 2021년의 화두 ‘OTT, 극장의 위기, 시네마틱 시리즈, 미드폼, 웹툰 IP’는 지난 1년여간 다양한 사례로 현실화되었다. 올해는 더 많은 전문가들(62인)이 설문에 참여했다. 새롭게 진입한 키워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글로벌’이다. “2019년 <기생충>, 2020년 <미나리>에 이어 2021년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인 열풍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중요한 흐름이자 트렌드”가 되었으며, 2022년은 “특정 작품의 일회성 성과가 아닌 한국 콘텐츠 시장 전체가 글로벌화되는 본격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는 게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주요 화두로 언급된 키워드도 있다. ‘극장의 위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관객의 관람 패턴이 급변한 것이 영화계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현재 개봉 대기 중인 한국영화는 주요 대형 배급사의 작품만 해도 적게는 80, 90여편, 많게는 100여편에 이른다. 1년이 52주라는 점을 생각하면 올 한해 매주 2편 이상의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개봉을 한다 해도 유의미한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제는 극장에서 수익을 내고 그 돈을 다시 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영화계 생태계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혹자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한 영화를 OTT 플랫폼에 유통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극장과 OTT 플랫폼의 수익 배분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를뿐더러 “제작비 규모가 80억원 이상인” 한국영화 개봉 대기작이 70여편에 이르는 지금 이 영화들이 OTT로 원활하게 유통될 거라는 예상은 하기 힘들다. 이미 오랫동안 고착화된 시스템을 한순간에 바꿀 수 없고, 팬데믹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극장 관객의 증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인들은 ‘산업의 고사’를 우려하고 있다. 밝은 미래와 먹구름 사이에서, 다시 한번 새해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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