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이고 숫기 없는 고등학생 에반(벤 플랫)은 상담 치료에서 조언받은 대로 자신에게 편지를 써본다. 지난여름 나무에서 떨어져 한쪽 팔을 다친 채 등교한 그는 역시나 자연스럽고 무탈한 일상을 보내는 데 실패한다. 어렵사리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도서관에서 출력하 려던 찰나, 감정 기복이 심한 동급생 코너(콜튼 라이언)에게 편지를 들킨다. 짓궂게도 종이를 들고 사라진 코너는 사흘째 출석하지 않는 다. 편지의 내용이 만천하에 알려질까 불안에 떨던 에반은 교무실에 찾아온 코너의 부모에게 그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는다. 한데 설상가 상으로 코너의 부모는 그 편지를 코너가 에반에게 쓴 것으로 오해해, 아들이 생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상황이다.
뮤지컬영화 <디어 에반 핸슨>은 <월플라워>로 청춘들의 외로운 내면을 섬세하게 짚은 바 있던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된 에반의 심리를 찬찬히 따라가며, 그와 주변인들 사이에 불거진 혼란의 파장을 성실히 더듬는다. 진심 어린 관계 맺기와 애도를 역설하는 따뜻한 이야기지만 다소 단선적인 전개가 아쉽다. 큰 인기를 얻은 동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이며, 원작에서 에반 역을 맡았던 배우 벤 플랫이 영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이어받아 능숙히 소화했다. 줄리앤 무어, 에이미 애덤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