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선수의 10주기를 맞아 개봉하는 <1984 최동원>은 그의 삶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다. 일대기를 다루는 대신 1984년 한국 시리즈가 치러진 열흘로 기간을 좁혀 최동원 선수의 가장 화려한 순간, 그의 투혼을 밀도 있게 전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으로 알려진 조진웅 배우가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당시 함께 경기를 뛴 김용철, 김용희, 임효균 등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강병철 감독, 김시진, 이만수, 김일융 등 상대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팬과 야구 전문 기자까지 최동원 선수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여 당시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들은 롯데의 승리부터 삼성의 져주기 게임과 같은 시대의 명과 암까지 고르게 조명하며 인터뷰를 이어간다.
영화는 경기에 관해 친절하게 짚어주진 않는다. 그럼에도 짧은 호흡의 편집으로 경기의 긴장감을 살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영화는 최동원 선수의 폼이나 경기 내용 등 인터뷰이들의 설명에 경기 영상을 덧붙여 박진감을 더한다. 스크린에서 재현된 경기와 더불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그라운드 밖 최동원 선수의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1984년 최동원 선수의 활약을 기억하는 세대도, 그에 관해 정보가 없는 이들도 흥미롭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1984 최동원>은 최동원 선수가 여전히 그라운드 위의 영웅으로 불리는 이유를 명확히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