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표 정치 코미디 대본을 어떻게 읽었나.
이학주 정치 관련 대본을 받은 건 처음이다. 대학 시절엔 정치에 관심이 있었으나 요즘은 덜하다. 극중 상황이 실제처럼 느껴져 재밌었다.
김성령 난 반대다. 예전엔 정치에 관심 없다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며 뉴스를 재밌게 보고 있다.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이 가고 맥락을 알게 되자 대본도 재밌게 다가왔다. 촬영하면서 ‘정치가 이렇구나!’ 새삼 느끼고 있다. 정은이 문체부 장관 취임 직후 하는 일은 홍보 영상을 찍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문체부 장관입니다. 제2의 무슨 행사 축하드립니다” 하고. 정치인에게 이런 일정이 많아서, 정치는 언제 하나 몰라. (웃음) 실제 정치인이 하는 일은 다양하겠지만 작품이 어느 정도는 현실을 담고 있을 것 같다.
이학주 배우는 보좌관 캐릭터를 맡았다.
이학주 이제까지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었다. <부부의 세계>에서 인규는 이해할 수 있는 인물도 아니었고 못된 친구였으니까 홀로 전사를 생각하고 감정을 머금고 연기해야 했다. 반면 수진은 속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두 사람의 직업이 평범하지 않다. 외적으로 어떤 변화를 주려고 했나.
이학주 직장인 캐릭터를 거의 못해봤다. (웃음) 이번에는 공무원증을차고 장관님을 모시는 보좌관을 연기하다니…. 감독님이 날카로운 느낌이 나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우선 살을 뺐다.
김성령 여성 정치인 전문 디자이너에게 정은의 의상을 부탁했다. 박영선 전 장관을 비롯해 여성 정치인의 의상을 디자인하는 분이어서 그분에게 의상을 전적으로 맡겼다.
작품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윤성호란 연출자, 코미디 장르, 웨이브 오리지널이란 점 중 어떤 이유가 주효했나.
이학주 세 가지 이유 모두 다 해당한다.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적 없는 데다 웨이브 이용자라 웨이브 오리지널이란 점도 좋았다. 감독님 작품들을 본 터라 재밌는 코미디도 해보고 싶었다.
김성령 다작한 뒤 마음먹고 쉰 적 있다. 3개월이 6개월이 되고, 슬슬 불안할 때쯤 조한철 배우가 “누나, 내가 아는 감독이 있는데 되게 재밌어. 특별출연해”라고 제안했다. 그 작품이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였다. 재미 삼아 참여했는데 내겐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연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때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 이후 <추적자 The Chaser>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사람들은 <추적자 The Chaser>를 내 연기의 변화 기점으로 꼽지만, 사실 나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때부터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참 묘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쉬었는데,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때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오늘 촬영이 1화 마지막 신이다. 크랭크업이 가까운데 1화의 마지막 신을 찍는 일정이 눈에 띈다.
김성령 하이라이트 신이다. 윤성호 감독이 초창기부터 이 신을 두고 “선배님, 이건 제일 나중에 찍을 거니까 너무 처음부터 부담 갖지 마세요”라고 말하곤 했다. 그만큼 대사도 많고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면이다. 어젯밤 문득 ‘어떡하지. 그만큼 중요해서 마지막에 찍는 건데, 우린 지칠 대로 지쳐서’라는 걱정이 앞섰다. 시험 기간이 미뤄졌다고 공부를 미리 하는 거 아닌데. (웃음)
함께 연기하는 백현진 배우는 평소 독특한 코미디를 구사한다.
김성령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조차 그가 하면 독특해 보인다. 우리는 보통 힘내란 의미에서 “파이팅”이라고 말하잖나. 백현진 배우는 “영차”라고 말한다. 나더러 “김성령, 영차”라고 하면 속으로 ‘재미난 말이네’ 싶다.
윤성호 감독이 레퍼런스라고 소개한 작품이 있다고.
이학주 여성 정치인을 다룬 <마담 세크러터리>와 <보르겐>이었다.
김성령 언급한 작품 속 남편들은 굉장히 훌륭하다. 나는 남편이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켜 정치 생명을 위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