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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자동차와 함께하는 하이스트 장르물 ‘퍼펙트 스틸’
이보라 2021-10-27

돈을 주고 형량을 거래하는 지경에 이른 불공평한 미국의 사법 체계. 케이시(존 보예가)는 이 부조리한 형국 속에서도 고객들이 정당한 재판을 받도록 고군분투하는 신참 국선 변호사다. 하나 온건한 판사에게 케이시의 의지는 눈엣가시가 되어, 그는 법정 모독죄로 정직될 위기에 놓인다. 한편 그가 오래전 재판을 담당했던 레아(올리비아 쿡)가 다시 체포되어 그를 찾는다. 우연히 알게 된 크레이그(에드 스크라인)라는 남성의 부탁으로 어느 자동차에 숨겨진 마약을 가져오기로 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 와중에 동료 변호사이자 호들갑스러운 친구 데인(빌 스카르스고르드)은 이 일에 함께 가담해 1500만달러어치 마약을 가로채자며 범죄를 부추긴다.

체이스 파머 감독의 <퍼펙트 스틸>은 세르지오 드 라 파바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범죄영화다. 자동차가 등장하는 하이스트 장르물이지만 역동적인 질주나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쾌감을 전달하는 장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영화는 느슨하고 한만하게 전개를 이어가며, 쫄깃한 서스펜스보다 사색적인 순간들을 심어놓는 데 주력한다. 원제가 ‘벌거숭이 특이점’(Naked Singularity)이라는 물리학 용어인 만큼 극중 사이사이 과학적 현상을 현실의 징후로 대입하려는 상상력을 보여주지만 서사에 온전히 밀착하지 못한 채 적당한 농담쯤이라는 인상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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