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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림자꽃’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는 법의 존재 의의를 묻다
임수연 2021-10-27

“나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련희씨는 의사 남편과 딸을 둔 평양의 가정주부였다. 간 치료에 드는 병원비를 남한에서 단기간에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2011년 대한민국에 들어왔다.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고 북한 송환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그를 간첩으로 기소했고,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자로 가둬 출국 금지를 요청했다.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밝혔지만 아직 북한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림자꽃>은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남한 사회에 몸을 부딪치는 김련희씨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모습을 따라간다. 남북 이데올로기 차이라든지 어느 쪽이 옳은지 따지는 이분법적인 태도가 아닌, 개인의 평범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없는 근거가 되는 법이 도대체 무엇을 보호하는지, 정작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는 법의 존재 의의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김련희씨가 어렵게 가족과 연락이 닿는 순간은 물론, 평양으로 넘어가 김련희씨 가족의 현재 모습도 함께 담아 이산가족의 상황을 몽타주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그림자꽃>은 대만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시안 비전 경쟁부문 대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부재의 기억>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이승준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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