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추석 시장이었다. 올해 추석 극장가를 찾은 총 관객수가 지난해보다 약 15%(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감소한 가운데, 영화 <보이스>가 총 관객수 94만4천여명을 동원하며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기적>은 44만3천여명을 불러모으며 뒤를 이었다. 두 편의 매출 점유율이 연휴 기간 내내 56~59%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것은 “상위 두 편이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르렀던 예년의 추석 시장에 비하면 확실히 저조한 성적”(이하영 하하필름즈 대표)이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 담당은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영업 시간 제한 등 여러 요인으로 지난해보다 관객이 줄었다. 시장이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큰 영화가 개봉을 피하고 중급 규모의 한국 영화 두 편을 선보였는데 아쉽게도 시장을 강력하게 견인하기에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50% 시장은 연휴 전에 개봉했던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같은 외화와 <모가디슈> <인질> 등 장기 상영 중인 ‘여름 영화’의 몫이었다. <모가디슈>는 연휴 기간 총 관객수 350만명을 돌파했다. <모가디슈>가 추석 영화들을 제치고 최고 좌석 점유율 23.4%(9월21일)을 기록하며 ‘역주행’한 건 “신작이 시장을 제대로 견인하지 못한 원인(이하영 대표)”도 크다. 이하영 대표는 “9월29일 개봉하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10월20일 <듄>, 11월 <이터널스> 등 외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는 덕분에 그나마 비수기 극장가가 버티는 형국이다. 한국영화가 기대작을 내놓지 않는 이상 극장가는 당분간 외화들의 선전에 기댈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