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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 배우 방민아·심달기·한성민…이것이 우리의 최선
씨네21 취재팀 사진 오계옥 2021-09-01

심달기, 방민아, 한성민(왼쪽부터).

그들만의 언어는 한껏 풍부해져 있었다. <최선의 삶>에서 만난 배우 방민아·심달기·한성민은 급식실에서 화장실까지 붙어다니는 동급생들처럼 세 사람 사이에서 통용되는 표현을 개발해 쓰고 있었다. 이들이 연기한 고등학생 강이(방민아), 소영(한성민), 아람(심달기)은 ‘강소아’라는 줄임말로 뭉쳐졌고, 강이와 소영이 교감 끝에 멀어지는 단초가 된 시퀀스는 ‘푸른 밤’으로 은유됐다. 친구들 틈에서 자주 사라졌다 돌아오는 아람은 현장에서 ‘뭘 해도 되는 아람’으로 불렸다.

<최선의 삶>에서 그려지는 강이, 소영, 아람의 이야기도 하나의 거대한 은어 같다.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충동과 불안, 그들도 이름 붙일 수 없는 동행과 반목의 시간이 2000년대 초반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박혀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해 기꺼이 더 나빠졌다”라고 말하는 10대 여성들의 한때에는 관객 각자가 마주하게 되는 과거 또한 우두커니 서 있다. 멀어지는 그림자에 대고 할 수 있는 얘기는 많지 않다. 후회한다는 말은 비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강이, 소영, 아람은 아마도 최선을 다했을 테니까. 그래서 세 배우에게 힘껏 그 명암을 껴안고 난 경험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각기 달랐지만 그들이 각자의 인물에게 마지막으로 건네고 싶은 한마디는 비슷해 보였다. 떠나온 캐릭터의 등을 토닥이는 그 말은 세 배우 중 맏언니이자 <최선의 삶>에서 세 친구의 구심점이 되어준 배우 방민아가 표지 촬영 중 자주 부르짖은 주문이기도 하다. 그는 셔터 소리가 멈출 때마다 이렇게 외쳤다. “강소아, 웃어!” 그 말에 심달기, 한성민이 함께 웃으면 공연히 아람과 소영, 강이가 모두 괜찮아졌을 것만 같았다.

한성민, 방민아, 심달기(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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