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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게 정신이 나갔다!" DC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사 첫 반응

한결 더 화려해진 광기와 함께, 할리퀸이 돌아왔다. 8월4일 개봉하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2016년 개봉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새롭게 개작한(리론칭) 제임스 건 감독의 신작이다. 최악의 안티히어로 집단, ‘자살특공대’들이 또 한 번 종횡무진 피를 뿌리고 다니는 이번 영화에선 할리퀸을 비롯해 블러드스포트, 피스메이커, 폴카도트맨, 랫캐처2, 킹 샤크 등 각 캐릭터들이 적재적소에서 자기 어필에 충실하다는 후문이다. 돌아온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오랫동안 고전했던 DCEU(DC 확장 유니버스)를 부활로 이끌 수 있을까. 경쾌한 문장들로 관람 후기를 전해온 <씨네21> 기자·평론가들의 첫 반응을 전한다.

송경원 기자

"미친 놈들 생각을 어떻게 알겠어?" 난장판 칠 요량이면 이 정도로 상쾌하게 정신이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마음 가는대로 망쳐버린단 의미가 아니다. 익숙하고 평범한 잣대와 기준점이 다를 뿐, 제대로 된 '엉망진창'에는 정교한 계산과 연출이 필요하다. 제임스 건 감독의 손에 리부트 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오랜만에 맛보는, 제대로 미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히어로 무비다.

형량삭감을 조건으로 비밀작전에 나선 수어사이드 스쿼드팀'들'의 행보는 캐릭터가 많은 만큼 자칫 산만해지기 십상이다. 제임스 건은 '프로젝트 스타로' 은폐작전을 중심으로 시간 순서를 재조립하는데, 집중력을 유지하는 재치있게 구성과 편집이 돋보인다. 팬보이이기도 한 제임스 건은 때때로 과잉되게 우겨넣어 종종 늘어지기도 하는 게 안타까운 버릇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깔끔하게 재단했다. 132분이 늘어지는 부분 없이, 텐션을 유지한다는 게 놀랍다.

단적으로 말하면 비결은 캐릭터다. (언젠가부터 당연한 게 되버린) 단체전의 핵심이랄 수 있는 캐릭터의 활용이 좋다. 빠른 호흡이 빠른데도 각 캐릭터에 나름의 서사와 시그니처 액션 혹은 특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걸 놓치지 않고, 그렇다고 리듬이 끊어지지도 않는다. 짧게 나오는 캐릭터라 할지라도 무의미하게 소모시킨다기보다는 적재적소 활용하는 쪽에 가깝다. 원작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물씬 느껴진다. 지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실패에도 살아남은 간판 격인 할리 퀸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캐릭터가 선명하고 생기가 돈다. 표현수위에 관해서는 아슬아슬하다. 잔인한 살육과 처참한 상황들이 난무하는데 그게 오히려 일종의 쾌감으로 활용되는건 결국 유머 덕분이다. 캐릭터마다 걸맞는 이미지로 자신의 액션을 치장하는데, 마치 과장된 그래픽 노블을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까운 심정으로)한장 씩 넘기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이건 먹히는 농담이다. 약간의 죄악감이 즐거움에 기폭제가 된다는 전제 하에, (윤리적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곡예에 가깝게 쾌감/불쾌감의 선을 탄다. B급 서브컬쳐에 미친, 작두 탄 제임스 건의 영리하고 후회 없는 팬픽.

김철홍 평론가

여러모로 관람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는 영화이다. 무엇보다 웃음을 참는 것이 힘들다. 영화를 보는데 왜 웃음을 참아야 하는가 싶겠지만, 영화가 웃음을 유발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 다름 아닌 무고한 사람들의 피와 살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악당들의 화려한 액션과 그 배경으로 깔리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가도, 그들이 재미로 던진 돌에 작은 새 한 마리가 그냥도 아니고 처참히 당하는 장면을 보면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밌다. 2016년에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업그레이드된 것은 단연 웃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임스 건 버전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길티 플레져’라는 단어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극상의 ‘플레져’를 위해 ‘길티’의 수치를 할 수 있는 최대치로 끌어올린 영화. 누가 누가 더 나쁜가를 겨루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가장 신난 사람은 눈치 보지 않고 영화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감독처럼 보이며, 폭발의 잔해물로 ‘워너브러더스 제공’이라는 자막이 나오는 것은 상징적이다. 아니 어떻게 이 수많은 죽음들을 보며 웃을 수가 있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그럼 나는 유죄다.

오진우 평론가

유혈이 낭자하며 펑키하게 시작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적절한 음악 사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모습은 감독 제임스 건의 전작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자가 복제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거슬리지 않았고 감독 특유의 감성을 살려 DC 유니버스에 녹여냈다고 판단된다. 영화는 적절한 플래시백을 통해 플롯을 구성하고 캐릭터들의 전사를 나름 새롭게 구성하려는 노력을 선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와 할리 퀸(마고 로비)이다. 특히 후반부에 할리 퀸이 선보이는 액션 시퀀스는 압권이다. 할리 퀸 혼자 수많은 적을 해치우며 피와 꽃을 동시에 터뜨리는 화면 구성은 잔인하면서도 아름답다. 이외에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올드 팝을 아카이브 하여 영화 음악을 선보였듯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이전 할리우드 영화들을 차용하여 영화를 구성한 듯하다. <에이리언>의 페이스 허거, <고스트 버스터즈>의 마시멜로 맨, <뉴욕 스토리>의 우디 앨런의 어머니가 영화 속 캐릭터에 겹쳐 보이며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