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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하고 파괴적인 여성 안티 히어로의 각성기,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첫 시사 반응
김현수 김혜리 2021-07-23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돌아왔다. 2019년 시즌1의 첫 공개, 2020년 3월 시즌2 공개 이후, 시즌3의 제작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킹덤: 아신전>은 시즌2 엔딩에서 깜짝 등장해 궁금증을 일으켰던 캐릭터 ‘아신’의 과거를 다룬 작품이다. 따라서 시대 배경은 시즌1 이전 시기로 돌아간다.

‘킹덤’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김은희 작가가 각본을 쓰고 시즌1의 6부 전체와 시즌2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아신전>을 본 기자들의 첫 반응을 전한다. (이번 주말 발행되는 씨네21 1316호에서는 김성훈 감독의 인터뷰를, 다음주 발행 예정인 1317호 지면에서는 김은희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를 만나볼 수 있다.)

김혜리 기자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은 <킹덤> 시즌 1,2에서 조선을 집어삼킨 역병의 뿌리를 더듬는 프리퀄이자 북방의 중요 인물 아신(전지현)의 오리진 스토리다. 전지현의 얼굴을 극적으로 드러낸 시즌2의 마지막 숏은 호쾌한 액션 히어로의 등장을 기대하도록 만들었지만,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액션을 보여주기에 앞서 역병을 낳은 비탄과 고독, 극도로 깊은 나머지 광기로 변질된 슬픔의 역사를 시간을 들여 파고든다.

특히 복잡하고 입체적인 주인공 아신을 ‘타자’인 여진족으로 설정한 선택은 <킹덤>이 가진 이야기의 그릇을 키웠다. 세자 창과 의녀 서비 등 시즌1,2의 주인공들은 북쪽 땅에 도달하기 전이라 <아신전>에 등장하지 않지만, 시리즈의 악당인 조씨 가문의 횡포와 신분 사회의 모순이 무리 없이 본편과 스페셜 에피소드의 서사를 연결한다. 처절하게 쌓아 올려진 ‘인간 탑’의 이미지를 <킹덤>의 시그니처로 창조했던 김성훈 감독은 여기에서 고독한 아신과 그를 둘러 싼 환경을 장면화하는 데에 감각을 발휘하며,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 <시그널>부터 감지된, 장르적 쾌감을 넘어 인간다움에 대한 탐구로 영역을 넓히는 행보를 계속한다.

김현수 기자

<킹덤: 아신전>은 전체 드라마의 구조 내에서 시즌2에 잠깐 등장했던 ‘아신(전지현)’의 과거, 즉 생사역의 기원을 다루는 시즌1의 프리퀄임과 동시에 시즌3의 오프닝 이벤트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역병으로 인해 나라가 뒤흔들리는 경험을 한 이창(주지훈)과 서비(배두나) 일행이 아신을 만나게 된 순간, 잠깐 멈춤을 한 뒤에 아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이번 편을 다 보고 나면 김은희 작가가 펼쳐 놓은 이 거대한 세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에 놀라게 될 것이고, 또 아찔하고 파괴적인 여성 안티 히어로의 각성기를 만났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 훨씬 더 어둡고 음울한 인물의 내면을 다루는 작품이라서 화끈한 액션 묘사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그래서 아신은 언제 활약하는 것인가’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리모콘을 만지지 않고 참고 기다린 이들에게 보다 강력한 충격이 찾아갈 것이다. 압록강 일대 북방 지역에서 홀로 살아온 아신의 슬픔과 고통이 광기로 번져 나가는 모습을 배우 전지현이 멋지게 소화했다. 혹시나 <킹덤> 이전 시즌을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아신전>부터 보는 것을 권하지 않겠다. 앞선 두 개의 시즌을 먼저 봐야 이 작품의 결말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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