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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미래와의 대화
장영엽 2021-06-18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그레타 툰베리>에는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환경운동을 위한 행진 도중 그레타와 아버지가 끼니를 두고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다.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끼니를 거르고 그들에게 돌아가겠다는 그레타와 밥을 챙겨 먹어야 하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아버지의 싸움은 결국 아버지의 승리로 끝이 나지만, ‘왜 그렇게까지’라는 의문을 남긴다.

그에 대한 답은 풀밭에서 그레타가 친구와 나누는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후 문제가 인류에게 야기할 위기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온 정신을 쏟아야겠기에, 혹여나 기후 위기를 논하는 회의가 열릴까 싶어 주말 약속조차 잡지 못한다는 그레타의 절박함은 환경운동가로서 그가 얼마만큼 전력을 다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툭하면 연설문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는 감정 과잉의 소녀, 구체적인 대안도 없으면서 환경 문제를 운운하는 애송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환경운동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10대 소녀의 단호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고단하고 외롭게 기후 문제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려나가는 청소년 환경운동가의 투쟁을 다룬 <그레타 툰베리>는, 미래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진지한 청자들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번호에서는 그레타 툰베리와의 특별한 만남을 전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후 운동의 아이콘인 그와의 만남은 기후미디어허브의 제안으로 성사되었다. 얼마 전 국내 개봉한 다큐멘터리 <그레타 툰베리>의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 영화가 다른 나라 청소년기후활동가들의 캠페인에 도움이 되길 바랐던 툰베리는 한국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의 캠페인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씨네21>이 주최한 줌터뷰 대담에 응했고, 청소년기후행동의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가 함께했다.

방학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대화의 포문을 연 세 사람은 청소년기후활동가로서의 기쁨과 슬픔, 정치인들에 대한 생각, 번아웃 대처법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환경과 사회, 미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세 활동가의 대담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풍경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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