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에디 머피, 두 배우는 서로 다른 연기 세계를 구축해왔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드 니로와 <비벌리 힐스 캅>의 머피를 떠올린다면,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할 영화는 상상하기 어렵다. 톰 데이 감독의 <쇼타임>은 놀던 곳이 다른 이 두 캐릭터를 과감하게 주연으로 캐스팅해 만든 액션 코미디다. 머피보다는 드 니로가 타락한 셈이다.미치(로버트 드 니로)는 말수 적고 성질 급하고 자기 일에 충실한 마약반 형사다. 그는 전형적인 ‘일 중독’형 경찰이다. 물론 이혼당했다. 어느 날 미치는 마약밀매조직 검거 작전을 펴다 경찰의 활동을 실황으로 찍으려던 방송사 카메라에 잡힌다.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방송사의 극성 때문에 범인을 놓친 미치는 화가 치밀어 방송사 카메라를 권총으로 쏴버린다. 이 장면을 본 방송사의 베테랑 프로듀서 체이스 렌지(르네 루소)는 미치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경찰 24시’를 구상한다. 여기에 경찰업무보다는 텔레비전 출연이라는 ‘잿밥’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 트레이(에디 머피)라는 경찰이 끼여든다. 트레이는 순찰이 주요 업무인 ‘순경’이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거칠고 강렬한 형사로 변신한다. 카메라라는 프리즘이 왜곡시킨 모습과 실제상황의 대비가 웃음을 선사한다. 24일 개봉. 이상수 기자lee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