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 ‘한 주먹’ 하던 아우디(허준호), 르까프(이창훈), 각그랜져(박준규), 해태(이원종). 이들은 광주의 고등학교 시절 만나 똘똘 뭉친다. 친구들은 밑바닥 조폭 생활부터 시작해 공부 잘하는 르까프의 대학교 학비까지 대고, 졸업뒤 이들은 서울로 진출한다. 모두 네발가락인 이들 4인방은, 조폭계의 존경받던 보스 박카스(김갑수)가 손에 넣었다는 금도끼를 노리는 다른 조직원들의 음모에 맞선다. 좌충우돌 코믹갱스터 영화 <네 발가락>은 일단 네 주연과 조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나레이터 역할을 맡는 웨이터 정은표와 고구마도 능청스럽게 영화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영화는 갈 데까지 간 조폭영화의 끝물을 보여주는 듯하다. <돈을 갖고 튀어라> <똑바로 살아라>의 시나리오를 썼고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계윤식 감독은 “진한 감동이나 끈끈한 우정은 기대말라. 정말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목표였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마따나 영화는 말장난과 웃기기 위해선 어떤 희생도 마다치 않는 액션으로만 이어진다. 그러나 사람들을 비하시키며 만들어낸 웃음이, 감동은 커녕 ‘웃음의 카타르시스’조차 주지 못한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