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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학교 가는 길' 발달장애인의 교육권부터 공동체의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까지 두루 조망한 작품
이주현 2021-05-05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의 절반은 인근에 학교가 없어 매일 왕복 1~4시간을 통학하는 데 보낸다.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지현이도 왕복 3시간 거리의 학교에 다닌다. 지현이의 엄마이자 강서장애인부모회 1대 회장인 이은자씨는 “개인의 힘으로는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서지역 부모회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재준이 엄마 정난모, 현정이 엄마 조부용, 혜련이 엄마 장민희, 윤호 엄마 김남연씨 모두 비슷한 이유로 특수학교 설립 등 장애인 인권 문제에 두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학교 가는 길>은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서진학교) 신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장애인부모회의 어머니들이 보여준 용기 있는 모습을 기록한다. 특수학교를 교육시설로 보지 않고 기피 시설로 보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 혐오와 차별에서 기인한다.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 지역에는 안된다’는 이기주의,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경제 논리 또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비춘다. 나아가 영화는 차별과 배제가 이루어졌던 지역의 지난 역사 또한 소환한다. 이처럼 영화는 발달장애인의 교육권부터 공동체의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까지 두루 조망한다. 물론 이 영화의 진짜 힘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위대한 존재인 어머니들에게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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