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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영화는 계속된다
장영엽 2021-04-02

<씨네21>이 창간 26주년을 맞았다. 목차 페이지를 펼친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외관상으로 새 단장을 했다. 극장 이외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영상 콘텐츠의 정보가 궁금하다면 신설된 홈 시네마 지면에 주목해주시길 바란다. 스탭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 코너는 ‘커리어’라는 지면으로 개편되었는데, 한국영화계의 다양한 직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창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첫 타자로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 <암살> <아가씨> 등을 작업하며 한국영화의 독보적인 룩을 구현해온 류성희 미술감독을 모셨다. 이 모든 변화는 지난해 가을 수많은 정기구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설문 답변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애정 어린 답변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창간 특대호의 진정한 주인공은 ‘영화’다. 코로나19가 세계를 잠식하고 영화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한 지난 1년은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의 많은 모습들이 서서히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라는 매체가 언제나 세계를 대하는 관객으로서 ‘나’의 자리를 반추하게 하는 존재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시점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영화는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더불어 그런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으로서 우리 각자의 태도는 어떻게 변모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이번호부터 3주간 이어지는 연속 기획 ‘우리 시대, 영화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일곱 가지 질문은 그런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김호영 교수, 유운성 영화평론가를 시작으로 김소영 교수, 정성일 영화평론가, 이나라 이미지문화연구자, 최익환 교수 겸 감독, 조지훈 프로그래머가 장문의 기고문을 통해 우리 시대, 영화의 다양한 면모를 사유하고 탐색할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 CJ CGV와 함께하는 ‘영화는 계속된다’ 캠페인은 한국영화를 빛내온 감독과 배우 9인의 영화를 향한 애정 고백이다. 사적이고도 애틋한 영화와의 추억을 공유해준 구교환, 김성령, 유준상, 이솜, 이주영 배우와 김보라, 이준익, 임순례, 조성희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번호에는 또 한명의 특별한 인터뷰이가 있다. 이미경 미국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부의장·CJ그룹 부회장이다. 그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개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여성,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영화산업 리더로서의 고민, 지난 1995년 당시 제일제당이 드림웍스에 거액을 투자하며 문화사업을 시작한 계기부터 <기생충>의 상세한 오스카 레이스 전략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제껏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처음으로 <씨네21>을 통해 소개해준 이미경 부회장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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