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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면' 조현 - 한계를 넘어
남선우 사진 최성열 2021-03-25

2016년 걸그룹 베리굿의 새 멤버로 합류하며 데뷔한 조현은 지난해 드라마 <학교기담-오지 않는 아이>와 영화 <용루각: 비정도시>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출발을 알렸다. 그는 첫 주연작 <최면>에서 현직 아이돌 가수이자 대학생인 현정을 연기했다. 약을 처방받아 생활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현정에게 친구들은 최면 치료를 권하고, 그때부터 기묘한 환상이 현정을 괴롭힌다.

독특한 안무와 분장을 캐릭터에 녹여내 장르적 매력을 살리고자 노력한 그에 대해 이다윗 배우는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의 열정을 갖고 있다”고, “아마 감독님을 가장 많이 만나 대화한 배우일 것”이라고 칭찬했다. 어머니가 좋아했다는 배우 왕조현의 이름을 따서 지은 활동명으로, 그는 “걸그룹 활동과는 또 다른 영감을 받는 연기 생활”을 지속하려 한다.

-<최면>에서 연기한 현정은 가수 활동과 학업을 병행해온 경험을 떠올리게 한 캐릭터였을 것 같다.

=학교를 다니고 아이돌 활동을 해왔지만 현정과 나 사이엔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 현정처럼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시기나 질투를 받은 적도 없고, 왕따를 당한 적도 없지만 캐릭터는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시의적절하게 이야기될 수 있는 캐릭터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정과 친구들이 과거에 했던 일들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더 하게 됐는데, 관객이 영화에서도 그 부분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시나리오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나.

=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찾아본다. <최면>의 시나리오에서는 반전에 흥미를 느꼈다. 최면이라는 독특한 소재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난해 시즌(seezn)과 TV조선에서 공개된 씨네드라마 <학교기담-오지 않는 아이>에서도 호러 연기를 선보였다.

=호러 장르의 매력은 긴장감인 것 같다. 긴장감이 흐르는 동안 스토리가 펼쳐지기 때문에 더 재밌는 작업이었다.

-<최면>에서 조현 배우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혼란스러워하던 현정이 최면을 경험한 이후에 연습실에서 춤을 추다 압정을 밟는 신이다. 이 장면에서의 안무는 어떻게 준비했나.

=요즘 아이돌 가수는 K팝 댄스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발레 등도 배운다. 그 장면을 위해 안무가 김남식 선생님에게 몇달 동안 춤을 배우고 연습했다. 음악이 준비된 상태에서 안무를 짰는데, 영화에 들어가게 될 음악이 굉장히 심란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였다. (웃음) 그 음악에 맞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무용을 연습했다. 촬영할 때는 선생님이 짜준 부분을 추기도 했지만 즉흥적으로 한 무용도 있다. 현대무용 수업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안무뿐 아니라 강도 높은 분장도 소화해야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어떤 분장이었는지 얘기하기 조심스러운데, 분장을 위해 여섯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있어야 했다. 관객이 공포를 더 느낄 수 있도록 연구하다보니 그런 분장까지 하게 됐는데 오히려 내가 무서움을 느꼈다.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영화 속 상황에 더 몰입되고 상상력도 자극되더라.

-연기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현정이라는 캐릭터가 되게 씩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다윗 배우가 연기한 도현이라는 인물에게 기대서 감정을 터놓는 신이 있는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대사를 하면서 현정의 심정이 이해되기 시작한 것 같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감정을 더 잘 끌어낼 수 있었다.

-현정은 멘탈 관리를 잘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조현 배우는 평소 등산과 승마 등 취미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들었다.

=연습을 통해 나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운동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했는데, 그때는 남들이 쉴 때 훈련을 더 하는 식으로 나를 몰아붙였다. 어려서 그런 방법을 택했지만 이제는 한 템포씩 쉬어가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운동을 즐기기로 했다. 그래서 주말마다 아버지와 등산 다니며 후회는 다 떨쳐내고 좋은 추억만 떠올릴 수 있도록 사색하며 멘탈 관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요즘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인기인데, 극중 천서진의 딸 은별이가 눈에 들어왔다. 못돼 보이지만 상처도 많은 아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나. 또 좋아하는 아이유 선배가 연기한 <나의 아저씨> 속 지안이라는 인물도 좋아한다. 처절하고 안타까워 보이지만 왠지 감싸주고 싶은 그런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언젠가 나의 체력, 스포츠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에도 임해보고 싶다. 베리굿 조현으로서 멤버들과 함께 앨범을 내고 무대에 섰을 때의 즐거움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다. 각자 걸어가는 길을 존중하며 서로 행복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게 팀인 것 같다. 나 또한 걸그룹 활동과는 또 다른 영감을 받는 연기 생활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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